엇갈리는 국제유가 전망...'OPEC 증산' '셰일오일' 등 변수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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엇갈리는 국제유가 전망...'OPEC 증산' '셰일오일' 등 변수로
  • 최원정 글로벌에디터
  • 승인 2019.04.25 10: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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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뉴스=최원정 글로벌에디터] 미국의 이란 제재로 치솟던 국제유가가 24일(현지시간) 미국 재고증가 소식에 다소 진정되는 모습이다.

24일(현지시간)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5월 인도분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는 전일보다 배럴당 0.6%(0.41달러) 내린 65.89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미국이 이란산 원유 수입금지에 대해 예외를 인정해주던 조치를 연장하지 않기로 하면서 가뜩이나 수급불안 우려로 불안정했던 원유 시장의 가격 상승을 촉발했다.

일각에서는 최근의 상승세가 다소 과열된 측면이 있다며 국제유가가 현재 수준에서 유지되거나, 심지어 하반기 하락도 가능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그러나 시장에 추가적인 공급에 차질이 빚어질 수 있다는 심리가 확산될 경우 국제유가가 큰 폭으로 뛸 수 있다는 우려도 여전히 팽배하다. 

◆사우디아라비아 증산 시점이 변수 

원유 컨설팅기업인 FGE는 당장 다음주부터 110만~130만 배럴의 이란산 원유 공급이 차단된다고 추산했다. 미국은 이란산 원유 금수조치 재연장 불가를 발표하며 “사우디아라비아와 아랍에미레이트 등 다른 산유국들이 국제적 공급이 충족될 수 있도록 적절한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사우디아라비아 역시 필요할 경우 증산에 나서겠다는 메시지를 보내고 있다. 

변수는 증산 시점이다. 시장에서는 사우디아라비아가 상반기 중에는 증산에 나서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칼리드 알-팔리 사우디 에너지 장관은 지난 24일 리야드에서 열린 컨퍼런스에 참석해 “당장 어떤 조치를 취해야 할 필요성은 느끼지 않는다”고 말했다.

실제로 '오일머니'에 의존하고 있는 사우디로서는 자칫 유가 하락을 불러올 수 있는 증산에 조심스러울 수 밖에 없다. 사우디아라비아는 지난해 증산에 나섰다 큰 폭으로 유가가 하락하며 손실을 봤던터라 올해는 더욱 신중하게 움직일 것으로 분석된다. 사우디는 지난해 유가 하락을 원하는 미국의 입김으로 증산에 나섰지만, 트럼프 행정부가 이란 금수제재와 관련해 6개월 유예조치를 취하면서 유가가 급락해 큰 손실을 봤다.

RBC캐피털마켓은 사우디의 국가 재정을 맞추기 위해서는 유가가 배럴당 88달러 수준으로 올라야 한다고 추정했다. 이에 따라 사우디가 증산에 나서더라도 한꺼번에 산유량을 올리기보다는 점진적으로 시장 상황을 점검하며 증산량을 결정할 것으로 분석했다. 

◆OPEC 120만~140만 증산해야 하반기 안정 

석유수출국기구(OPEC)와 러시아를 비롯한 비OPEC 산유국들은 지난해 11월 회의에서 하루 120만 배럴 감산을 결의했다. 오는 6월 예정된 회의에서 OPEC 회원국들이 어떤 합의점을 도출해낼지에 시장의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유가가 오르면서 OPEC 회원국들이 감산조치를 연장해야 할 당위성은 사라진 상황이다. OPEC의 리더격인 사우디의 경우 현재 하루 990만 배럴을 생산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되는데, 이는 결의에 따라 정해진 목표치보다도 40만 배럴 적은 양이다. 이미 할당량보다 더 많은 양을 감산하고 있어 증산여력이 충분하다는 의미다.

에너지 부문 컨설팅사 FGE는 OPEC 회원국들이 하루 120만~140만 배럴 증산에 나서야 하반기 국제 원유 재고가 급격하게 떨어지는 것을 막을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이란제재로 인한 공급 충격 제한적 

최근의 유가 상승은 지난 연말 이뤄진 산유국들의 감산 조치 뿐 아니라 미국의 베네수엘라에 대한 제재, 리비아의 정정 불안 요인도 영향을 미쳤다. 지난해 12월 40달러 초반까지 떨어졌던 국제유가(WTI 기준)는 올해 들어서만 40% 가량 상승했다. 여기에 연장될 것으로 예상됐던 미국의 이란원유 금수 예외조치가 전격적으로 ‘재연장 불가’로 발표되며 시장이 크게 흔들렸다. 

이 때문에 현재의 유가 상승은 시장의 우려가 과열된 일시적인 현상이라는 분석도 제기된다.

국제에너지기구(IEA)는 "글로벌 원유시장 공급이 적정하며 유휴생산량도 충분한 것으로 파악된다"고 밝혔다. 시장에서는 이미 이란산 원유 공급 감소가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이며 상승을 하더라도 단기적으로 70달러 선에서 크게 오르지는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골드만삭스는 오히려 유가가 하반기에는 하락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그 주된 이유는 미국산 셰일가스다. 골드만삭스는 유가가 상승하면 미국의 셰일오일 생산자들을 자극, 산유량이 늘어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미국의 유가가 5달러 상승할 때마다 2020년 추가 생산량은 하루 30만 배럴에 달할 것이라는 추정이다. 

이란산 원유가 시장에 계속 나올 것이라는 전망도 제기된다. 이란산 원유의 최대 수입국인 중국과 인도는 미국의 일방적인 제재에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CNN과 월스트리트저널 등은 하루 20만~30만 배럴의 이란산 원유가 이라크와 파키스탄 등을 통해 중국으로 밀수될 가능성이 있다고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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