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슬라에 웃고 니콜라에 울고...한·미 개미들 아우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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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슬라에 웃고 니콜라에 울고...한·미 개미들 아우성
  • 김지은 기자
  • 승인 2020.09.22 11:2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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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콜라 창업자 사임 소식에 주가 19% 급락
CNBC "로빈후드 투자자·스팩 투자자·전기차 스타트업도 모두 타격"
국내투자자, 니콜라 주식 1700억원어치 보유중..하루 만 340억 손실
'제2의 테슬라'라 불리던 니콜라의 창업자가 사기 논란으로 인해 사임한 가운데 니콜라에 투자했던 국내 투자자들의 손실이 불가피해졌다. 사진은 니콜라의 창업자인 트레버 밀턴. 사진=연합뉴스
'제2의 테슬라'라 불리던 니콜라의 창업자가 사기 논란으로 인해 사임한 가운데 니콜라에 투자했던 국내 투자자들의 손실이 불가피해졌다. 사진은 니콜라의 창업자인 트레버 밀턴. 사진=연합뉴스

[오피니언뉴스=김지은 기자] 한 때 '제2의 테슬라'라 불리며 시장의 이목을 집중시켰던 미국 수소 전기차 업체 니콜라가 사기 논란에 휩싸인 가운데 창업자마저 물러나는 사태가 벌어졌다.

이에 니콜라 주가는 21일(이하 현지시간) 하루만에 20% 가까이 급락했고, 니콜라 주식에 투자한 국내 투자자들 역시 손실이 불가피해졌다. 

인기 끌었던 스팩...니콜라 사태로 위험성 부각

CNBC는 니콜라 사태가 기업인수목적회사(SPAC, 스팩) 투자자, 로빈후드를 통한 개인 투자자들, 전기차 스타트업에게 타격을 입혔다고 분석했다. 

이 매체에 따르면 니콜라는 지난 6월4일 나스닥 시장에 상장됐다. 당시 니콜라는 에너지 투자회사인 벡토아이큐와 역합병하는 방식으로 시장에 우회상장했다. 니콜라는 스팩인 벡토아이큐와 역합병, 즉 피합병사가 남고 합병한 스팩은 소멸하는 방식을 취하면서 나스닥 시장에 상장할 수 있었다. 

그동안 뉴욕 증시는 코로나19로 인해 시장의 변동성이 높아지면서 스팩 투자 열풍이 확산됐다. 스팩을 통해 자금을 모집하는 것이 안정적이고 효율적이라는 인식이 확산됐기 때문이다. 유명 투자자인 빌 애크먼을 비롯해 폴 라이언 전 미 하원의장 등 유명인들이 스팩 시장에 뛰어든 점도 스팩시장의 열풍을 불러 일으키는데 한 몫했다고 분석했다. 

리피니티브 자료에 따르면 올해 현 시점 기준 스팩 회사들이 모금한 자금은 386억달러 규모로 지난해 대비 270%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중요한 것은 스팩 주식을 산 일반 투자자들이다. 스팩 회사가 우량한 비상장사와 합병하고 그 회사를 상장을 시킨 후 주가가 오른다면 투자자들 또한 시세차익을 누릴 수 있다.

벡토아이큐가 니콜라와 합병하면서 벡토아이큐 주식 1주를 가지고 있는 투자자들은 니콜라 주식을 1주 받게 됐다. 벡토아이큐 공모가가 주당 10달러였고, 니콜라 주식이 한 때 80달러 수준까지 치솟았으니, 최대 8배의 수익까지 가능했던 것이다.

반대로 인수 회사가 상장에 실패하거나 상장 이후 주가가 빠진다면 투자자들은 손실이 불가피하다. 

씨티그룹의 토바이어스 레브코비치 미국 주식 전략가는 "일부에서는 동의하지 않겠지만 스팩이 급증할 때 약간 걱정된다"며 "이것이 성공으로 이어질 수도 있지만, 그렇지 않을 수도 있는 거래이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전기차 스타트업·로빈후드 투자자도 타격 불가피

니콜라의 실패는 니콜라와 같은 길을 걸으려던 전기차 스타트업에게도 큰 타격을 입혔다고 CNBC는 분석했다. 

테슬라 주가의 고공행진을 비롯해 니콜라의 성공적인 데뷔가 더해지자 전기차 스타트업들은 이 열기를 이어받기 위해 앞다퉈 시장에 뛰어들었다. 미국 전기차 업체인 피스커와 스팩인 스파르탄 에너지 애퀴지션, 로즈타운모터스와 스팩인 다이아몬드피크홀딩스 등이 대표적이다. 

CNBC는 "이들은 모두 미래차 시장에 대한 대담한 비전을 갖고 있지만, 그 약속들을 이행할 수 있을지 여부는 지켜봐야 한다"며 "테슬라 역시 4분기 연속 수익을 올리고 있지만, 여기까지 오는데 10년이 걸렸다"고 설명했다. 

무료 주식 거래 앱인 로빈후드를 통해 니콜라 주식에 투자한 개인 투자자들 또한 타격을 입은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수수료가 없는데다, 주식을 사고 파는 것이 쉽다는 이점으로 젊은이들이나 주식 초보자들이 로빈후드 앱을 많이 이용했는데, 일각에서는 로빈후드 투자자들이 나스닥 지수를 사상 최고치로 이끌었다고 주장할 만큼 영향력이 컸다. 

로빈후드 투자자들은 니콜라 주식에 특히 관심을 가졌다. 니콜라 상장 이후 한달간 12만8000명 이상의 로빈후드 투자자들이 니콜라 주식을 매수한 것으로 나타났다. 니콜라는 이 기간 로빈후드 투자자들이 가장 많이 사들인 종목이기도 하다.  

CNBC는 "많은 전기차 관련 스타트업 창업자들은 니콜라의 성공적인 우회상장을 보면서 그들 또한 스팩 회사와의 합병을 계획하고 있다고 발표하기 시작했다"며 "하지만 현재 니콜라의 큰 실패는 개인 투자자들은 물론 스팩 투자자, 전기차 스타트업 업계에 잠재적인 위험성을 부각시키고 있다"고 보도했다. 

국내 투자자 니콜라 주식 1700억원 보유...하루만에 340억원 증발 

22일 한국예탁결제원 증권정보포털(SEIBro)에 따르면, 국내 투자자들의 니콜라 주식 보유 규모는 지난 21일 기준 1억5066만달러(약 1700억원)로 집계됐다.

이날 니콜라 주가가 19% 급락했으니 니콜라에 투자한 국내 투자자들의 장부상 손실 또한 하루만에 339억원에 달하게 된 것이다.  

니콜라가 나스닥 시장에 상장한 6월 초 이후 국내 투자자들은 니콜라 주식을 약 2억831만달러 규모를 순매수한 것으로 확인됐다.

한 때 79달러까지 올랐던 니콜라 주식이 21일 기준 27달러선까지 떨어진 만큼, 국내 투자자들의 손실 규모도 더욱 클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한화솔루션 주가도 지난 21일 7.4% 급락한 데 이어 22일 오전에도 2%대 하락세를 지속하고 있다. 

비상장사인 한화에너지와 한화종합화학은 2018년 11월 총 1억달러(약 1200억원)을 투자해 니콜라 지분 6.13%를 보유하고 있으며, 한화솔루션이 한화종합화학의 지분 36.05%를, (주)한화가 한화솔루션의 지분 37.25%를 보유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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