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는 슬로바키아] 중부유럽의 숨겨진 보물 `슬로바키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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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는 슬로바키아] 중부유럽의 숨겨진 보물 `슬로바키아`
  • 안소현
  • 승인 2019.04.28 14: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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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박하고 여유로운 유럽의 작은 나라..드라큘라 촬영지 유명
안소현 통신원
안소현 통신원

[안소현 슬로바키아 통신원] 축구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슬로바키아 출신인 함식(Marek Hamsik)이라는 선수가 낯설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슬로바키아가 어디에 있는지, 어떤 나라인지 아는 사람은 거의 없을 것이라 확신한다.여행 중 만난 두 사람은 체코를 다녀왔음에도 슬로바키아가 어디에 있냐고 물을 정도였으니까.

슬로바키아와 주변 국가. 지도=구글 캡처
슬로바키아와 주변 국가. 지도=구글 캡처

체코등 인근 5개국과 국경 접해...`군더더기 없이` 깔끔한 곳

과거에는 체코슬로바키아라는 이름으로 체코와 한 나라를 이루고 있었고 후에 분리되어 현재는 슬로바키아 공화국가 됐다.

지리적으로는 체코, 오스트리아, 헝가리, 폴란드 그리고 우크라이나와 국경을 마주하고 있다. 브라티슬라바가 수도이며, 오스트리아의 수도인 비엔나와는 65km 밖에 떨어져 있지 않아 기네스북에 세계에서 가장 가까운 두 수도로 등재돼 있다. 상대적으로 관광지로 유명한 나라들과 붙어있어서인지 유럽 내에서뿐만 아니라 세계적으로도 인지도가 낮은 편이다.
 
나는 현재 한국외국어대학교 체코·슬로바키아에 재학 중이다. 학과 이름에서 알 수 있듯이 체코어와 슬로바키아어를 배우는 학과이지만 체코의 언어, 역사, 문화 사회 등을 주로 배우고 있다. 비주류에 대한 안타까움과 궁금증으로 슬로바키아어를 공부하기 시작했고 그것으로 현재는 브라티슬라바에서 인턴을 하고 있다.

슬로바키아로 인턴을 간다고 하였을 때는 다들 “왜 굳이 아무도 가지 않는 곳을 가려고 해?”, “거기가 슬로베니아라고 했나?” 등의 부정적인  반응을 보이곤 했다.

하지만 겪어본 슬로바키아는, 정확히 말하면 브라티슬라바는 과거와 현재가 공존하는, 조용하고 군더더기 없이 깔끔한 살기 좋은 곳이다.
 
지난 2월부터 브라티슬라바에 정착해 생활한지 얼마 되지 않았지만 겨울의 브라티슬라바는 해 보기가 쉽지 않고 날씨가 굉장히 변화무쌍하다. 맑다가도 갑자기 비가 오기도, 눈이 오기도 한다. 여행 비수기 때는 구시가지 광장에 가도 관광객은 물론이거니와 차가운 바람 탓에 슬로바키아 사람들조차도 없다. 유럽은 보통 4월 중순이면 꽃이 만개한다고 한다.

브라티슬라바는 3월 내내 추웠던 날씨 때문에 이번 봄에는 꽃을 볼 수 있는 곳이 거의 없었다. 4월로 넘어오자 낮에는 20도를 웃돌고 거기에 뜨거운 햇빛이 더해져 체감 상 초여름 날씨로 느껴진다.

슬로바키아의 수도인 바르티슬라바 도심. 교통이 편리하고 거리가 깨끗하다. 사진= 안소현 통신원
슬로바키아의 수도인 바르티슬라바 도심. 교통이 편리하고 거리가 깨끗하다. 사진= 안소현 통신원

한국 교민 1613명...동양인 신기해 하면서도 `친절`
 
슬로바키아는 80% 이상이 슬라브인으로 인종의 다양성이 매우 적은 나라다. 지표상으로는 현재 1613명의 한국인 교민이 있다고 나와 있다. 슬로바키아에는 삼성전자, 기아 자동차, 현대 모비스와 그 외 50여개가 넘는 하청업체들이 진출해 있다. 하지만 한국인을 마주친 적이 거의 없다. 이곳에서는 한국인뿐만 아니라 동양인을 보는 것 자체가 극히 드물다.

그래서 처음 이곳에 왔을 때 신기한 눈으로 쳐다보는 사람들이 많았지만 인종차별을 겪은 적은 없다. 차가워 보이지만 그건 웃음기 없는 표정 때문일 뿐, 사실은 친절하고 재미있는 사람들이다.  
 
슬로바키아는 주변국들과는 달리 유로를 화폐로 쓰고 있다. 유로의 비싼 환율에도 불구하고 싼 물가 덕분에 굶을 일은 없다. 식당에서 밥을 먹는다면 한국보다 조금 더 싸거나 비슷한 수준이고, 식재료는 비교할 바도 없이 싸다.

앞에서 말했던 바와 같이 인접하고 있는 국가들이 많아 약 6유로에서 15유로 정도의 열차 혹은 버스로 언제든지 갈 수 있다. 다만 한국의 KTX와 같은 열차가 아닌 저속으로 운행하는 열차이기 때문에 대부분 시간이 꽤 걸린다. 브라티슬라바 중앙역에서 프라하 중앙역까지 4시간에서 4시간 반 소요된다. 

수도인 브라티슬라바는 높은 신식건물들이 많고 또 유럽하면 떠오르는 구시가지와 성, 그리고 성당도 볼 수 있다. 그 개수가 많지 않고 거리도 가까워 걸어서 이동이 가능하다. 수도인 만큼 교통시설도 잘 되어있다. 지하철은 없고 버스, 트롤리버스(전력으로 움직이는 버스), 그리고 트램 세 가지가 있다. 어느 정류장을 가도 표를 살 수 있는 자동판매기가 설치되어있다.

대표적인 관광지로는 브라티슬라바 성, 성 마틴 대성당, 블루처치, UFO 다리, 데빈 성 등을 꼽을 수 있고, 길을 따라 천천히 걷다보면 이것들뿐만 아니라 더 많은 것들을 자연스럽게 마주할 수 있다.
 
`드라큘라 촬영지` 오라바 성(城)...`한여름밤의 귀신놀이` 보이니체 城

슬로바키아를 찾는 사람들은 거의 수도인 브라티슬라바만을 방문하지만, 개인적으로는 다른 곳을 더 추천하고 싶다. 

슬로바키아는 타 유럽 국가들과는 달리 역사 및 유적지가 아닌 자연경관이 더 빼어나다. 동유럽의 알프스라 불리는 ‘타트라 산맥’을 비롯한 자연환경에서 여름엔 골프 및 트래킹, 겨울엔 스키 및 온천을 즐길 수 있다.

중부유럽에서 가장 아름다운 성으로 꼽히는 보이니체 성. 여름철 한밤의 귀신투어로 유명하다.
중부유럽에서 가장 아름다운 성으로 꼽히는 보이니체 성. 여름철 한밤의 귀신투어로 유명하다.

내륙국가인 슬로바키아는 곳곳에 강과 호수가 있어 패러글라이딩, 래프팅 및 수상 레포츠 시설이 잘 갖춰져 있다. 남서부 지역의 와이너리 투어 또한 프랑스와 이탈리아 와인과 비교해 가격대비 훌륭한 백포도주로 명성을 얻고 있다.

슬로바키아는 역사적으로 정치의 중심지가 아니나 유럽 내 전쟁의 피해를 거의 입지 않아 지방 곳곳에 중세 모습을 잘 간직하고 있는 문화유산도 적지 않다.

대표적으로는 레보챠(Levoča)와 블콜리네츠(Vlkolinec) 등의 전통마을이 있고 유네스코 문화유산으로 등재되어 보존되고 있다. 5월에서 9월은 슬로바키아 관광 성수기로 곳곳의 고성들에서 가이드 투어, 이벤트, 그리고 전통 문화 행사를 개최한다.

중부유럽에서 가장 아름다운 성으로 꼽히는 보이니체 성에서는 여름철 한밤의 귀신투어를 진행한다. 영화 ‘드라큘라’ 촬영지로 유명한 오라바 성에선 여름철과 핼러윈 시즌에 드라큘라 이벤트를 진행하기도 한다.

● 안소현 통신원은 한국외국어대학교에서 체코•슬로바키아어학과 재학중이며, KOTRA 브라티슬라바 무역관에서 인턴생활을 하고 있다. 슬로바키아를 시작으로 더 많은 나라를 경험하고 이해해 생각이 큰 사람이 되겠다는 포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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