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랙홀에도 출구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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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랙홀에도 출구가 있다”
  • 정리=김인영
  • 승인 2015.08.26 16: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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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티븐 호킹 박사, 새이론 제시...영화 ‘인스텔라’의 상상 실현되나

지난해 국내에서 1,000만 관객을 돌파하고 흥행에 성공한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의 ‘인터스텔라’는 아버지와 딸의 애틋한 사랑을 엮은 부성애의 드라마이자, 난해한 블랙홀 이론을 대중에게 던져준 공상과학영화다.

스토리는 미래의 어느 시점에 더 이상 농사를 지을수 없을 정도로 지구가 황폐화되고, 인류는 우주 식민지 개척에 나서는 것으로 출발한다. 하지만 머나먼 행성까지 어떻게 이동해야 하는지, 언제 어떻게 돌아오는지 하는 문제점이 발생한다. 여기서 웜홀(worm hole)이론이 등장한다.

영화 ‘인스텔라’가 만들어낸 웜홀 이론은 블랙홀 이론에서 나온 상상이다. 즉, 엄청난 중력을 지난 블랙홀이 회전하면 상대성 이론에 의해 시공간이 극단적으로 휘게 되고, 여기서 웜홀이 생겨난다. 블랙홀에 빨려들어간 모든 물질이 웜홀을 통해 반대편인 화이트홀로 튀어나온다는 게 웜홀 이론이다. 이 이론은 가능성만 제시됐지, 관측되거나 입증된 이론은 아니다. 영화일 뿐이다.

하지만 모든 물질과 정보를 빨아들인다는 블랙홀에서도 웜홀을 통해 빠져나올 길이 있다는 상상력을 영화 ‘인스텔라’가 제공한 것은 사실이다.

▲ 한국천문연구원 김정숙 연구원과 김순욱 박사 연구팀이 2013년 7월 관측에 성공한 블랙홀의 동반성(星)인 백조자리 X-3의 제트 분출이 시작되는 순간의 모습. /연합뉴스 < 한국천문연구원 >

 

“블랙홀에 빠져도 포기하지 말라. 나갈 길이 있다”

블랙홀 이론의 대가 스티븐 호킹 박사가 블랙홀에서도 탈출구가 있다는 새로운 이론을 제시해서 관심을 모으고 있다.

▲ 스티븐 호킹 박사

영국의 우주물리학자 스티븐 호킹은 25일 스웨덴 스톡홀름의 KTH왕립과학원에서 열린 강연에서 이 이론을 제시했다.

그는 "블랙홀에 빠졌다고 생각할 때 포기하지 마세요. 나갈 방법이 있습니다"라고 말했다.

호킹 박사는 "블랙홀에 물체가 빨려들어갈 때 물체의 정보(양성자 수 등 물리량)는 블랙홀 내부가 아니라 블랙홀의 경계선인 '사건의 지평선'(event horizon)에 저장되는 것"이라는 견해를 밝혔다. 

그의 주장에 따르면 사건의 지평선 안쪽으로 들어온 물체는 블랙홀로 빨려들어가게 되는데, 이때 입자들이 사건의 지평선에 정보 흔적을 남긴다. 이곳에 저장된 정보들은 이후 블랙홀이 반입자는 빨아들이고 입자는 서서히 방출하는 '호킹 복사'(Hawking Radiation)가 이뤄지는 과정에서 입자와 함께 밖으로 나온다는 것이다. 

이 정보는 블랙홀 가장자리에서 일종의 홀로그램 상태로 변형되거나, 다른 우주로 나오게 된다. 

다만 정보가 혼란스럽고 쓸모 없는 상태로 변해버렸기 때문에 다 타버려 재만 남은 백과사전처럼 정보의 기능은 이미 다 사라진 후라고 호킹은 설명했다.

호킹은 "블랙홀은 생각만큼 검지도 않고, 영원한 감옥도 아니다"라며 "블랙홀에 들어간 물체는 블랙홀 밖으로나 어쩌면 다른 우주로 나올 수 있다"고 말했다.

 

2004년에 블랙홀서 ‘정보 방출한다’며 기존 주장 뒤집어

호킹은 지난 1975년 호킹 복사 이론을 발표하면서 블랙홀이 서서히 입자를 방출하다 결국 증발해버리고, 이때 블랙홀이 빨아들인 물질의 정보는 나오지 못한 채 블랙홀과 함께 사라진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이런 주장은 입자와 입자가 상호작용을 통해 흡수, 붕괴되도 정보 손실은 있을 수 없다는 양자역학의 기본원리에는 반하기 때문에 이 같은 '정보 역설'(information paradox)은 물리학자들 사이에서 오랜 논쟁거리였다.

이후 호킹은 지난 2004년 과거의 오류를 인정하고 자신의 기존 주장을 180도 뒤집어 "블랙홀에 빨려들어간 정보가 방출될 수 있다고 믿는다"고 말해 세계 과학계를 놀라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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