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리츠종금증권, 사상 최대 영업이익 낸 비결은…‘역시 I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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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리츠종금증권, 사상 최대 영업이익 낸 비결은…‘역시 IB’
  • 김솔이 기자
  • 승인 2019.05.07 18: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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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뉴스=김솔이 기자] 메리츠종금증권이 사상 최대 실적 기록을 갈아치웠다. 수익 포트폴리오를 다변화한 가운데 경쟁력을 지닌 부문에 집중해 성과로 이어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메리츠종금증권은 7일 1분기 연결기준 잠정 영업이익이 1659억원으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지난해 1분기(1351억원)보다 22.8%, 지난해 4분기(1291억원) 대비 28.5% 늘어난 수준이다. 또 분기 기준으로는 지난해 3분기(1412억원) 이후 2개 분기 만에 최대 규모 기록을 다시 썼다.

1분기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1조9320억원)보다 46.4% 증가한 2조8282억원이었다. 다만 전분기(3조299억원)와 비교하면 6.7% 줄었다. 1분기 당기순이익의 경우 1413억원을 기록, 지난해 동기(1034억원)와 지난해 4분기(1142억원) 각각 36.7%, 23.8% 늘었다. 당기순이익 역시 1개 분기 만에 신기록을 경신했다.

연결순이익과 자기자본을 연환산해 계산한 자기자본이익률(ROE)은 16.3%로 지난해 1분기 대비 3.7%포인트, 전분기 대비 3.3%포인트 높아졌다.

◆ IB 부문 결정적 역할

지난해에 이어 올해에도 투자은행(IB) 부문이 전체 실적을 이끌고 있다는 게 메리츠종금증권 측의 설명이다. 특히 인수금융·사모펀드·중소기업 신용공여 등 투자처를 다각화하면서 재미를 톡톡히 봤다. 트레이딩 부문 또한 양호한 실적을 냈다. 부문별 실적을 공개되지 않았으나 전체 영업이익에서 IB·트레이딩 부문이 차지하는 비중이 약 70%에 달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메리츠종금증권 관계자는 “IB·트레이딩 부문을 중심으로 홀세일·리테일 등 전 사업부 실적이 동반 개선된 결과”라며 “앞으로 해외대체투자 등 신시장 개척과 함께 철저한 리스크 관리로 안정적 사업구조를 계속 유지해나가겠다”고 전했다. 

이처럼 IB 부문에 특화된 메리츠종금증권의 수익 포트폴리오는 안정적인 실적의 비결로 꼽힌다. 증시 등락과 실적이 연동되는 경쟁사와 달리 IB 부문에서 꾸준히 성과를 낼 수 있는 덕분이다. 실제 지난해 하반기 증시 부진에 따른 주요 증권사의 실적 악화에도 메리츠종금증권은 호실적을 기록했다.

업계 관계자는 “메리츠종금증권의 실적은 단연 IB 부문에 집중한 결과”라며 “IB 부문 실적은 자기자본 규모에 따라 달라지는데 그 규모가 큰 만큼 다양한 사업을 진행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른 관계자 또한 “메리츠종금증권의 실적이 두드러진 건 불과 3~4년밖에 되지 않았다”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등 메리츠종금증권 IB 부문 성과가 나타나면서 증권업계 판도가 바뀌었다”고 전했다.

◆ 초대형 IB 진출은 ‘글쎄’

경쟁력을 지닌 IB 부문에 집중한다는 측면에서 경쟁사들이 유상증자 등을 통해 초대형 IB·단기금융업(발행어음) 인가에 사활을 거는 것과 달리 메리츠종금증권은 서두르지 않고 있다. 지난해 말 기준 메리츠종금증권의 자기자본 규모는 3조4700억원 수준으로 초대형 IB 요건(자기자본 4조원)에 못 미친다.

당초 금융투자업계에서는 내년 4월 종합금융업 라이선스 만료를 앞두고 메리츠종금증권이 자본 확충에 나설 수 있다는 추측이 나왔다. 그러나 정작 메리츠종금증권은 눈에 띄는 성과를 보장할 수 없는 만큼 속도를 내지 않겠다고 선을 그었다. ‘현재 잘하는 일을 더 잘하자’는 방침인 셈이다.

메리츠종금증권 관계자는 “유상증자 등 주주이익을 헤치는 인위적인 자본 조달은 염두에 두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단기금융업 경쟁이 과열되면서 증권사의 수익성 개선에는 큰 도움이 되지 못하고 있다”며 “현재 수익 포트폴리오 상 리테일 부문 비중이 작은 만큼 그 영향력은 더 줄어들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메리츠종금증권이 2017년 자기자본을 3조원대로 불리며 종합금융투자사(대형 IB)로 지정된 점도 초대형 IB 진입에 소극적인 이유로 꼽힌다. 이를 통해서도 기업 신용공여(대출) 업무 및 프라임 브로커리지 업무를 할 수 있어서다.

아울러 메리츠종금증권의 ‘성과주의’가 여전히 빛을 발하고 있다는 의견이 나온다. 통상 증권사에서는 오너·대표이사 등 임원보다 연봉을 많이 받는 직원들이 나올 만큼 성과급제가 발달돼있다. 이중에서도 메리츠종금증권은 상대적으로 전체 임금 가운데 기본금 비중이 낮은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메리츠종금증권의 평균 급여는 1억3535억원에 달했다.

업계 관계자는 “메리츠종금증권은 증권사 중 거의 처음으로 기본금 비중을 대폭 낮추는 대신 성과금 비중을 늘리는 성과급제를 도입해 주목을 받았다”며 “성과를 낸 직원들에게 그에 걸맞은 보상을 해주면서 실적에 큰 역할을 하고 있는 것 같다”고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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