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A 기다렸으나 "비싸고 마땅한 것 없다"
대신 애플 등 우량주 매입 나서...자사주도 작년4분기 사상 최대로 매입
[오피니언뉴스=김지은 기자] "적절한 가격에 즉각적으로 살 수 있는 양질의 회사를 찾기란 쉽지 않다"
'투자의 귀재', '오마하의 현인'이라 불리는 워런 버핏 버크셔 해서웨이 회장은 주주들에게 보낸 연례서한에서 이같이 밝혔다.
파이낸셜타임스(FT)를 비롯한 주요 외신들에 따르면 현재 버크셔 해서웨이가 쌓아두고 있는현금성 자산은 지난해 말 기준 1280억 달러(약 155조 원) 수준으로 사상 최대다.
FT는 루이뷔통모에헤네시(LVMH)에 매각된 보석업체 티파니가 버크셔 헤서웨이 측에 인수 의향을 타진했으나, 버핏 회장이 이를 거절한 바 있다고 지적했다.
지난해에도 버핏 회장은 하드웨어·소프트웨어 유통업체인 테크데이터에 관심을 보였으나 가격이 비싸다는 이유로 무산됐다.
버크셔 해서웨이 주식을 보유하고 있는 한 펀드 매니저는 "버핏 회장은 거래에 대해 비싼 대금을 지불하는 것은 현명하지 않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버핏회장은 대신 우량주식들을 꾸준히 사들였다.
그는 이번 연례 서한에서도 "애플과 아메리칸 익스프레스 같은 블루칩 자산 포트폴리오가 오히려 성장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는 버크셔 해서웨이가 공개한 지난해 말 기준 투자 포트폴리오를 분석한 결과 애플에 대한 투자 비중이 29.74%로 가장 높았다고 분석했다. 지난해부터 애플의 주가가 급등하면서 버크셔 해서웨이의 투자 포트폴리오에서 애플 비중 역시 급증한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버핏 회장은 과거에는 IT주에 대해 "잘 모르는 분야"라고 거리를 두었으나 2016년 이후 애플 주식을 적극 사들이고 있다. 현재 버크셔 해서웨이는 애플의 2대 주주가 됐다.
버크셔 해서웨이는 이밖에도 뱅크오브아메리카(BOA, 13.46%), 코카콜라(9.15%), 아메리칸익스프레스(7.80%), 웰스파고(7.18%), 크래프트하인즈(4.32%) 등의 비중으로 포트폴리오를 이루고 있다.
마땅한 투자처를 찾지 못한 버핏 회장은 자사주 매입에도 나서고 있다. 지난해 50억달러의 자사주를 매입했는데, 지난해 4분기에만 22억달러의 자사주를 매수했다. 이는 분기 기준 가장 많은 규모였다.
CNBC는 "버핏 회장은 향후 훨씬 더 많은 것을 살 것이라고 말했다"며 "이같은 움직임은 버핏 회장의 후계자들이 (자사주) 추가 매수에 나서는 것을 더욱 쉽게 만들 것"이라고 평가했다.
이와 함께 워런 버핏 회장은 자신의 은퇴를 암시하며 회사의 미래를 걱정하지 말 것을 당부했다.
그는 연례 서한에서 "나의 퇴진을 100% 준비해놨다"면서 "5월 주주총회에서는 그레그 아벨과 아지트 자인이 더 많이 노출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버핏 회장은 지난 2018년 그레그 아벨과 아지트 자인을 부회장으로 승진시킨 바 있다. 이번 연례서한에서 이들에 대해 언급함으로써 후계 구도를 다시 한번 분명히 한 것이다.
이와 함께 올해로 90세를 맞이한 워런 버핏 회장과, 96세인 찰스 멍거 부회장이 물러난다 하더라도 회사 경영에 전혀 문제가 없을 것임을 강조했다.
저작권자 © 오피니언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