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고에서 최저로' 글로벌 금융시장, '최악의 1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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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고에서 최저로' 글로벌 금융시장, '최악의 1분기'
  • 김지은 기자
  • 승인 2020.04.01 15:3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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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분기 S&P500, 연초대비20% 하락..영국증시 25% 떨어져
1분기 유가, 18년만 최저치..연초대비 66% 폭락
달러 사재기로 달러화 가치 급등..신흥국 통화가치는 급락
'미 국채=안전자산'도 옛말...변동성 커져
뉴욕증권거래소. 사진=연합뉴스
뉴욕증권거래소. 사진=연합뉴스

[오피니언뉴스=김지은 기자] 올해 1분기 글로벌 금융시장은 지난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최악의 시기를 보낸 것으로 나타났다.

코로나19로 인해 전세계 수많는 국가들이 봉쇄되고, 소비심리가 얼어붙은 것이 글로벌 금융시장에도 고스란히 영향을 미친 것으로 해석된다. 

롤러코스터 탄 글로벌 증시

S&P500 지수는 사상 최고치와 11년만의 최저치를 순식간에 반복했다. 3226선에서 한 해를 시작한 S&P500 지수는 약 한달 후인 2월19일 3393선까지 치솟으며 사상 최고치를 새로 썼다. 이후 한달 만인 3월23일 2191.86선까지 떨어지면서 11년만에 최저치로 떨어졌다.

각국 정부와 중앙은행들이 코로나19에 따른 경제적 파장을 줄이기 위해 각종 대책을 쏟아부으면서 시장은 다소 안정을 되찾는 모습을 보였지만 여전히 등락을 거듭중이다. 코로나19에 따른 파장에 1분기 뉴욕증시도 웃고 울기를 반복하는 것이다.

올 1분기 뉴욕증시는 연초대비 20% 가량 떨어진 상태다. 지난달 31일(이하 현지시각) S&P500지수는 2584선이다. 

유럽의 경우 하락 폭은 더욱 크다. 런던FTSE100 지수는 7542선에서 올 한해를 출발, 현재 5671선에 머물며 25%의 하락세를 보였다. 이는 1981년대 이후 최악의 분기 성적표다.

독일 DAX30지수 역시 이번 분기 25% 떨어졌으며, 프랑스CAC40 지수는 27% 하락했다. 

골드만삭스의 피터 오펜하이머 수석 전략가는 "이번 분기 글로벌 증시에서는 하락 속도가 유독 눈에 띈다"고 평가했다. 

S&P500지수 추이.
S&P500지수 추이.

 

유가, 원유전쟁에 수요 급감까지...18년만에 최저치

국제유가 역시 최악의 분기를 보낸 것은 마찬가지다. 사우디아라비아와 러시아간 원유 가격 전쟁이 시작된 가운데 코로나19가 확산되면서 전세계 수요는 급감했다.

사우디아라비아 등 증산 결정으로 수요 급감 속에서도 공급이 늘어나는 현상이 발생하면서 유가는 18년만에 최저 수준으로 폭락했다. 

지난달 31일 뉴욕상업거래소에서 5월물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 가격은 배럴당 20.48달러 수준으로 1분기를 마감했다. 3월에만 54% 1분기 전체로는 66% 폭락한 것이다. 

JP모건은 "많은 다른 자산들이 분기 말에 갈수록 손실을 만회하는 모습을 보였지만, 원자재 시장은 하락세를 지속하면서 1분기를 마감했다"고 설명했다. 

서부텍사스산원유(WTI) 추이.
서부텍사스산원유(WTI) 추이.

 

달러화 강세·신흥국 통화가치는 뚝

코로나19가 전세계로 빠르게 확산되자, 기업들과 은행들이 '달러 사재기'에 나서면서 외환시장 역시 크게 흔들렸다. 달러인덱스 기준 달러화 가치는 금융위기 당시였던 지난 2008년 3월 이후 가장 큰 폭으로 상승했다.

특히 중국을 제외한 신흥시장의 통화 가치가 급락한 부분도 주목할 만 하다.

FT는 "신흥시장 통화는 1990년대 이후 가장 낮은 수준으로 떨어졌다"고 보도했다. 특히 남아프리카공화국의 통화인 랜드화와 멕시코 페소의 경우 달러대비 가치가 4분의 1 이상 떨어진 것으로 알려졌다.

코로나19가 확산되면서 정부 부채가 눈덩이처럼 쌓여있는 일부 신흥국가의 경제적 타격을 우려한 해외 투자자들이 투자자금을 회수한 결과로 해석된다. 

이에 미국 연방준비제도(Fed)는 지난달 19일 한국·브라질·호주·멕시코·싱가포르·스웨덴 중앙은행과 600억달러, 덴마크·노르웨이·뉴질랜드 중앙은행과 300억달러 규모의 통화스와프 계약을 체결한 바 있다. 

FT에 따르면, 뱅크오브아메리카(BoA)는 "최근 각국의 정책으로 인해 외환시장이 안정되는 듯한 모습을 보이고 있지만, 시장의 혼란이 당분간 이어질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달러인덱스 추이.
달러인덱스 추이.

안전자산까지 다 판다..미 국채 변동성 금융위기 이후 최고 

안전자산으로 여겨지던 미국 국채시장은 유독 변동성이 컸다. 코로나19가 빠르게 확산되자 투자자들은 현금을 확보하기 위해 안전자산마저 모두 팔아버리는 움직임을 보였고, 이로 인해 채권시장 역시 크게 흔들린 것이다.

미국의 10년 만기 국채수익률은 사상 최저 수준으로 떨어지는 등 변동성은 금융위기 이후 최고 수준으로 치솟았다. 

지난 23일 미 연준의 무제한 국채 매입 발표 등 공격적인 양적완화 정책, 에너지 가격 폭락, 세계 각국의 재정정책 등 코로나19에 따른 각국의 대응이 빠르게 이어지면서 국채시장 역시 영향을 받은 것으로 해석된다. 

한편 미 연준은 31일(현지시각) 성명을 통해 "미국 국채시장을 포함한 금융시장의 원활한 기능을 뒷받침하기 위해 임시적인 레포기구(FIMA Repo Facility)를 설치한다"고 밝혔다. 레포 기구는 세계 각국 중앙은행이 보유한 미국 국채를 담보로 받고 달러화 현금을 빌려주는 기구다. 

코로나19로 인한 경제위기가 확산되자 달러 유동성이 부족한 일부 신흥국가들은 보유하고 있던 미 국채 등을 팔아 달러를 마련하려는 움직임을 보여왔다.

이에 연준은 이번 조치를 통해 신흥국가 중앙은행들이 미 국채를 매각하지 않고 달러화를 확보할 수 있어, 미 국채 수익률 상승 압박을 줄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관련 조치는 오는 6일부터 실시될 예정이며, 결과는 매주 목요일에 발표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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