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민주당 전당대회...바이든 "어둠아닌 빛의동맹 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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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민주당 전당대회...바이든 "어둠아닌 빛의동맹 될 것"
  • 김지은 기자
  • 승인 2020.08.21 15:1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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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든 후보, 민주당 대통령 후보직 공식 수락
코로나19로 온라인으로 진행...
안타까운 현실 부각되며 오히려 큰 울림
바이든 "어둠 아닌 빛의 동맹 되겠다" 강조
조 바이든 후보가 미국 민주당 대통령 후보 수락 연설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조 바이든 후보가 미국 민주당 대통령 후보 수락 연설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오피니언뉴스=김지은 기자] 지난 17일(이하 현지시간)부터 나흘간 이어진 미국 민주당 전당대회가 조 바이든 후보의 2020년 미국 대선 민주당 대통령 후보직 공식 수락 연설로 모두 마무리됐다. 

코로나19로 인해 예년과는 조금 다른 형태로 진행됐으나, 미국을 하나로 만들어야 한다는 메시지는 코로나19 위기로 고통을 받는 상황 속에서 그 어느때보다 강하게 울렸다. 

2020년 민주당 전당대회 특징은?

워싱턴 포스트(WP)는 "민주당 전당대회에서 빠진 것은 민주당원들 뿐"이라고 언급했다.

평소라면 대규모 청중의 환호와 박수가 가득 찼겠지만, 대부분 온라인을 통해 진행되거나 과거의 유세 장면 등 편집된 영상이 전달됐다. 바이든 후보를 지지하는 유권자들의 반응 또한 하나의 화면 안에서 수십개로 분할돼 채워졌다. 

대규모 청중도, 환호도 없었지만, 어느 때보다도 더 큰 울림이 있었다.

코로나19로 미국인 17만명이 사망하고, 수천만명이 일자리를 잃은 최악의 상황인 만큼 미국을 다시 살리자는 연설자들의 발언에 더욱 무게감이 실렸다. 

트럼프 대통령의 국정 운영에 대한 비판과 함께 바이든 후보의 장점을 부각하는 연설자들의 발언도 눈에 띄었다. 

WP는 지난 19일에는 "전당대회의 큰 메시지: 바이든은 좋은 사람이다"라는 제목의 기사를 보도하기도 했다.

찬조 연설자들이 바이든 후보에 대해 '공감 능력이 있는 인물' 혹은 '보살피는 지도자'로 묘사하면서 트럼프 대통령과는 대비되는 이미지를 강조했다는 것이다.

특히 미셸 오바마 여사는 바이든 후보에 대해 '품위있다(Decent)'고 표현했는데, 존 케이식 전 오하이오 주지사 또한 같은 표현을 사용했음을 강조했다. 

안타까운 현실을 강조하는 발언도 두드러졌다. 바이든 후보의 아내인 질 바이든 여사는 텅 빈 교실에서 연설을 진행하며 코로나19로 인한 안타까운 현실을 되돌릴 수 있는 인물이 바이든 후보임을 강조했다. 

바이든 후보 역시 미국인들이 직면하고 있는 분노와 분열을 강조하며, 통합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는 메시지를 전달하는데 주력했다. 

조 바이든 "빛의 동맹 되겠다"

조 바이든 후보는 민주당 전당대회 마지막 날인 20일(이하 현지시간) 밤 델라웨어주 월밍턴 자택 인근에 위치한 한 체육관에서 2020년 미국 대선 민주당 대통령 후보직을 공식 수락했다. 그는 후보직 수락 의사를 밝히며 "어둠이 아닌 빛의 동맹이 되겠다"고 강조했다. 

바이든 후보는 연설에서 "미국 대통령 후보직을 수락해 영광"이라며 "나는 우리가 준비됐다고 믿는다"고 언급했다.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비판도 이어졌다. 

그는 "만일 현 대통령에게 4년이 더 주어진다면 지난 4년간 해온 것과 그대로일 것"이라며 "책임을 회피하고, 이끌어가길 거부하며, 독재자의 비위를 맞추고, 증오와 분열의 불씨를 부채질할 것"이라고 비난했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이 당선되면 "코로나19 역시 더욱 악화될 뿐"이라며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인을 보호하는 가장 기본적인 임무에 실패했고, 이는 용서할 수 없는 일"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너무 많은 분노와, 너무 많은 두려움, 너무 많은 분열이 있다"며 "여러분이 내게 대통령직을 맡긴다면 나는 최악이 아닌 최선을 다하겠다"고 다짐했다. 

아울러 "지금은 우리가 함께 할 시간"이라면서 팬데믹, 경제, 인종적 불평등, 기후변화 등 4가지 위기를 해소하기 위해 투표에 참여할 것을 호소하기도 했다. 

뉴욕타임스는 "바이든 후보가 미국인들에게 '어둠을 극복할 수 있다'는 믿음을 갖도록 촉구했고, 트럼프 대통령과는 다른 방식으로 미국의 분열을 다질 것을 다짐했다"고 평가했다.

바이든 후보의 대선 후보직 수락 연설을 끝으로 나흘간 이어진 민주당 전당대회가 마무리되면서 트럼프 대통령과의 대결 구도를 갖췄다. 오는 24일부터 진행되는 공화당 전당대회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후보직을 수락하면 본격적인 선거 정국에 돌입하게 된다. 

카말라 해리스 미 상원의원이 미국 민주당 부통령 후보로 공식 지명됐다. 사진=연합뉴스
카말라 해리스 미 상원의원이 미국 민주당 부통령 후보로 공식 지명됐다. 사진=연합뉴스

카말라 해리스 "다양성이 존중되는 미국"

바이든 후보의 러닝메이트로 지명된 카말라 해리스 미 상원의원이 강조한 메시지는 '다양성'이다.

인도계 흑인 출신으로, 만일 바이든 후보가 대통령에 당선될 경우 미국 역사상 최초의 여성 부통령이자 흑인 부통령이 될 해리스 의원은 '다양성이 존중되는 미국'을 강조했다. 

민주당 전당대회 셋째 날인 19일 해리스 의원은 민주당의 부통령 후보직을 정식으로 수락했다. 그는 "당신이 어떻게 생겼는지, 어디에서 왔는지, 또 누구를 사랑하는지와 무관하게 모든 사람들이 환영받는 그런 커뮤니티가 바로 우리나라"라고 언급했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의 인종주의적인 형태를 비판하며 "우리 모두가 바라는 미래를 달성하기 위해 흑인, 백인, 라티노, 아시아인, 원주민 등 우리 모두를 하나로 만들 대통령을 선택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우리는 조 바이든을 선출해야 한다"며 "그가 우리의 도전을 목적 의식으로 바꿀 대통령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조 바이든 후보의 아내인 질 바이든 여사가 텅 빈 교실에서 찬조 연설을 진행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조 바이든 후보의 아내인 질 바이든 여사가 텅 빈 교실에서 찬조 연설을 진행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질 바이든 "텅 빈 교실의 조용함은 무겁다"

바이든 후보의 아내인 질 바이든 여사는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공격보다는 안타까운 현실을 전달하며 바이든 후보에 대한 지지를 호소하는 감성적인 연설을 해 주목을 받았다. 

민주당 전당대회 둘째 날인 18일 마지막 연사로 나선 질 여사는 자신이 한 때 재직했던 미 델라웨어 월밍턴의 고등학교의 텅 빈 교실에서 연설을 시작했다.

바이든 후보가 오바마 행정부 부통령일 때도 교사 생활을 지속해온 질 여사는 "나는 항상 교실의 소리를 좋아했지만, 이 조용함은 무겁다"며 "교실을 채워야 할 밝고 젊은 얼굴들은 컴퓨터 스크린 상자 속에 갇혀 있어 교실은 어둡다"고 언급했다. 

워싱턴포스트(WP)는 이 대목을 언급하며 "질 바이든은 텅 빈 교실에서 올해 잃어버린 모든 것을 보여줬다"고 평가하기도 했다. 

질 여사는 바이든 후보의 아픈 가족사를 언급하기도 했다. 그는 바이든 후보가 아들의 장례식 나흘 뒤 수트를 입고 출근한 일을 언급하며 "그의 의지력은 막을 수 없고 믿음은 흔들리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그는 "우리는 단지 우리를 다시 함께 모으고, 팬데믹에서 회복할 정직한 리더십, 우리나라가 무엇이 될지 다시 상상하는 리더십을 필요로 한다"고 강조했다.

CNN은 이에 대해 "비극과 회복으로 이어진 바이든의 이야기를 다른 누구도 할 수 없는 방식으로 전했다"고 평가했다.  

연설 마지막 부분에서는 바이든 후보가 교실로 등장해 부인을 안으며 "진실은 그녀가 가장 강한 사람이라는 것"이라며 "어떤 것을 바로잡고자 마음을 정하면 어느 것도 그녀를 막을 수 없다"고 말했다.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이 미국 민주당 전당대회 찬조 연설에 나섰다. 사진=연합뉴스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이 미국 민주당 전당대회 찬조 연설에 나섰다. 사진=연합뉴스

버락 오바마 "트럼프, 실패의 결과는 참혹"

민주당 전당대회 셋째 날인 19일 찬조연설에 나선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은 연설의 대부분을 트럼프 대통령에 대해 강하게 비난하는데 할애했다. 퇴임 이후 오랜 기간 트럼프 대통령에 대해 직접적인 공격을 삼가해 온 것과는 정반대의 행보였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이 갈망하는 관심을 얻기 위한 또 하나의 리얼리티쇼로 사용하는 것 이외에는 흥미가 없었다"며 맹공했다. 

특히 업무 수행과 관련해서도 "최악"이라고 평가하며 "실패의 결과는 참혹했다"고 비난했다. 코로나19로 인해 17만명이 넘는 미국인이 사망하고, 최악의 경기 상황이 진행된데다, 세계적인 평판 또한 심하게 손상됐다는 것. 

반면 바이든 후보와 해리스 의원에 대해서는 "그들은 대통령을 비롯해 누구도 법 위에 있지 않다는 것을 믿는다"고 강조했다. 

그는 "트럼프 행정부가 대선 승리를 위해서라면 민주주의도 파괴할 수 있다"며 "전에 없는 적극적인 투표로 바이든 후보와 해리스 의원을 당선시켜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미셸 오바마 여사가 미국 민주당 전당대회 찬조 연설에 나섰다. 사진=연합뉴스.
미셸 오바마 여사가 미국 민주당 전당대회 찬조 연설에 나섰다. 사진=연합뉴스.

미셸 오바마 "트럼프는 잘못된 대통령"

오바마 전 대통령의 부인인 미셸 오바마 여사 또한 트럼프 대통령에 대해 강하게 비판했다. 

민주당 전당대회 첫 날인 17일 마지막 연사로 나선 미셸 여사는 "우리가 백악관에 리더십이나 위안, 안정감의 겉모습이라도 기대할 때면, 우리는 혼돈과 분열, 완전한 공감 부족을 얻는다"며 "도널드 트럼프는 우리나라에 잘못된 대통령"이라고 공격했다. 

반면 바이든 후보에 대해서는 "아주 깊이 품위있는 사람"이라며 "그는 경제를 구하고 팬데믹을 물리치고, 우리나라를 이끌기 위해 무엇이 필요한지 안다"고 언급했다. 

또한 "그는 듣는 사람"이라며 "그는 진실을 말하고 과학을 신뢰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전문가들의 의견을 경시하고, 종종 비과학적인 발언을 공개적으로 하는 트럼프 대통령과는 정반대 이미지를 가졌음을 부각한 것이다. 

한편 미셸 여사는 'VOTE'라는 알파벳 이니셜 장식의 목걸이를 착용해 투표를 독려하는 메시지를 던지기도 했다.

CNN에 따르면, 이는 흑인이 운영하는 소규모 귀금속 업체에서 주문 제작한 제품으로, 미셸 여사의 스타일리스트가 직접 VOTE 스펠링의 목걸이를 주문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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