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워치] '최루탄 하늘, 불타는 도시'..."韓 1987년 민주화 시위 재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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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워치] '최루탄 하늘, 불타는 도시'..."韓 1987년 민주화 시위 재현"
  • Jim HorYeung 홍콩통신원
  • 승인 2019.11.13 14: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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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1일 홍콩 경찰의 시위대를 향한 총격 이튿날인 12일 홍콩 중문대 교문을 사이에 두고 학생들과 경찰은 최루탄과 화염이 난무하는 폭력전을 벌였다. 사진=Jim HorYeung 홍콩통신원.
지난 11일 홍콩 경찰의 시위대를 향한 총격 이튿날인 12일 홍콩 중문대 교문을 사이에 두고 학생들과 경찰은 최루탄과 화염이 난무하는 폭력전을 벌였다. 사진=Jim HorYeung 홍콩통신원.

[오피니언뉴스=Jim HorYeung 홍콩통신원] 홍콩이 경찰의 총과 최루탄가스, 시위대의 화염병이 난무하며 한치 앞을 볼 수 없는 어둠속으로 빠져들고 있다. ​​경찰이 쏜 실탄에 시위 참여자가 맞아 중태에 빠지는 사건이 발생하면서 홍콩 시위가 격화되고 있다. 홍콩 시민들은 1987년 한국의 민주화 시위를 떠올리고 있다.  

지난 11일(현지시간) 홍콩 경찰이 시위대 참가자를 향해 조준사격한 동영상이 전 세계로 퍼져 나간 후 반정부 시위는 시가전 양상으로 변모했다. 경찰의 총격이 발생한 직후 홍콩 시민들은 인터넷으로 ▲총파업(罷市) ▲동맹휴학(罷課) ▲철시(罷市) 등 ‘3파 (三罷)’를 선언하고 지난 12일부터 전격 시행에 돌입했다. 이날 도시 전체는 최루탄 가스로 뿌옇게 변했고, 시위대 화염병 공격으로 대학가 주변에선 불길이 치솟았다. 

13일 홍콩매체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등에 따르면  중문대학, 이공대학, 시립대학 등 각 대학 학생들이 12일 이른 아침부터 교내로 나와, 시위를 벌이자 경찰이 최루탄을 발사하며 무차별 진압에 나섰다. 

경찰 총 맞은 시위참가자 의식불명  

현지 언론에 따르면 지난 11일 시위 현장에서 경찰이 쏜 실탄에 복부를 공격당한 시위 참가자 차우(21)씨는 총격 직후 수술을 받았지만, 13일 현재 위중한 상태다. 홍콩 언론 명보(明報)는 차우씨가 아직까지 의식을 회복하지 못하고 있지만 불법집회 혐의로 경찰에 체포된 신분이라고  보도했다.

차우 씨가 졸업했던 중학교는 경찰이 시비곡직(是非曲直)을 불문하고 실탄을 쏜 것에 대해 비판하면서 사건을 독립적으로 조사하라고 촉구했다. 홍콩 네티즌들은 실탄을 쏜 경찰관의 개인정보를 SNS를 통해 빠르게 옮기고 있다. SNS를 통해 이 경찰관의 두 딸을 살해하겠다는 시민들의 위협성 메시지도 퍼지고 있다. 이에 경찰관의 두 딸이 다니는 학교는 즉시 휴교조치를 취했다.   

로키 퇀(段崇智) 중문대 학장이 12일 대학 정문 앞 시위현장에 나와 경찰과 나눈 중재안에 대해 시위학생들에게 설명하는 모습. 퇀 학장의 설명 도중 대치 중이던 경찰이 최루탄을 발사했다. 사진=홍콩시민 윌슨 라우 (Wilson Lau) 제공.
로키 퇀(段崇智) 중문대 학장이 12일 대학 정문 앞 시위현장에 나와 경찰과 협의한 중재안을 갖고 시위학생들에게 설명하는 모습. 이날 퇀 학장이 중재안에 대해 설명하는 도중 대치 중이던 경찰이 최루탄을 발사해 시위는 격화됐다. 사진=홍콩시민 윌슨 라우 (Wilson Lau) 제공.

중문대 학장도 최루탄 맞아

12일 벌어진 홍콩 시위의 중심은 중문대학(中文大學)이었다. 중문대학 학생들은 이른 아침부터 학교 근처 고속도로를 막기 위해 도로위 다리에 쓰레기 등 물건들을 고속도로로 던졌다. 이후 수십 명의 무장 경찰이 중문대 앞 다리를 막아섰고, 교문 안에 있던 학생들과 대치했다.

학생들은 벽돌을 던지며 저항했고, 경찰은 최루탄을 발사했다. 오후에 무장 경찰들은 갑자기 교내로 돌진해 학생 3명을 체포하고 학교 운동장에 최루탄 수십 발을 쐈다.

이날 저녁 상황은 극도로 악화됐다. 시위 중재를 위해 이날 저녁 모습을 드러낸 로키 퇀(段崇智) 중문대 학장은 대치중인 무장 경찰과 의견을 교환한 후, 학생들이 대오를 갖추고 있는 교문 안쪽에 도착했다. 퇀 학장은 학생들이 고속도로에 다시 쓰레기를 투척하지 않으면 경찰들은 철수 할 것이라는 경찰과 합의한 중재안을 학생들에게 설명하고 있었다. 퇀 학장이 학생들을 설득하고 있던 중 대치 중이던 경찰은 갑자기 퇀 학장과 학생들을 향해 최루탄을 발사했다. 방독면을 쓰지 않은 퇀 학장과 학생들은 최루가스를 맞고 황급히 자리를 피했다.이 후 학생들은 화염병으로 반격했고, 경찰은 고무탄까지 쏘는 충돌로 번져 중문대 앞은 불바다가 됐다. 양쪽의 격렬한 충돌은 3시간 동안 지속됐고 오후 10시께 물대포차가 중문대학 앞에 등장했다. 푸른 물대포가 학생들을 향해 거세게 발사된 후 시위대는 해산했다. 

홍콩시민 SNS서 “한국의 1987년 떠올라” 

이른 아침부터 자정무렵까지 벌어진 중문대 정문 앞 시위에선 경찰이 최루탄 1000개를 발사하고 학생 60명 이상이 부상했다고 빈과일보(蘋果日報)는 보도했다. 부상자 중 한 학생은 머리에 최루탄을 맞아서 의식불명에 빠졌다. 중문대학교의 경찰과 학생의 충돌은 1987년 한국에서 있었던 경찰이 연세대학교 앞에서 최루탄을 쏜 장면과 비슷하다고 홍콩 시민들 사이 SNS에서 이야기가 오갔다. 

민주파 정치인은 중문대학교에서 경찰이 과도한 폭력을 행사했다고 맹렬하게 비난했다. 경찰은 학생들이 치명적인 무기로 공격해서 강력하게 진압할 수 밖에 없었고 체포수색 영장이 없어도 교정에서 학생을 체포할 수 있다고 반박했다.

홍콩 언론은 12일 경찰은 중문대 시위 진압과정에서 1000개가 넘는 최루탄을 발사했다고 보도했다. 이날 경찰은 최루탄 발사 수칙도 어긴채 하늘을 향하지 않고 직격탄을 발사했다. 사진=Jim HorYeung 홍콩통신원.
홍콩 언론은 12일 경찰은 중문대 시위 진압과정에서 1000개가 넘는 최루탄을 발사했다고 보도했다. 이날 경찰은 최루탄 발사 수칙도 어긴채 하늘을 향하지 않고 직격탄을 발사했다. 사진=Jim HorYeung 홍콩통신원.

경찰,  'KBS 시사직격' 현지 취재 반박

지난 8일 한국에서 방송된 KBS 시사적격 “홍콩, ‘자살당하다’.” 프로그램은 홍콩에서도  화제가 되면서 유튜브를 통해 퍼지고 있다. 이 방송 내용 중 현직 경찰관의 단독 인터뷰가 주목을 받고 있어서다. 익명을 전제로 한 현직 경찰관은 방송 인터뷰에서 홍콩 정부가 부인하고 있는 백색테러를 인정하는 발언을 했다.  

익명의 경찰관은 지난 7월21일 폭력 조직이 시민을 무차별 공격한 백색테러 사건은 일부 경찰 간부들이 ‘경찰이 없는 시간’을 일부러 조장해 가능했었다고 KBS 시사적격과 인터뷰를 통해 인정했다. 그리고 이 경찰관은 이 인터뷰에서 지금까지 최소 두 건의 시위자 성폭행 사건이 현재 조사상태라고 폭로했다.

경찰은 시위자가 성폭행을 당했다는 소문을 결코 인정하지 않고 있다. 지난 12일 경찰 정례 브리핑에서 경찰 대변인은 KBS프로그램에서 익명의 경찰관이 밝힌 내용 모두를 부인했다.  경찰 대변인은 "KBS 프로그램에서 인터뷰한 사람은 마스크를 쓰고 있어 얼굴을 알아볼 수 없다"면서 "진짜 경찰인지 알수 없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KBS 프로그램 방송 내용이 홍콩 경찰의 명예를 손상시켰다"고 반박했다.

이에 대해 이 방송을 접한 홍콩 시민들은 SNS를통해, '경찰 내부고발자가 얼굴을 드러내놓고 해외언론과 인터뷰를 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다'라고 반박하고 있다.   

캐리 람, 구의회 선거 취소 없을 것

오는 24일은 홍콩 지방 선거인 구의회(區議會) 선거 투표 날이다.  현지 언론은 시위 상황이 점차 악화되고 있는 와중에 선거를 무사히 치를 수 있을지 우려하는 목소리를 내고 있다. 캐리 람 행정 장관은 13일 정례 기자회견을 통해 지금까지 선거 취소나 연기를 검토하진 않았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현지언론은 만약 선거가 예정대로 진행된다면 시위가 한층 격화되고 경찰의  시위대 폭력진압이 더 강해 질 수 있을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홍콩 시위가 끝을 알 수 없는 미궁으로 빠져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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