한은 기준금리 인상…2년9개월간의 '초저금리' 종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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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은 기준금리 인상…2년9개월간의 '초저금리' 종료
  • 권상희 기자
  • 승인 2021.08.26 12: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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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준금리 0.50%에서 0.75%로 0.25%포인트 올려
금융·보험주 호재…제조업주 대비 일제히 상승
예대마진 높아져 은행 수익 기대…차주 이자는 부담
사진=연합뉴스
사진=연합뉴스

[오피니언뉴스=권상희 기자] 한국은행이 2년9개월만에 기준금리를 연 0.75%로 올리면서 금융시장에 즉각적인 변동이 나타나고 있다. 지난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여파로 사상 최저 수준까지 낮아진 금리를 다시 끌어올림으로써 통화정책 기조를 바꾸고자 하는 것으로 해석된다. 

이로 인해 은행과 보험 등 금융주가 상승세를 타는 한편 대출시장과 금융시장에도 변동이 생길 것으로 예상된다.

한은은 26일 이주열 총재 주재로 서울 한은 본관에서 금융통화위원회 통화정책방향 결정회의를 열고 기준금리를 기존 0.50%에서 0.75%로 올렸다고 밝혔다. 

앞서 지난해 3월 16일 금통위는 코로나19로 인한 충격에 대비하고자 기준금리를 1.25%에서 0.75%로 낮추는 '빅컷'을 단행했다. 이후 5월 28일 0.75%에서 0.5%로 기준금리를 추가 인하했다. 

그 후 기준금리는 작년 7, 8, 10, 11월과 올해 1, 2, 4, 5, 7월에 걸쳐 9번의 동결 이후 마침내 이날 인상됐다. 

금통위가 통화정책 기조를 바꾼 배경으로는 시중에 풀린 유동성으로 인한 금융불균형 현상의 심화가 꼽힌다. 인플레이션 우려도 커지고 있는 상황도 무시할 수 없었던 것으로 풀이된다. 

예대마진 수익 개선 기대 커져…차주들에겐 금리인상 부담

기준금리 인상으로 인해 대출시장에도 변동이 생길 전망이다. 금리가 인상되면 예대마진 수익이 커지는 경향이 있기 때문이다. 저원가성 예금금리는 천천히 오르는 반면 대출금리는 빠르게 올라 예대마진이 커진다. 따라서 은행이나 보험에는 금리인상이 호재로 작용하게 된다. 

다만 금리인상은 은행을 비롯한 금융권에서 돈을 빌린 차주들에게는 부담이 될 수 있다. 한은에 따르면 금리가 1% 인상될 때 전체 차주들이 부담해야 하는 이자는 11조8000억원 늘어나는 것으로 나타났다.

현재 가계부채는 역대 최대 수준이다. 올해 2분기 말 가계신용 잔액은 1805조9000억원을 기록해 사상 처음으로 1800조원을 넘겼다. 지난해 같은 기간과 견준 증가폭도 168조6000억원(10.3%)에 달해 증가폭 기준으로는 2분기 연속 사상 최대치를 경신했다. 

한은의 '7월 금융시장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은행권 가계대출은 9조7000억원 증가했다. 이는 통계 속보치 작성 이후 7월 기준 가장 큰 폭의 증가다. 마이너스통장 등 신용대출을 포함한 기타대출은 3조6000억원으로 전체 대출 증가분의 37% 수준을 차지했다.

은행권을 포함한 전 금융권 가계대출 증가폭도 늘었다. 지난 6월 10조3000억원 증가에서 지난달 15조2000억원으로 5조원 가량이나 더 확대했다. 올해 7월까지 전 금융권의 가계대출 누적 증가액은 약 78조8000억원에 달한다.

이호승 청와대 정책실장은 23일 국회 운영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해 가계부채와 통화정책 정상화 관련해 언급하는 등 우려를 표명했다. 고승범 금융위원장 후보자도 위원장 내정 이후 '가계부채와의 전쟁'을 선포한 상태다. 

기준금리 인상 발표에 은행·보험주 들썩

기준금리 인상 소식에 은행과 보험주 등 금융주도 상승세를 탔다. 26일 오전 11시 기준 금융업종 대장주인 카카오뱅크는 전 거래일보다 2.19%(1800원) 오른 8만3900원에 거래되고 있다.

우리금융지주는 0.45%(50원)오른 1만1050원에 거래되고 있다. KB금융, 신한금융, 하나금융지주는 기준금리 인상이 발표된 10시경 소폭 오른 후 다시 등락을 거듭하고 있다. 

보험업종도 강세다. 삼성화재는 0.88%(2000원) 오른 22만8500원을 기록했다. 한화생명은 2.03%(70원) 오른 3510원을 가리키고 있다. 롯데손해보험도 1.69%(30원), 한화손해보험도 2.22%(95원) 상승해 각각 1805원, 4375원으로 올랐다. 

이는 기존의 철광과 반도체 등 제조업 주가와 대비된다. 이날 삼성전자 주가는 0.53%(400원) 하락한 7만5300원을 가리키고 있다. 포스코 역시 2.15%(7000원) 떨어진 31만9000원 선에서 거래되고 있다. 동국제강은 0.25%(50원) 하락한 1만9900원 선이다. 

한은 "앞으로 통화정책의 완화 정도를 점진적으로 조정"

한은 금통위는 이날 기준금리 인상을 결정한 후 통화정책방향 문구에서 향후 정책 방향과 관련해 "앞으로 통화정책의 완화 정도를 점진적으로 조정해 나갈 것"이라며 "이 과정에서 완화 정도의 추가 조정 시기는 코로나19의 전개 상황과 성장·물가 흐름의 변화, 금융불균형 누적 위험, 주요국 통화정책 변화 등을 면밀히 점검하면서 판단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이와 함께 한은은 올해 경제성장률 4.0%, 내년 3.0%를 전망했다. 

한은은 금융시장의 변동성 역시 커졌다고 봤다. 통화정책방향에서는 "금융시장에서는 국제금융시장 움직임, 국내 코로나19 재확산 등에 영향받아 주가가 하락하고 달러·원 환율이 상당폭 상승했다"며 "국고채 금리는 장기물을 중심으로 하락했고 가계대출은 증가세가 확대됐으며, 주택가격은 수도권과 지방 모두에서 높은 오름세를 지속했다"고 평가했다.

또한 "국제금융시장에서 코로나19 재확산 영향으로 주요국 국채금리가 하락했고 미국 연방준비제도의 연내 테이퍼링 가능성 등으로 미 달러화가 강세를 나타내고 신흥시장국 주가가 하락했다"고 밝혔다. 

이어 "우리나라도 주가가 하락하고 달러·원 환율이 상당폭 상승했고 국고채 금리는 장기물을 중심으로 하락했다"며 "앞으로 세계경제와 국제금융시장은 코로나19 재확산 정도와 백신 보급 상황, 주요국 통화정책 변화 및 파급효과 등에 영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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