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J대한통운 대국민 사과…택배기사 종합대책 발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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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J대한통운 대국민 사과…택배기사 종합대책 발표
  • 정세진 기자
  • 승인 2020.10.23 18: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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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수업무 돕는 분류지원인력 4천명 투입
근무시간 대폭 감소, 업무개시 시간도 조정 가능토록
택배기사 산재보험 가입 100% 유도
CJ대한통운의 박근희 대표이사가 고개 숙여 사과하고 있다. 사진제공=CJ대한통운
CJ대한통운의 박근희 대표이사가 고개 숙여 사과하고 있다. 사진제공=CJ대한통운

[오피니언뉴스=정세진 기자] CJ대한통운(대표 박근희)이 최근 발생한 택배기사 사망에 대해 사과하고 택배기사들의 작업시간과 강도를 대폭 낮출 수 있는 종합대책을 발표했다.

CJ대한통운은 상품인수에 별도 인력 4천명을 투입하기로 하는 한편, 전체 집배점을 전수조사해 택배기사들의 산재보험 가입을 의무화하기로 했다. 또 자동화시설 확대를 통해 작업강도를 낮추는 한편, 상생협력기금을 마련해 택배기사들의 복지확대에 나서겠다는 강력한 의지를 밝혔다. 

CJ대한통운 대표이사 박근희 부회장은 22일 오후 서울 중구 소재 태평로빌딩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최근 택배 업무로 고생하다 돌아가신 택배기사님들의 명복을 빌며 국민 여러분께 큰 심려를 끼쳐드린 점에 대해서 머리 숙여 깊이 사과드린다”고 밝혔다. 박 부회장은 또 “CJ대한통운 경영진 모두는 지금의 상황을 엄중하게 받아들이며 재발방지 대책에 전력을 기울이겠다”고 덧붙였다.

사과와 함께 택배기사들의 작업시간을 실질적으로 단축시킬 수 있는 방안도 밝혔다. 

CJ는 우선 택배기사들의 인수업무를 돕는 분류지원인력 4천명을 내달부터 단계적으로 투입한다. 현재 택배현장에는 자동분류설비인 휠소터(Wheel Sorter)가 구축되어 있어 분류지원인력을 추가로 투입하면 택배기사들의 작업시간이 크게 줄어들 것이라고 회사측은 밝혔다. 

인력 규모는 현장에서 이미 일하고 있는 1천여명을 포함해 모두 4천명이다. 매년 5백억원 정도의 추가 비용이 들 것으로 예상되며 추가인력 채용 등 구체적인 내용은 집배점과 협의해 나가겠다고 회사측은 설명했다. 

회사는 지원인력 투입으로 분류업무를 하지 않게 된 택배기사들에 대해서는 오전 업무개시 시간을 자유롭게 조정할 수 있는 ‘시간선택 근무제도’를 활용할 수 있도록 했다. 지역 상황에 따라 차이가 있지만 아침 7시부터 낮 12시 사이에 업무개시 시간 조정이 가능해져 전체 근무 시간이 대폭 단축될 수 있게 한다는 것이다. 

이와 함께 전문기관에 의뢰, 건강한 성인이 하루 배송할 수 있는 적정량을 산출한 뒤 택배기사들이 적정 배송량을 초과해 일하지 않도록 바꿔 나가기로 했다. 초과물량이 나오는 경우 택배기사 3~4명이 팀을 이뤄 물량을 분담해 개별 택배기사에게 부담이 쏠리는 것을 방지하는 ‘초과물량 공유제’ 도입도 검토한다. 

CJ는 선제적인 산업재해 예방안도 마련하기로 했다. 올해 말까지 전체 집배점을 대상으로 산재보험 가입 여부 실태조사를 진행하고, 내년 상반기 안에 모든 택배기사가 가입하게끔 할 계획이다. 상반기 이후에는 산재보험 적용 예외신청 현황도 주기적으로 점검하기로 하고, 이를 위해 신규 집배점은 계약시, 기존 집배점은 재계약시 산재보험 100% 가입을 권고하는 정책을 더욱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회사는 "또 전체 택배기사를 대상으로 지원하는 건강검진 주기를 내년부터 2년에서 1년으로 줄이고,  뇌심혈관계 검사 항목도 추가할 것"이라며 "매년 소요되는 모든 비용을 CJ대한통운이 부담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밖에도 작업강도 완화를 위한 구조 개선을 가속화해 자동분류장치인 휠소터에 이어 2022년까지 소형상품 전용분류장비(MP:Multi Point)를 추가 구축하기로 했다. 이미 CJ대한통운은 업계 최초로 서브터미널에 자동분류장치인 휠소터를 전국 181곳에 구축했고, 현재 전체 물량의 95%를 자동 분류하고 있다.

2019년 말부터 휠소터와 별도로 소형상품 전용분류장비를 추가로 구축, 현재 35곳의 서브터미널에 설치를 마쳤으며 2022년까지 100곳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앞으로 현장 자동화를 위한 기술개발과 투자를 계속해 나갈 계획이다.

CJ대한통운은 "2022년까지 1백억원 규모의 상생협력기금을 조성하겠다"며 "기존에 시행 중인 택배기사 자녀 학자금 및 경조금 지원과는 별개로 긴급생계 지원, 업무 만족도 제고 등 복지 증진을 위한 활동에 사용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CJ대한통운은 2019년 택배기사와 간선사, 도급사, 집배점과 회사 등 택배산업 5주체를 구성원으로 하는 택배상생위원회를 구성해 각종 활동을 벌이고 있다. 택배상생위원회는 상생협력기금의 일부 재원을 활용해 택배종사자 소통, 자긍심 고취 및 사회공헌 활동을 펼쳐 나가기로 했다.

CJ대한통운 정태영 택배부문장은 “현장의 상황을 최대한 반영해 택배기사 및 택배종사자들이 건강하게 일할 수 있는 작업환경을 구축할 것”이라고 말했다. 

[ 사과문  전문]

CJ대한통운 대표이사 박근희입니다.

최근 택배 업무로 고생하시다 유명을 달리하신

택배기사님들의 명복을 빌며,

우선 유가족분들께 진심으로 위로의 말씀을 드립니다.

 

또한 연이은 택배기사님들의 사망에 대해

회사를 맡고 있는 대표이사로서 책임을 통감하며,

국민 여러분께 큰 심려를 끼쳐드린 점에 대해서도

머리 숙여 깊이 사과드립니다.

 

저를 비롯한 CJ대한통운 경영진 모두는

지금의 상황을 엄중하게 받아들이며,

재발방지 대책에 전력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몇 마디 말로 책임을 피할 수 있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코로나로 물량이 늘어나는 과정에서

현장 상황을 세밀하게 챙기지 못했던 부분은 없었는지

되묻고, 살펴보고 있습니다.

 

오늘 보고 드리는 모든 대책은 대표이사인 제가 책임지고

확실히 실행될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CJ대한통운은 택배기사 및 택배 종사자들의 건강과 안전을

경영의 최우선 과제로 삼고

현장 혁신 및 관련 기술개발을 지속해 나가겠습니다.

 

다시 한번 이 자리를 빌려 모든 분들께 사과드립니다.

 

2020. 10. 22

CJ대한통운 대표이사 박근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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