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산 원유가 뭐길래....산업계보다 소비자에 미치는 영향 클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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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산 원유가 뭐길래....산업계보다 소비자에 미치는 영향 클 듯
  • 이성노 기자
  • 승인 2019.04.23 18:0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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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산 원유중 가장 질 좋은 반면 `가격은 저렴`
유화 업계 "영향 크지 않을 것" vs 정부 "쉽게 볼 상황 아니다"
휘발유 소비자, 국제유가 상승+ 유류세 감면 축소에 "부담 두배"

[오피니언뉴스=이성노 기자] 미국 정부가 이란산 원유 제재와 관련해 한국 등 8개국에 대해 한시적으로 인정했던 예외 조치를 연장하지 않기로 했다. 

당장 원유 공급량이 줄게 되면 수급 불안정에 따른 국제유가 급등 가능성이 있고, 저렴한 이란산 초경질유(콘덴세이트)를 원료로 나프타를 생산했던 업체로서는 가격 경쟁력에 타격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하지만 정유·석유화학 업계에서는 장기적으로 유가는 물론 업계에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국제유가는 이란 제재 우려가 이미 반영됐고, 정유·석화업체들 역시 이미 이란산 원유 수입 중단을 대비해 수입국을 다변화한 상황이라는 이유에서다.

다만, 일부에서는 업계는 물론 석유제품(휘발유, 경유 등)을 소비하는 소비자에게까지 악영향을 끼칠 것이란 목소리도 들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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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정부가 이란산 원유 제재 예외 조치를 연장하지 않기로 한 가운데 관련 영향에 대해 국내 정유·석유화학 업계와 정부는 서로 다른 입장을 보였다. 사진=연합뉴스

◆ 이란산 원유가 뭐길래…

올해 2월까지 이란산 원유 국내 도입 비중은 8.6%로 수입국 순위로 보면 5위에 해당한다. 지난해 수입 비중은 5.2%(7위)로 전년(13.2%·3위)과 비교해 현저하게 떨어졌다. 미국의 이란 제재에 따른 결과다. 

국내에서 주로 수입하고 있는 이란산 원유는 초경질유라고 불리는 콘덴세이트다. 이란산 원유 수입 가운데 약 74%를 차지한다. 국내 콘덴세이트 수입량의 53%에 달한다. 

콘덴세이트는 석유화학제품의 기초 원료가 되는 나프타 함량이 70~80%로 다른 원유(20~25%)보다 최대 60% 이상 높다. 생산 원유중에 가장 질이 좋다는 평가도 받는다. 여기에 이란이 미국의 제재에 저가 정책을 펼치고 있어 가격까지 저렴하다. 배럴당 2달러 수준으로 다른 국가의 원유와 비교해 약 6달러 싸게 거래되고 있다. 

◆ 업계 "영향 크지 않을 것"

질 좋고 값싼 이란산 콘덴세이트를 잃게 된 정유·석유화학 업계 관계자는 당장 수익성에 악영향을 끼칠 것으로 보이지만, 크게 우려할 상황은 아니라고 입을 모으고 있다. 

이란산 원유를 수입하고 있는 현대오일뱅크 관계자는 "이란 제재는 과거부터 이슈였기 떄문에 수입량을 점점 줄여가고 있었다"면서 "이란산을 대체할 국가는 카타르, 호주, 미국 등 다양하기 때문에 수급에는 당장 문제가 없다"고 밝혔다. 

이어서 "다른 중동 국가 원유가 이란산과 비교해 가격이 높기 때문에 가격 경쟁력에선 다소 우려가 있다"면서 "단기적으로 유가가 불안정할 것으로 보이지만, 장기적으로 보면 유가 안정 가능성이 높은 만큼 이란 제재가 큰 영향을 끼치진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화토탈 관계자는 "가격 문제로 회사 실적에 영향을 끼칠 것으로 보인다"며 "다만 이란산 원유를 대체할 국가가 많고, 나프타 완제품을 들여오는 방안 등을 고려하고 있어 실제적인 영향은 미미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석유화학협회 역시 비슷한 전망을 내놨다. 김평중 본부장은 "이란 제재는 과거에도 있었던 만큼 업계는 대응방안을 준비해두고 있었다"며 "다만, 원가가 올라갈 가능성이 있어 업계에 분명 부담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이나, 산업 전체에 미치는 영향은 적다고 봐야한다"고 밝혔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기존에 이란산 원유를 수입했던 업체로서는 과거만큼 싼값에 가져오지 못해 아쉬운 결과일뿐 업계에 전체에 미치는 영향은 적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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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산 원유 제재로 원유 수급 불안정할 것이라는 예상에 국제유가가 급등하면서 국내유가 역시 당분간 상승 기조를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사진=연합뉴스

◆ 국제유가 급등…소비자 부담은?

이란산 원유 제재는 석유제품인 휘발유 소비자 입장에서도 부담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이란산 원유 제재 소식에 국제유가는 올해 최고치를 기록했다. 23일 한국석유공사 유가 정보인 '오피넷'에 따르면 미국의 이란산 원유 제재 철회 소식에 22일(현지시각) 미 서부 텍사스산원유(WTI) 5월 인도분이 배럴당 65.70달러에 거래를 마감했다. 전거래일(64달러)보다 2.7%(1.70달러)나 상승했고, 지난해 10월30일(66.18달러) 이후 약 6개월 만에 최고치다. 

국내에서 가장 많이 수입되는 두바이유 역시 73.36달러로 올해 최고치를 기록했다. 지난해 최저치 49.52달러와 비교해 무려 48% 상승한 수치로 지난해 11월1일(73.38달러) 이후 6개월 만에 높은 가격이 책정됐다. 

전국주유소에서 판매되고 있는 보통 휘발유 가격은 지난 2월16일 이후 꾸준히 상승하고 있는 가운데 23일에는 리터당 1440원을 기록했다. 1440원대를 돌파한 것은 지난해 12월13일(1443원) 이후 약 4개월 만이다.

조상범 대한석유협회 팀장은 "이란산 원유 수출물량이 세계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절대 작지 않았기에 국제유가가 상승을 부추기게 됐다"며 "국제유가가 올라가면 국내유가 역시 상승할 것이다. 석유제품인 휘발유·경유 가격 역시 올라갈 것으로 보이기 떄문에 소비자 기름값에도 분명 영향을 끼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란산 원유 수입에 제동이 걸리면서 수급 불안정이 예고되는 만큼 당분간 국제유가의 오름세는 이어질 것이라는 게 업계의 공통된 목소리다. 

여기에 국내유가는 국제유가에 2주 정도 시차를 두고 반영된다는 점, 지난해 11월 시작된 유류세 15% 인하가 다음달 7일부터는 7%로 축소되는 점을 고려하면 향후 소비자가 체감하는 기름값 부담은 배가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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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통상자원부 관계자는 이란산 원유 제재에 대해 "가볍게 볼 문제가 아니다"며 신중한 자세를 취했다. 사진=연합뉴스

◆ 정부 "가볍게 볼 수 있는 상황아냐…"

정유·석화업계에서는 이번 이란산 원유 제재에 대해 대수롭지 않은 반응을 보였지만, 정부는 "가볍게 볼 수 있는 상황은 아니"라며 긴장의 끈을 놓지 않고 있다. 

산업통상자원부 석유사업과 관계자는 "현재 관계기관과 협의해 업계·소비자에 미치는 영향을 검토·분석하고 있다"며 "이란산 원유 제재는 간단한 이야기할 문제가 아니며 가볍게 볼 수 있는 사안도 아니다"고 강조했다. 

이란산 원유 제재 소식이 알려진 뒤 국제유가가 급등했고, 당분간 유가 상승세 역시 이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향후 국제유가를 꾸준히 모니터하면서 대응방안을 마련하겠다는 게 이 관계자의 설명이다. 

대한석유협회 역시 업계의 목소리와 달리 이란산 원유 제재가 업계에 미치는 영향은 적지 않을 것으로 예상했다. 

한 관계자는 "이란산 원유를 대체할 국가는 많지만, 양적인 면에서 대체하기 어려울 수 있다는 이야기가 들리고 있다"며 "업계로서는 비싼 가격에 원유를 수입해야 하기 때문에 원가 경쟁력이 떨어진다. 비용 측면에서의 부정적 영향은 무시할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윤강현 외교부 경제외교조정관을 대표로 하는 정부대표단은 '이란산 원유수입 예외인정'을 설득하기 위해 이번주에 미국으로 날아가 관련 협의를 진행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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