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태곤 칼럼] 윤석열에게 맡겨놓기엔 너무 중요한 문제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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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태곤 칼럼] 윤석열에게 맡겨놓기엔 너무 중요한 문제들
  • 윤태곤 정치분석가(의제와 전략그룹 더모아 정치분석실장)
  • 승인 2019.06.20 16:0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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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직한' 윤석열號, 청문회 통과보다 그 이후가 중요
어려운 경제 현실속 대기업 수사압박. 이대로 갈건가
사회적 요구과 판단기준, 검찰에게만 맡길 순 없어
윤태곤 정치분석가
윤태곤 정치분석가

[윤태곤 정치분석가] 최근 가장 ‘핫’한 인물은 검찰총장 후보자로 지명된 윤석열 중앙지검장일 것이다. 과거 이력, 일화, 부인의 외모 등 시시콜콜한 사안까지 화제가 되고 있다.

임기가 얼마 안 남은 문무일 현 검찰총장의 경우, 최근 검경수사권 조정 등에 대한 입장을 발표하기 전까진 일반 대중의 관심권 밖에 있었던 것과는 거리가 먼 모습이다.

이런 까닭인지 국회 등원을 거부하고 있는 한국당이지만 윤석열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회를 ‘패싱’할 것 같진 않다. 나경원 한국당 원내대표가 “검찰을 하수인으로 만들려는 (청와대의) 음흉한 계략을 청문회를 통해 저지해야 한다”고 벼르고 있을 정도다.

통상 인사청문회에서는 후보자의 도덕성, 전문적 역량 그리고 흔히들 ‘코드’라고 부르는 성향이 도마에 오른다. 그런데 돌아보면 일정한 법칙이 도출된다.

먼저 전문적 역량이 문제가 되는 경우는 거의 없다. 역량 부족으로 총리의 공식적 해임건의를 통해 경질된 윤진숙 전 해수부 장관의 경우에도 청문회 자리에서 실력에 대한 우려가 있었지만 무난히 통과했다.

윤석열 내정자, 국회청문회 통과 무난할 듯

반대로 재산, 병역, 부동산 등 도덕성 문제는 ‘국민의 눈높이’와 차이가 많을 경우 거의 낙마로 연결됐다. 현 정부의 경우에서도 마찬가지였다.

그렇다면 ‘코드’는 어떨까? 공방은 치열하게 벌어지지만 도덕성 문제와 결합되지 않고 그 자체로 인해 낙마했던 사람은 없다. 국민들이 대체로 대통령의 인사권 자체를 존중하고 정권에 따른 국정철학 공유의 필요성을 인정하기 때문이다. 쉽게 말해 진보 성향의 정부가 진보적인 사람 쓰고, 보수 성향 정부가 보수적인 사람 쓰는 건 큰 문제가 안 된다는 이야기다.

윤석열 인사청문회도 마찬가지일 가능성이 높다. 대표적인 특수통 검사인 윤 후보자의 전문적 능력이나 조직장악력이 문제되진 않을 것이다. ‘코드’ 공방은 거세겠지만 공방 이상으로 비화되긴 어려울 것이다.

지금 알려진 것 외의 다른 사적인 문제, 도덕성과 연결되는 것들이 불거지느냐가 관건이 될 것이다. 생각보다 청문회는 그리 어렵지 않게 넘어갈 가능성이 있다.

그런데 ‘임명장 수여 이후’는 일반의 예상과는 좀 다를 가능성이 높다.

지난 17일 청와대 고민정 대변인은 "윤 후보자는 검사로 재직하는 동안 부정부패를 척결했고 권력 외압에 흔들리지 않는 강직함을 보였다"며 "특히 서울중앙지검장으로 탁월한 지도력과 개혁 의지로 국정농단과 적폐청산 수사를 성공으로 이끌어 검찰 내부뿐 아니라 국민의 신망을 받았다"고 발탁 배경을 설명했다.

그러면서 "아직 우리 사회에 남은 각종 비리와 부정부패의 뿌리를 뽑고 시대의 사명인 검찰개혁과 조직쇄신 과제도 훌륭하게 완수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세 문장의 브리핑은 각각 윤 후보자의 과거, 현재, 미래에 할애됐다. 이 중 ‘과거’ 부분은 정파 막론, 대체적으로 동의하고 있는 것 같다. ‘현재’부분은 여야의 평가가 극명하게 엇갈릴 것이다. ‘미래’ 부분은, 그냥 좋은 이야기라서 논쟁점이 없어 보인다. 

차기 검찰총장 내정자로 지명을 받은 윤석열 서울중앙지검장. 글로벌경제 불황으로 국내 경기가 얼어붙고 있는 상황이라 윤석열號의 방향을 우려하는 기업인들이 많아졌다. 사진= 연합뉴스
차기 검찰총장 내정자로 지명을 받은 윤석열 서울중앙지검장. 글로벌경제 불황으로 국내 경기가 얼어붙고 있는 상황이라 윤석열號의 방향을 우려하는 기업인들이 많아졌다. 사진= 연합뉴스

현재의 검찰 아닌, 미래의 검찰은 어떤 방향일까

하지만 가장 민감하고 어려운 것이 바로 미래다. 과거는 물론이고 ‘현재’도 이미 지나갔다. 박근혜, 이명박, 양승태 세 사람 모두 수사와 기소단계를 지나 재판 과정에 있다.

국정농단과 사법농단 수사는 시대정신에도 부합한다고 볼 수 있는데다가 검찰이 더 이상 할 수 있는 일도 없다. 이들에게서 파생된 사건들이 더 안 나오리란 보장은 없지만 이전처럼 큰 건이 나오긴 어려울 것이다. 

하지만 미래는? 통상 정권 임기가 반환점을 돌면 여권 사건들이 쏟아져 나오기 시작한다. 정권 초 힘 있을 때 벌어졌던 일들이 툭툭 튀어나오기 마련이다. 입 다물고 있던 사람들의 입도 열린다.

그리고 재벌 관련 사건들에서도 검찰의 ‘의지’와 ‘판단’이 매우 중요해진다. 예컨대 서울중앙지검이 사법농단 수사를 일단락 지은 후에 삼성바이오로직스 수사에 역량을 집중한 것이 좋은 예다.

그래서 윤석열의 미래를 두고는 더 공방이 치열해질 것이다. 검찰은 계속 ‘각종 비리와 부정부패’를 파헤칠 것이다. 그런데 그 비리와 부정부패가 누구 것이냐에 따라 논쟁은 더 뜨거워 질 것이다.

‘적폐청산’vs ’정치탄압‘구도 뿐 아니라 ’눈치 보지 않는 엄정한 수사‘ vs ‘개혁을 뒤엎으려는 검찰의 역습’ 구도도 나올 것이다. ‘경제 정의 실현’ vs ‘정권 의중에 따른 기업 손보기’구도도 빠질 순 없다.

어려운 경제 현실, 검찰에게만 맡길 순 없어

이런 미래를 검찰의 손에만 맡겨 놓는 것이 옳은 지 의문이다. 각각 ‘법대로만 하라’ 혹은 ‘국가경제를 고려하라‘ 추상적 주문만 날려놓은 채  책임은 검찰에 떠넘겨놓고, 결과에 대해서만 응원하거나 비난하는 건 무책임한 행태다.

정치의 책임과 사회적 공론을 스스로 방기하는 것인 아닌가? 윤석열이라는 사람에 대한 논란보다 정작 시급한 이야기는 이런 것들이 아닐까?

공정경제 혹은 글로벌 경쟁력의 우선순위에 대한 판단, 나아가 대기업에 대한 사회적 요구와 판단 기준 등에 대해서 이야기해야 한다. 이미 늦었다. 

1차 세계대전 당시 프랑스 전시내각 총리로 승전을 이끈 조르주 클레망소는 “전쟁은 너무 중요한 문제라서 군인들에게만 맡겨 놓을 수 없다”는 말을 남겼다.

지금 한국 사회는 너무 중요한 문제들을 검사들에게만 맡겨 놓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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