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사①] 2015 이사부 뱃길을 가다
상태바
[행사①] 2015 이사부 뱃길을 가다
  • 김인영 발행인
  • 승인 2015.07.26 15:45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1>삼척항에서 울릉도~독도의 항로를 범선으로 간다

올해로 여덟 번째인 이사부 항로 탐사의 막이 올랐다.

서기 512년, 지증왕의 조카인 김 이사부(金異斯夫) 장군은 실직(悉直) 군주(軍主)를 맡은지 7년째, 북방영토를 넓힌 공로를 인정받아 하슬라(何瑟羅) 군주로 임지를 옮기라는 명을 받은 상태였다. 실직은 지금의 강원도 삼척, 하슬라는 강릉이다.

이 무렵 동해상의 섬나라 우산국(于山國)의 우해왕(于海王)이 신라에 반기를 들었다. 우해왕은 대마도 왕의 셋째딸 풍미녀를 부인으로 삼았다. 대마도는 박혁거세 건국이래 수십 차례 신라를 침략해온 왜구의 전초기지이자 소굴이었다. 우해왕은 대마도 왕과 결혼동맹을 맺고 상국으로 모시던 신라에 조공은커녕 노략질을 감행했다. 이에 신라 지증왕은 조카 이사부에게 명을 내렸다. 지금의 울릉도를 공격해 우해왕의 항복을 받으라는 것이었다.

 

▲ 25일 오전 삼척시 이사부사자공원에서 삼척문화원 주최로 열린 이사부항로탐사대 안전기원제.

이사부 수군이 우산국을 복속시키러 떠난 출항지는 오십천과 동해가 만나는 오분동과 삼척항 사이 하구로 추정된다. 그곳에서 항로 탐사대가 이사부의 출정 항로를 따라 울릉도와 독도가 우리 영토가 되고, 동해가 우리의 바다가 된 역사를 체험하는 행사를 가졌다.

당초 출항 예정시간은 7월 25일 오후 8시였으나, 뜻하지 않은 변수가 발생했다. 바로 제12호 태풍 할롤라였다. 이 태풍이 항로 탐사대가 울릉도~독도 해상을 지나는 시기에 그 지역을 관통한다는 기상청 예보가 나왔다.

행사 추진단체인 사단법인 이사부기념사업회(회장 안호성)는 행사 일정을 바꿔 출발 당일에 하기로 한 육상 세리모니는 예정대로 하되, 출항은 태풍이 동해상에서 소멸된 연후인 28일 오전 8시로 연기하기로 했다.

25일 오전 10시, 삼척 이사부사자공원에서 삼척문화원 주최로 안전기원제가 열렸다. 이사부 항로탐사대원들이 안전하게 울릉도와 독도를 항해하고 돌아오도록 기원하는 제례였다.

이어 김양호 삼척시장, 정진권 삼척시의회 회장등이 참석한 가운데 이사부기념사업회 주관의 출항식이 같은 자리에서 개최됐다. 100여명의 시민이 동참했다.

비슷한 시각, 증산 해변에서는 삼척시 카누/카약 협회 회원들이 참여해 무동력선 퍼레이드를 열었다. 이사부의 수군이 울릉도를 향해 출항할 때 무동력 범선이었다는 점에서 착안된 행사였다.

 

▲ 한 어린이가 코리아나호에 승선해 해류병을 잡고 동해 바다에 던지려고 하고 있다.

 

오후엔 40여명의 시민들이 참석해 항로탐사대가 타고갈 ‘코리아나호’ 승선 체험 기회가 제공됐다. 배를 타보고 싶어하는 어린이와 부모들이 참여해 1시간여 선상 체험을 했다.

코리아나는 국내 유일의 범선으로 알려져 있다. 1995년 제작된 코리아나호는 길이는 41m, 너비는 6.6m로 99t급이다. 선장은 정채호(丁採鎬)씨. 민선 초대 여천시장도 역임했고, 거북선연구소장, 코리아요트학교 교장, 전남요트협회장 등 이력이 가득하다. 바다를 사랑하는 후덕한 분이 분명하다.

이 행사에는 해류병 100여개가 바다로 던져졌다. 특수 제작된 병에 간단한 메모지를 넣어 바다에 던지는 행사인데, 이 병들은 해류를 따라 흘러가 병을 발견한 선원이든, 해안 주민이든 인터넷 등으로 연락을 해오면 해류의 방향을 알게 된다는 것. 지난해엔 일본 해안에서 병을 발견했다는 연락이 왔다고 한다.

 

▲ 삼척항에 정박한 국내 유일의 범선 코리아나호.

 

저녁에는 후진 해수욕장에서 '이사부 항로 탐사 독도 수호 카야킹 캠핑대회'가 열렸다. 이사부기념사업회와 카누/카약협회 회원들이 참석했다. 내년에 정년퇴임하는 초등학교 교장선생님과 이제 초등학교에 들어갈 어린이 등도 참여해 카누/카약이 나이와 상관없이 즐기는 해상 레포츠임을 입증했다.

바비큐에 간단한 저녁 식사를 곁들여 환담을 하는 동안에 하늘엔 먹구름이 끼면서 바람이 거세졌다. 타풍 할롤라가 올라오는가보다. 저 태풍이 지나가면 40명의 대원들은 이사부의 바닷길을 따라가는 모험을 시작한다.

이사부가 우산국을 복속하러 떠난 시기는 지증왕 13년(512년) 여름 6월. 탐사대의 출항일은 음력으로 6월 13일이다. 이사부를 체험하기 딱 좋은 시기다.

Tag
#N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0 / 40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