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년전 기업집단 총수 평균 1.7세대, 2020년 현재 평균 2.0세대
[오피니언뉴스=정세진 기자] 국내 대기업집단 총수일가의 경영권 승계 속도가 빨라지고 있다.
5년 전에 비해 자녀 세대의 주식보유 비중이 높아진 곳이 절반을 넘었으며 기업집단 동일인(또는 실질 총수)의 세대 평균도 2.0세대로 5년 전의 1.7세대에 비해 한층 더 젊어졌다.
2일 기업평가사이트 CEO스코어가 지난 5년간 공정거래위원회 지정 64개 대기업 집단 중 총수가 있는 55개 대기업집단 총수일가의 지배구조 핵심 계열사에 대한 지분가치 변화(2014년 말~2020년 8월 말 기준)를 조사한 결과, 자녀세대의 비중이 커진 곳은 총 30개 그룹(55%)으로 집계됐다.
총수일가가 보유한 그룹 핵심 계열사 주식자산에서 자녀세대 비중이 가장 큰 폭으로 오른 곳은 대림이다.
2014년에는 핵심 계열사인 대림코퍼레이션의 총수일가 주식자산(7780억 원) 중 65%를 이준용 대림산업 명예회장이, 나머지 35%를 이해욱 대림산업 회장과 이해승씨가 가지고 있었다. 현재는 총수일가 주식자산의 100%를 자녀세대가 보유하고 있다. 이해욱 회장의 대림코퍼레이션 지분율은 52.3%다.
대림에 이어 한진, OCI, 호반건설, 한국테크놀로지그룹, LG, LS, 현대자동차, 현대중공업, CJ, 효성, 한화, 다우키움 등이 두 자릿수 상승폭을 기록했다. <표 참조>
5년 새 자녀세대 주식자산 규모가 부모세대를 뛰어넘은 그룹은 LG와 한진, 대림, 호반건설 등 4곳이었다.
LG와 한진은 기존 동일인의 사망으로 승계가 이뤄졌고, 대림과 호반건설은 자녀세대가 지주사 등 핵심 계열사의 지분 확보를 통해 주식자산 비중을 높였다.
호반건설의 경우 2018년 ㈜호반건설이 ㈜호반을 흡수합병하면서 자녀세대인 김대헌 부사장이 ㈜호반의 주식을 ㈜호반건설 주식으로 교환받으면서 지분율 54.7%의 단일 최대주주로 올랐다. 이에 따라 총수일가 주식가치(2조5878억 원)의 71.9%(1조8615억 원)를 김대헌 부사장이 보유하고 있다.
총수일가가 보유한 핵심 계열사 주식자산을 100% 자녀세대에서 보유한 그룹은 대림과 롯데, 한국테크놀로지그룹 세 곳이었다.
또 태영, 현대백화점, 삼성, KCC, 애경, 효성, 한진, 두산, 동원, 호반건설, 세아, DB, 한화, 금호석유화학, LG 등 15개 그룹도 자녀세대 주식자산 비중이 50%를 넘었다.
반대로 미래에셋을 비롯해 카카오, 한국투자금융, 네이버, 셀트리온, 넷마블 등 14개 그룹은 부모세대의 주식자산 비중이 100%였다. 이번 조사에서는 승계를 공식화하지 않은 창업주도 부모세대로 계산했다.
한편 55개 대기업집단 동일인의 경우 2014년은 평균 1.7세로 창업 1세와 2세 등 부모세대 위주였지만 올해는 평균 2.0세로 세대 교체가 이뤄졌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을 비롯해 구광모 ㈜LG 회장,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 박정원 두산그룹 회장, 이해욱 대림산업 회장, 조현준 효성 회장, 윤석민 태영그룹 회장, 김남정 동원그룹 부회장 등이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수석부회장과 조현범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 사장은 기업집단 동일인은 아니지만 정 부회장은 현대차그룹 경영을 총괄하고 있으며, 조 사장은 최근 그룹 지주사인 한국테크놀로지그룹의 최대주주로 올라섰다.
박주근 CEO스코어 대표는 "지난 5년사이 세대교체가 빠르게 진행된 배경에는 재벌규제 강화가 있다고 본다"며 "상법 개정안 등이 입법예정 돼 있기 때문에 기업집단의 승계 속도는 더 빨라질 수 있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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