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 면세점사업 쟁탈전 벌써 물밑싸움 치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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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말 면세점사업 쟁탈전 벌써 물밑싸움 치열
  • 조희제
  • 승인 2015.09.04 17: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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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SK 수성에 신세계·두산 등 도전장 던진 형국

올 연말 ‘황금알을 낳는 거위’ 면세점 특허를 따내기 위해 내로라하는 국내 굴지의 대기업들의 쟁탈전이 벌어진다.

 

▲ 연말 시내 면세점 4곳의 특허갱신을 앞두고 벌써부터 물밑 쟁탈전이 치열하다. 사진은 서울시내 한 면세점 모습. / 연합뉴스

올해연말 특허가 만료되는 네곳(서울시내 3곳, 부산 1곳)에 대한 면세점 특허 입찰신청 마감이 이달 말로 다가오자 지키려는 사업자와 새롭게 진입하려는 사업자간 물밑 신경전이 갈수록 치열해지고 있다.

서울시내 면세점사업을 놓고 2차 쟁탈전이 벌어질 조짐이다. 쟁탈전에 나선 사업자의 면면을 보면 우리나라 대기업들이 줄을 선 모양새다.

지난 7월 끝난 서울 시내 신규면세점을 운영할 사업자를 선정한 1차쟁탈전에서는 모두 8개 사업자가 한판승부를 벌여 삼성과 현대산업개발의 공동계열사인 HDC신라와 한화갤러리아타임월드가 사업권을 따냈다.

SK그룹, 롯데그룹, 신세계그룹, 현대백화점, 이랜드는 탈락의 고배를 마셨다.

2차 쟁탈전은 1차와는 달리 신규가 아니라 올해말로 특허가 만료되는 4곳을 놓고 벌어진다.

SK네트웍스의 워커힐면세점(11월16일), 부산 조선호텔 면세점(12월15일), 호텔롯데의 롯데면서점 소공점(12월22일)과 월드타워점(12월31일)이 차례로 면세점 특허가 만료되게 된다.

지난 1980년 면세점 사업이 시작된 이후 면세점 특허는 특별한 사유가 없는 한 면세점 특허가 10년마다 자동 갱신됐다.

하지만 2013년 관세법이 바뀌면서 롯데·SK 등 기존업체도 5년마다 특허권을 놓고 신규지원 업체들과 경쟁을 벌여야 하는 처지로 바뀌었다.

2차 쟁탈전은 황금알을 낳는 거위를 지키려는 사업자와 호시탐탐 기회를 엿보던 신규참여자간 격돌이 되는 셈이다.

연말에 특허가 갱신되는 면세점은 우리나라 면세점의 대표적인 사업자와 사업장이라는 점에서 특히 주목된다.

롯데호텔 소공동점은 우리나라 최대 면세점이다. 소공점 매출은 1조9,000여억원으로 롯데호텔의 전체매출(4조2,000여억원)의 45%를, 국내면세점 총매출(8조3,000여억원)의 23% 차지하고 있다. 롯데월드점은 6,000억원 규모에 그친다.

시내면세점의 이같은 장악력을 바탕으로 롯데호텔은 지난해 우리나라 면세시장 51%를 차지해 독주체제를 달리고 있다. 이중 시내 면세점 점유율만 보면 60.5%로 그 수치도 더 높아진다. 거의 독점하고 있다 해도 과언이 아니라는 말이 실감날 정도다.

여기에 SK네트웍스의 워커힐면세점과 신세계의 부산조선호텔 면세점도 만만치 않은 실적을 올리고 있다.

이처럼 면세점을 놓고 치열한 한판 승부가 불가피한 것은 면세점 사업이 최근들어 사상최고의 실적을 내면서 승승장구하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 몇 년간 주머니가 두둑해진 유커(중국인 관광객)들이 몰려들어 화장품과 명품들을 사들이자 면세점 사업이 그야말로 ‘황금알을 낳는 거위’로 변신했다.

지난해 우리나라를 방문한 외국관광객 1,400만명중 유커가 600만명 이상을 차지했다. 지난해 42%나 늘어난 유커의 한국방문이 앞으로 더욱 급증할게 분명하다는게 관광업계의 전망이다.

한국관광공사는 올해 유커가 메르스사태에도 불구, 적어도 16~17% 증가할 것으로 추산했다.

이에 따라 면세점 매출도 사상 최고속도로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는데 지난해는 43개 면세점 매출은 21.6%나 늘어나 8조3,000여억원에 달한다.

이중 17개 시내면세점이 5조3893억원으로 2013년보다 32.2%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공항면세점 매출액이 2조5,000억원 5.9% 늘어난데 그쳤다.

▲ 최대면세점을 갖고 있는 호텔롯데 소공동점.

호텔롯데는 지난해 면세사업을 통해 매출 3조9,494억원, 영업이익 3,915억원을 올렸다. 2013년보다 매출은 25%나, 영업이익 46%나 급증한 실적을 자랑한다. 호텔롯데의 면세사업은 자사전체 매출(4조7,165억원)의 83%를, 영업이익(4,73억원)의 96%를 차지 호텔롯데는 면세사업이 먹여살린다고 해야 할 정도다.

호텔신라는 올 1분기 유커 특수 덕분에 지난해 1분기 보다 54.7% 상승한 336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렸다. 매출은 39.5% 증가한 8,285억원을, 당기순이익은 34.5% 늘어난 155억원을 기록했다.

이번 2차쟁탈전은 35년간 면세점업계의 리딩업체로 군림해온 롯데가 신규참여를 희망하는 업체들에게 비집고 들어갈 수 있는 틈새를 제공했다고 면세점 관계자들은 지적한다.

신동빈·신동주 형제간 경영권분쟁으로 롯데그룹은 대외 이미지가 땅에 떨어졌고 롯데그룹이 일본기업이라는 부정적인 인식이 확산됐다. 이 불똥이 면세점 특허갱신으로 튀면서 외국기업에 특혜를 준다는 국민정서법까지 더해지면서 면세점사업에 독과점을 제한해야 한다는 주장으로 까지 비화한 상황이다.

국회도 호텔롯데와 호텔신라가 면세점 시장의 80%이상을 차지하고 있다며 시장독과점을 제한하는 방향으로 법을 고쳐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국회는 국정감사가 끝나는 대로 특허수수료 인상안과 함께 이같은 내용의 개정안에 발의할 예정이다.

롯데면세점은 모두 7곳, 신라면세점은 2곳을 보유하고 있어 이 법안이 시행되면 두 사업자는 사업장 운영에 막대한 차질을 빚게될 처지다.

롯데로서는 특허 갱신을 앞둔 소공동점 등 2곳의 수성에 모든 것을 걸어야 할 상황이다. 롯데는 최소 2개이상의 특허권을 신청할 것으로 알려졌다.

긴장하고 있는 롯데는 경쟁력을 강점으로 내세운다. 특히 롯데는 핵심매장 두곳의 특허를 다시 받아야 할 뿐만 아니라 2016년 5월 김포공항점, 2017년 12월 서울 삼성코엑스점 특허 만료를 앞두고 있는 상황이다. 기존 사업권 절대 잃을 수 없다는 결연한 의지를 나타내고 있다.

롯데면세점의 관계자는 “매출의 70~80%가 외국인을 통해 발생하고 있다”며 “지금까지 시장 경쟁을 통해 점유율을 높인 점을 인정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SK네트웍스는 워커힐 브랜드 파워와 2개 특급 호텔, 카지노를 연계해 중국관광객 유치에 성공한 점 내세우며 기존 워키힐 면세점의 사수에 총력을 다한다는 방침이다. SK관계자는 올해 면세점 리뉴얼을 대대적으로 진행, 1.000억원 투자한 만큼 절대 놓칠 수 없다고 밝혔다.

이들 기존의 면세점 사업자에 도전장을 던지는 신규참여 희망자는 신세계와 두산이다.

신세계는 1차 쟁탈전에서 탈락해 실패를 맛봤기 때문에 선 듯 나서지 못하고 있으나 서울시내 면세점 확보라는 숙원을 풀기 위해 2차쟁탈전에도 참여할 것으로 보고 있다.

신세계는 서울시내 면세점과는 별도로 올해말 특허가 만료되는 부산점 입지를 기존 파라다이스호텔에서 센텀시티로 옮기는 것을 계획하고 있다.

최근 다크호스로 떠오르고 있는 사업자는 두산이다.

미래 성장동력이 필요한 두산은 지난 2일 두산타워(두타)쇼핑몰을 16년간 운영하며 유통노하우를 쌓았다며 동대문지역 쇼핑명소인 두타에 면세점을 유치한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두타는 현재 연간 700만명의 외국인이 방문하는 관광명소로 성장했지만 동대문지역에 면세점은 없다며 면세점 유치의 당위성을 내세우고 있다.

두산관계자는 “명동중심의 면세점 시장에서 탈피해 면세점입지로 최적의 여건을 갖춘 동대문지역에 면세점 입점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1차쟁탈전에 현대백화점 강남무역센터점으로 서울시내 신규면세점에 뛰어든 현대백화점이 재도전할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하지만 현대백화점 내부적으로는 2차 쟁탈전에는 불참 쪽으로 기운 것으로 알려졌다.

우리나라 면세점 간단소사

1947년 아일랜드 섀년공항에 세계 최초의 면세점이 오픈됐다. 이후 세계 면세시장은 매년 두자리수 이상 커지는 급성장시장으로 발돋움했다. 우리나라는 세계 면세 판매국가 순위에서 1위를 차지하고 있으며 세계시장에서의 점유율도 10.4%에 이른다.

세계 20대공항 면세점 순위를 보면 인천공항이 부동의 1위에 있으며 제주공항은 19위에 올라있다.

우리나라 면세점은 1980년에 롯데호텔에서 시작됐으며 첫해 매출 20억원에 불과했다. 우리나라 34개 면세점의 지난해 매출은 8조3,000여억원에 달해 34년만에 4,150배로 급팽창했다.

매년 매출이 폭풍성정을 거듭하고 있다. 2010년 4조5,000억원, 2011년 5조3,000억원, 2012년 6조3,000억원 지난해 8조3077억원. 올해 9조원을 훨씬 뛰어넘을 것으로 예상된다.

올해 서울시내 신규면세점 사업자로 선정된 사업자는 매출 1조원대, 영업이익 10~15%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는게 전문가의 분석이다.

특허 수수료를 빼고 25% 법인세를 내도 순이익이 연간 700억~1,000억원대 달할 것으로 추산될 만큼 블루오션사업으로 인식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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