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주 환율 전망] 美 코로나19 확산세…환율 변동성 이어질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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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주 환율 전망] 美 코로나19 확산세…환율 변동성 이어질 듯
  • 김솔이 기자
  • 승인 2020.03.29 10:4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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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실업수당 시장 예상치 웃돌아
위험자산 회피심리 다시 확대될 듯
국내증시發 달러 수급 상황 불안
그래픽=연합뉴스
그래픽=연합뉴스

[오피니언뉴스=김솔이 기자] 다음달부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파장이 경제지표로 나타나면서 글로벌 금융시장의 위험회피 성향이 강화될 전망이다. 코로나19 확산세에 대한 시장의 우려도 여전하다. 아울러 국내증시에선 외국인투자자의 자금 이탈이 계속되는 가운데 배당 역송금 수요까지 겹치면서 달러 수급에 부담이 되고 있다.

29일 서울외환시장에 따르면 지난 27일 원‧달러 환율은 1210.6원에 거래를 마쳤다. NH투자증권은 이번주 원‧달러 환율 예상밴드로 1190원~1270원을 제시했다.

◆ 주요국 정책 공조…금융시장 안정 요인

지난 17일 1285.7원까지 치솟았던 원‧달러 환율은 6거래일 만에 70원 넘게 하락했다. 미국을 필두로 한 주요국의 경기 부양책 발표에 힘입어 글로벌 금융시장에서 위험자산 선호심리가 회복된 데 따른 것이다. 강(强) 달러 현상을 부추겼던 극단적인 달러 선호 현상도 완화되고 있다.

특히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이 글로벌 경기 침체를 막기 위해 2008년 금융위기 때보다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는 평가다. 연준은 지난 15일 기준금리를 ‘제로(0)’로 끌어내린 데 이어 23일엔 ‘무제한’ 양적완화(QE) 조치와 회사채 매입 계획을 발표했다. 이후 달러 유동성 경색 우려가 누그러지면서 금융시장은 안정을 찾아갔다.

자료=서울외환시장

한국 정부와 통화당국 역시 주요국 경기 부양책 발표 행진에 적극적으로 동참, 시장 안정에 기여하고 있다. 먼저 정부는 오는 5월까지 은행의 외화 건전성 지표인 유동성커버리지비율(LCR)을 한시적으로 하향 조정해 적용할 방침이다. 한국은행의 경우 다음달부터 6월까지 환매조건부채권(RP)을 매입하는 방식으로 금융사에 유동성을 무제한 공급할 예정이다.

이번주엔 한‧미 통화스와프 계약에 따른 달러 공급이 이뤄진다. 공급 규모는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 1차 공급 규모인 40억달러를 웃도는 수준으로 전해졌다. 당시 달러 공급 이후 한달간 원화 가치가 5.5% 오른 점을 고려하면 이번 공급으로 역시 단기적으로 원‧달러 환율 흐름을 안정시킬 것으로 기대된다.

◆ 경제지표 부진 예상…안전자산 선호심리 확대

다만 다음달 초를 기점으로 주요국 경제지표가 연이어 발표되면서 글로벌 금융시장의 불안감을 자극할 전망이다. 즉 코로나19 사태로 인한 경기 둔화가 가시화하는 셈이다. 이로 인해 안전자산 선호심리가 확대되면 달러는 다시 강세 흐름을 보일 가능성이 높다. 

특히 미국에서 다음달 1일과 3일 나오는 3월 ISM 제조업지수, 고용보고서가 크게 악화됐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미 지난 26일 나온 미국의 3월 셋째주 신규 실업수당 신청 건수는 사상 최대인 328만3000건에 달한 바 있다.

더불어 미국‧유럽 등의 코로나19 확산세가 둔화되지 않고 있어 위험자산 선호심리가 회복되기는 어려울 전망이다. 미국 존스홉킨스대학에 따르면 28일 오후 전세계 누적 코로나19 확진자 수는 60만1500명으로 집계됐다. 특히 미국과 이탈리아의 확진자 수는 각각 10만4800명, 8만6500명으로 ‘진원지’ 중국을 넘어섰다. 아무리 주요국이 경기 부양책을 내놓더라도 확진자 수가 급증하면 향후 글로벌 경기에 대한 시장의 공포심이 커질 수밖에 없다.

김유미 키움증권 연구원은 “미국의 대규모 경기 부양책으로 시장의 불안심리가 완화되고 있으나 코로나19 확산세가 진정되는 시점을 살펴볼 필요가 있다”며 “재정지출 효과가 경기 위축 정도를 방어해줄 수 있지만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된다면 추가적인 부양책에 대한 부담이 커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달러 수급 측면에선 국내증시의 외국인투자자의 매도세가 부담이다. 유가증권시장에서 외국인은 지난 5일 이후 17거래일 연속 매도 우위 흐름을 보이고 있다. 이 기간 순매도 규모는 11조1100억원에 달한다. 특히 코스피가 지난 19일 1450선까지 떨어진 뒤 27일 1700선을 회복하는 가운데서도 외국인의 ‘팔자’ 행진은 계속되고 있다. 다음달엔 외국인의 배당 역송금 수요도 확대된다.

권아민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원‧달러 환율 방향성을 말하기엔 코로나19 확산세, 경제지표 등 심리적 불안 요소가 여전하다”며 “주요국 경기 부양책에도 안전자산 선호 심리가 빠르게 꺾이진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러면서 “다음달 외국인의 배당 역송금 수요가 나타나면서 원화 약세 압력을 높일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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