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ho is] 현대차와 아쉬운 이별...제네시스 정체성 구축한 '루크 동커볼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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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ho is] 현대차와 아쉬운 이별...제네시스 정체성 구축한 '루크 동커볼케'
  • 김상혁 기자
  • 승인 2020.04.29 16:1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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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년 넘게 현대차·기아차·제네시스 디자인 이끌어
대표작 제네시스 G80, 해외 전문지들 호평
람보르기니 무르시엘라고, 가야르도, 레벤톤 등 디자인
벤틀리에선 이상엽 현 현대차디자인 전무와 한솥밥
플라잉스퍼·벤테이가 등 합작
루크 동커볼케 현대차 디자인 담당 부사장이 일신상의 이유로 4년여 만에 회사를 떠난다. 사진=연합뉴스
루크 동커볼케 현대차 디자인 담당 부사장이 일신상의 이유로 4년여 만에 회사를 떠났다. 사진=연합뉴스

[오피니언뉴스=김상혁 기자] 지난 4년 여 동안 현대자동차·기아자동차·제네시스의 디자인을 이끌어 온 루크 동커볼케 부사장이 현대차를 떠났다.

29일 현대차그룹에 따르면 루크 동커볼케(55) 디자인 담당 부사장이 일신상의 이유로 사임했다.

벤틀리 수석 디자이너 출신인 동커볼케 부사장은 2015년 11월 현대차 디자인센터장으로 합류했다. 제네시스 출범 당시 차별화된 디자인 역량으로 브랜드 정체성을 구축하기 위해 현대차가 공들여 영입한 인물이다.

세계 3대 디자이너로 꼽히는 피터 슈라이어 현 디자인 경영 담당 사장에 이은 두번째 스카우트로 지난 2018년 10월부터 현대차와 기아차, 제네시스 브랜드의 디자인을 총괄하며 차세대 디자인 전략을 수립하고 개발했다.

재임 중 출시된 차량들이 세계 3대 디자인상인 iF, 레드닷, IDEA 디자인상을 잇따라 석권했다. 지난 2월에는 자동차 업계에서 가장 뛰어난 디자이너에게 수여되는 ‘오토베스트 디자인 부문 명예의 전당에 헌액됐다.

특히 동커볼케 부사장의 대표적 작품으로 꼽히는 제네시스 G80은 미국과 유럽의 자동차 전문지로부터 다양한 호평을 받았다. 독일의 '아우토빌트'는 "매끄러운 외관 보디 라인이 역동적이고 긴장감을 주고, 실내는 의도적으로 디테일을 줄여 깔끔함을 강조했다"고 말했다.

미국의 '카스닷컴'은 "GV80과 마찬가지로 드라마틱한 스타일을 보여준다"고 전했고, '잘롭닉'은 "말도 안되게 멋진 차"라고 평가했다. 캐나다의 '오토가이드'는 "첫 인상은 패스트백 느낌"이라며 "GV80과 함께 제네시스의 브랜드 아이덴티티를 구축한다"고 말했다.

현대차 관계자는 "동커볼케 부사장이 디자인 경쟁력을 세계적인 수준으로 끌어 올렸다는 평가를 받았다"고 말했다.

동커볼케 부사장은 "현대·기아·제네시스 디자인의 미래를 설계하는 여정을 함께 할 수 있어 영광이며 행운이었다"면서 "이들 브랜드의 대담하고 진취적인 정신은 제가 경계를 허물고 한계에 도전하는 동력이었다"고 말했다.

동커볼케 부사장 이후 현대·기아차 디자인부문은 현대디자인담당 이상엽 전무와 기아디자인담당 카림 하비브 전무 체제로 운영된다.

◆ 람보르기니 무르시엘라고 디자인, 이상엽 전무와는 벤틀리에서 한솥밥

1965년 생으로 페루 리마 태생의 동커볼케 부사장은 벨기에에서 산업공학, 스위스에서 운송기기 디자인을 전공했다. 1990년 푸조에 입사한 그는 1992년 폭스바겐 그룹으로 옮겨 스코다, 세아트 등의 차량을 디자인했다. 

그리고 동커볼케 사장은 1996년 슈퍼카 브랜드 중 세계 1위를 다투는 람보르기니 디자인을 총괄했다.

그의 대표작이 2002년 출시된 람보르기니의 기함인 '무르시엘라고'다. 2004년 출시된 람보르기니의 동생격인 '가야르도'도 동커볼케 부사장의 손길로 디자인됐다. 이외에도 '레벤톤', '우라칸' 역시 그의 손을 거쳤다.

이후 동커볼케 부사장은 2012년 벤틀리 디자인 디렉터로 부임했다. 그리고 이듬해 벤틀리 외관디자인 총괄로 옮긴 이상엽 현 현대차디자인담당 전무와 만나게 된다.

홍대 졸업 후 포르쉐에서 인턴쉽을 했던 이상엽 전무는 1999년 GM에 입사했다. '쉐보레 콜벳(C6)', 50주년 기념 '콜벳 스팅레이 콘셉트카', '쉐보레 카마로' 등을 디자인 한 바 있다.

벤틀리에서 한솥밥을 먹게 된 동커볼케 부사장과 이상엽 전무는 2014년 '벤틀리 플라잉 스퍼'를 합작했다. 2006년 출시됐던 '컨티넨탈 플라잉 스퍼'를 한층 세련되게 변신시켰다는 평가를 받았다. 이듬해에는 '벤틀리 EXP 10 Speed 6 콘셉트카'를 합작해 '2015 제네바 모터쇼'에 공개해 호평을 받았다.

두 사람은 2016년 벤틀리 최초의 양산 SUV 모델인 '벤테이가' 디자인을 수행했다. 벤틀리의 정체성을 SUV에 잘 녹여냈다는 평을 받았다. 벤테이가를 마지막으로 벤틀리를 떠난 동케볼커 부사장과 이상엽 전무는 1년이 채 안 돼 현대차에서 다시 만났다.

동커볼케 부사장은 현대차로 이직하기 전 레드닷 디자인상을 포함 세계적인 디자인상만 15차례나 받은 바 있다. 그리고 그의 현대차 재임 시절, 영국의 자동차 전문매체 '탑기어'는 "그는 최근 현대차그룹의 디자인 트렌드를 좋은 방향으로 제시한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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