멈춰선 미국경제...다시 손잡는 트럼프와 재계 스타CE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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멈춰선 미국경제...다시 손잡는 트럼프와 재계 스타CEO
  • 김지은 기자
  • 승인 2020.04.16 14:1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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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커버그·머스크·베조스 등 스타급  CEO 수십명 자문 듣기로
5월1일 경제 재개 목표 세운 트럼프 대통령의 강한 의지 표현
일부 CEO는 자신이 포함된 사실 뒤늦게 알아차리기도
최근 발표된 최악의 경제지표가 트럼프 경제재개 조급하게 만들었을 것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사진=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사진=연합뉴스

[오피니언뉴스=김지은 기자] '위대한 미국경제부활산업그룹(Great American Economic Revival Industry Groups)'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지난 14일(현지시각) 백악관 로즈가든에서 열린 코로나19 TF 브리핑에서 '위대한 미국경제부활산업그룹'에 대해 소개했다. 

이름만 들어도 거창한데, 명단을 보면 더욱 놀랍다. 

마크 저커버그 페이스북 최고경영자(CEO)를 비롯해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 팀 쿡 애플 CEO, 순다르 피차이 알파벳 구글 CEO, 제프 베조스 아마존 CEO, 제이미 다이먼 JP모건체이스 CEO 등 이름만 들어도 화려한 스타급 CEO가 모두 뭉쳤다. 

위대한 미국경제부활산업그룹, 그 약자를 따 'GAERIG'이라고도 부르는 이 자문단은 트럼프 대통령의 미국 경제 재건을 위해 힘을 합칠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은 오는 5월1일 미국 경제 재개 방안을 목표로 하고 있으며, 이들 자문단은 경제재개 시점이나 방식에 관해 대통령과 협의할 것으로 알려졌다. 스타급 CEO들이 각자의 업계 목소리를 대변하며 트럼프 대통령의 경제 살리기 운동에 동참하고 나선 것이다. 

미 경제 살리기 위해 스타급 CEO 뭉쳤다

참여 인사들의 면면을 보면 미국 재계 스타를 총망라한 수준이다. 

금융권에서는 제이미 다이먼 JP모건체이스 회장 겸 CEO를 비롯해 데이비드 솔로몬 골드만삭스 CEO, 스티븐 슈워츠만 블랙스톤 회장이 눈에 띈다.

산업계에서는 제임스 퀸시 코카콜라 CEO, 크리스 켐친스키 맥도날드 CEO, 마이크 로먼 3M 회장 겸 CEO, 다니엘 오데이 길리어드 사이언스 CEO, 쉘든 아델슨 라스베이거스 샌즈 회장,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 제프 베조스 아마존 회장 겸 CEO, 팀 쿡 애플 CEO, 순다르 피차이 알파벳 구글 CEO, 마크 저커버그 페이스북 CEO, 존 말론 리버티미디어 회장 등이 참여한다.

스포츠산업계에서도 아담 실버 NBA 총재, 로저 구델 NFL 커미셔너, 빈스 맥마흔 WWE 회장 겸 CEO, 로버트 크래프트 뉴잉글랜드 패트리어츠 구단주와 함께 콘돌리자 라이스 전 국무장관, 스티브 포브스 포브스 미디어 회장 겸 편집장 등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14일 백악관에서 열린 코로나19 TF 브리핑에서 이들을 포함한 스타급 CEO 수십명의 명단을 거론하며, 이들에게 경제 재개 시점과 방식에 관한 자문을 받을 것이라고 밝혔다. 금융과 IT, 제조업, 소매, 건설, 에너지, 국방, 스포츠 등 17개 분야의 전문가들과 다방면으로 경제에 대한 협의를 이어가겠다는 것이다.

이를 통해 5월1일 목표로 하는 경제 재개를 위한 구체적 전략을 짜겠다며 미 경제 살리기에 대한 의지를 다시 한번 보여줬다.  

미 경제를 살리기 위한 거창한 그룹의 명단이 발표되는 과정에서도 '잡음'은 있었다. 

뉴욕타임스는 "이 중 적어도 한 명은 명단이 발표되기 이전에 백악관과의 접촉이나 사전 통지가 없었다고 말했다"며 "게다가 그들의 만남 역시 대규모 화상회의가 아니라 안타깝게도 전화 통화일 뿐이었다"고 보도했다. 

블룸버그 통신 역시 "몇몇 기업들과 일부 참석자들은 트럼프 대통령이 백악관 브리핑을 통해 이름을 부른 후에야 자신이 초청됐음을 알아차렸다고 말했다"며 "이들은 통화의 목적이나, 자문 방식 등에 대해 알지 못한다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또 "이 그룹의 규모와 다양성은 트럼프 대통령에게 폭넓은 의견을 들을 수 있게 할 것"이라면서도 "미국이 코로나19에 대한 충분한 대응 능력을 갖추고 있는지, 혹은 경제적 측면에서 어느 부문에서 우선적으로 경제 재개가 있어야 할지 등과 같은 긴급한 질문들에 대해 심도있게 토론할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하지는 않을 것 같다"고 언급했다.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에 정통한 이들에 따르면, 훨씬 더 많은 경영인들이 그룹 명단에 추가될 수 있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지난 2017년 미국 백악관 행사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지난 2017년 미국 백악관 행사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최악의 경제지표에 조바심난 트럼프

트럼프 대통령이 스타급 CEO 수십명을 끌어들인 것은 5월1일을 목표로 한 경제 재개를 위해서다.

보건당국이 여전히 우려의 목소리를 내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트럼프 대통령이 경제 재개를 서두르는 이유는 최근 발표된 최악의 경제지표와도 한 몫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4일 "지금 최우선 과제는 늦어도 5월1일까지는 경제가 다시 살아나기를 희망해야 한다는 것"이라며 "만일 우리가 6월까지 경제를 폐쇄한다면 경제적 재앙은 상상할 수도 없다"고 말하기도 했다. 

실제로 최근 발표된 경기지표를 살펴보면 트럼프 대통령이 조바심을 낼 만 하다.

미 상무부에 따르면, 3월 소매판매는 한 달 전보다 8.7% 줄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2월 0.4% 감소한 데 이어 3월 감소 폭이 예상보다 크게 확대된 것이며, 상무부가 통계를 집계하기 시작한 1992년 이후 가장 큰 폭의 감소를 나타낸 것이기도 하다. 

미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 연준)에 따르면, 지난달 산업생산 역시 전월대비 5.4%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74년만에 가장 큰 폭의 하락이다. 

소비와 생산에 이어 고용 역시 문제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4월 5~11일 미국 주간 실업수당 청구 건수에 대한 시장의 평균 추정치는 546만건이다. 지난 3주간 거의 1700만명의 미국인들이 이미 실업수당을 신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비즈니스인사이더는 "만일 16일(현지시각) 발표될 미국 4월 둘째주 주간 실업수당청구건수가 시장 예상치 수준이거나 이를 넘어설 경우 이는 미국이 2008~2009년 경기침체 이후 창출한 모든 일자리를 불과 한달 만에 없앴음을 의미하는 것"이라고 보도했다. 미국의 고용 시장이 십년 전으로 되돌아갈 수 있다는 뜻이기도 하다. 

도이체방크의 브렛 라이언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이같은 기록적인 실업수당 청구건수의 급증은 4월 미국의 실업률이 17%까지 오를 수 있음을 의미한다"며 "이는 2차 세계대전 이후 최고치일 것"이라고 평가했다. 

코로나19로 인해 경제활동이 멈추면서 경제가 큰 타격을 입은 것이 각종 수치를 통해 드러나자 11월 대선을 앞둔 트럼프 대통령이 경제 재개에 조바심을 내고 있다는 것이다. 

폴리티코를 비롯한 주요 외신은 이같은 트럼프 대통령의 조바심에 우려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폴리티코는 "트럼프 대통령은 경영진들이 그들의 근로자들이 준비됐다고 믿을 때까지 회사에게 다시 문을 열거나 생산을 늘리라고 강요할 수 없다"며 "또한 소비자들이 편안함을 느낄 때까지 쇼핑몰과 식당 등 공공장소로 다시 몰려들게 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하버드 케네디 스쿨의 메건 그린 이코노미스트는 "불행하게도 정상의 경제활동을 재개하는 것은 대통령의 명령으로 이뤄질 수 없다"고 지적했다. 

전문가들은 경제활동이 재개된다 하더라도 실제로 예전 상태로 돌아가기까지는 오랜 시간이 걸릴 수 있다고 설명한다. 

컨설팅 회사인 MFR의 조슈아 샤피로 이코노미스트는 "경제가 재개되면 성장률 등 지표는 살아날 수 있을 것"이라면서도 "실제 경기가 금융위기 이전 수준으로 되돌아가는데는 오랜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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