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 쇼크에 엔화 발작적 폭등…외환시장에 ‘플래시 크래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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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 쇼크에 엔화 발작적 폭등…외환시장에 ‘플래시 크래시’
  • 김현민 기자
  • 승인 2019.01.03 15:5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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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주 달러는 폭락…중국경제 부진, 애플 실적 감소에 투자 불안 반영

 

미국 애플사의 실적부진의 여파로 글로벌 외환시장에서 발작적 동요가 생겼다. 일본 엔화가 미국 달러화에 대해 순간적으로 3.7%나 폭등하며 널띠기를 한 현상이 빚어졌다.

금융시장에서는 이를 ‘플래시 크래시’(flash crash)라고 하는데, 이는 경제의 펀더멘털에 근거하는 것이 아니라, 투자자들의 심리 불안이 켜지고 있기 때문에 나타나는 현상이다.

이날 엔화 폭등은 미국 애플사의 실적부진 경고로 시작되었다.

미국의 대표적 IT기업인 애플은 2일 뉴욕증시가 마감한 후 지난 분기(2019 회계연도 1분기) 실적 전망치를 840억 달러에 낮춰 발표했다. 이는 전년 동기대비 5%나 줄어든 것으로, 애플의 실적이 감소하기는 16년만에 처음이다. 원인은 중국에서 아이폰 판매 부진 탓이다.

애플의 주가는 시간외 거래에서 7.4% 폭락하고, 다우존스 지수도 시간외 거래에서 300포인트 이상 주저앉았다.

 

▲ 그래픽=김현민

 

그러자 글로벌 외환시장에서 딜러들은 미국 달러를 팔아치우고 일본 엔화로 몰려들었다. 엔화는 한때 달러에 대해 3.7% 폭등했다. 외환시장에서는 일본 엔화가 안전자산이라는 일종의 신화가 형성되어 있는데, 무언가 불안감만 생기면 엔화를 찾게 된 것이다. 중국 경제도 불안하고, 미국도 불안하니, 일본 돈으로 건너가자는 일종의 심리 불안의 결과다.

엔화는 짧은 시간에 폭등과 폭락을 거듭하다 1.4% 오른 1달러당 107.6엔으로 진정되었다.

외환 전문가들은 “그동안 엔화가 저평가되었기 때문에 달러에 불안요소가 발생하면서 엔화를 찾은 것”이라면서 투자자들의 위험 회피 심리의 결과로 진단했다.

호주 달러는 폭락했다. 호주달러는 장중 3.5% 떨어진 1호주달러당 0.6741달러까지 내려갔다. 이는 2009년 3월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호주 통화는 글로벌 리스크를 척도로 간주되었다. 중국 경제가 가라앉을 경우, 중국에 광물을 수출하는 호주 경제가 타격을 입을 것이라는 진단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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