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異斯夫⑤] 신라의 첫해전 승리-우산국 복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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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異斯夫⑤] 신라의 첫해전 승리-우산국 복속
  • 김인영 발행인
  • 승인 2015.07.04 15: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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倭가 더이상 신라 침략 못해 ... 강화된 해상 전력 과시

 

1. 신라를 가장 괴롭힌 왜

이사부가 활동하는 6세기 이전에 신라를 가장 많이 괴롭힌 나라가 왜였다.

<삼국사기>에는 시조인 혁거세 8년부터 왜의 침입 기사가 나온다. 왜와 관련한 기사는 <삼국사기 신라본기>에 무려 49회나 나온다. 이중 33회가 침략 기사다. 

신라에게 왜는 매우 강력한 존재였다. 네차례나 수도 금성(金城)을 포위하고, 백성 1천명을 끌고 가는 침략 세력이었다. 임금의 동생을 볼모로 잡았고, 툭하면 대신의 딸을 왜왕에게 시집오라고 했다. 신라 임금이 왜의 공격을 받고 고민하는 장면을 <삼국사기>를 통해 들어 보자.

1) 유례 12년(295년), 임금이 신하들에게 말했다.

“왜인이 자주 우리 성읍을 침범해 백성들이 편히 살 수가 없다. 백제와 도모해 일시에 바다를 건너 그 나라를 공격하고자 하는데 어떠한가?”

서불한 홍권이 대답했다.

“우리나라 사람은 물에서의 싸움은 익숙하지 않은데, 위험을 무릅쓰고 멀리까지 가서 정벌한다면 뜻하지 않은 위험이 있을까 걱정스럽습니다. 하물며 백제는 거짓이 많고 늘 우리나라를 집어 삼키려는 마음을 가지고 있으니 또한 함께 도모하기는 어려울 듯합니다.”

임금이 받아들였다.

2) 흘해 37년(346년), 왜병이 갑자기 풍도(風島)에 이르러 변방의 민가를 노략질했다. 또 진군해 금성을 포위하고 급하게 공격했다. 임금이 싸우고자 하자 이벌찬 강세가 말했다.

“적은 멀리서 왔습니다. 그들의 날카로운 기세를 당해낼 수가 없으면 공격을 늦추어 그 병사들이 피로해지기를 기다리는 것만 못합니다.”

임금이 받아들여 성문을 닫고 나가지 않았다. 적들이 식량이 떨어져 물러가려 하니, 날쌘 기병으로 추격토록 해 쫓아버렸다.

3)실성 7년(408년), 임금은 왜인이 대마도(對馬島)에 군영을 설치하고 무기와 군량을 쌓아두고는 우리를 습격하려 한다는 말을 듣고서, 일이 터지기 전에 먼저 정예 병사를 뽑아 적의 군영을 격파하고자 했다.

서불한 미사품이 말했다.

“무기는 흉한 도구이고 전쟁은 위험한 일이라고 들었습니다. 하물며 큰 바다를 건너서 다른 나라를 정벌하는 것은 어떠 하겠습니까? 이기지 못하면 후회해도 돌이킬 수 없을 것이니, 지세가 험한 곳에 관문(關門)을 만들고 적들이 오면 막아, 그들이 침입하여 어지럽히지 못하게 하다가 유리한 시기가 되면 나가서 그들을 사로잡는 것이 좋을 것입니다. 이것은 이른바 남은 끌어당기고 남에게 끌려 다니지는 않는 것이니, 최상책이라 하겠습니다.”

임금이 그 말에 따랐다. <삼국사기 신라본기>

왜의 공격에 신라는 속수무책이었다. 수도인 금성을 지켜 농성하고, 왜군이 지치기를 기다렸다가 역습하는 수세적인 방법을 취했다. 신라는 물의 싸움(水戰)에 약했다. 임금도 이를 인정했다. 바다를 건너가 선제 공격하는 것은 생각지도 못했다. 그저 관문을 지켜 왜병이 수도로 들어오지 못하게 하는 것이 최선이었다.

마냥 당하기만 하던 신라는 5세기 들어 해상 전략을 강화해 나갔다.

자비 임금은 즉위 6년(463년)에 담당관에 명해 전함을 대대적으로 수리케 하고, 지증왕 6년 (505년)엔 선박이용의 제도(舟楫之利)를 정비했다.

그리고 이제는 내륙이 아니라, 해안에서 왜의 침공을 저지했다. 실성 14년(415년), 신라 수군이 풍도(風島)에서 싸워 이겼다.

512년 이사부가 바닷길을 건너가 우산국을 정벌한 것은 물을 두려워 하던 신라 수군으로선 엄청난 발전이며, 신라군에 바닷 싸움(해전)에서 자신감을 얻게 한 전투였다.

 

2. 우산국 점령 이후 왜의 신라 침략이 사라졌다

이사부가 우산국을 복속한 이후 왜(倭)의 신라 침공이 사라진다.  <삼국사기>에 지증왕 이후 왜가 신라를 침공했다는 기사가 없다. 신라와 왜의 사이가 좋아진 것도 아니고, 일본 열도에 노략질을 하지 않아도 될 정도의 생산성이 높아진 것도 아니다.

그것은 바로 이사부의 우산국 점령을 계기로 신라의 해상 전력이 강화됐고, 왜가 육지에 접근하기 앞서 바다에서 침공 세력을 차단했기 때문이다. 왜의 침공에 대비해 신라 수군의 전쟁억지력이 강화됐기 때문이다.

이사부의 우산국 정복은 신라로서는 첫 해전이다. 첫 해전에서 승리한 것은 그만큼 해상전력이 강화됐다는 뜻이다. 따라서 이사부의 우산국 정벌은 신라가 동해의 해상주도권을 확보했다는 관점에서 의미가 크다,

 

3. 바다 한가운데 섬나라

고대 울릉도에 관한 기록은 <삼국지 동이전>에 나와 있다.

관구검(毌丘儉: 고구려를 침공한 위(魏)의 유주자사)이 부하 왕기(王頎) 장군에게 부대를 나누어 주고, 고구려 임금(동천왕)을 쫓아 옥저로 파견했다. 왕기가 옥저의 동해안에 이르러 현지 노인들에게 “바다 동쪽에도 사람이 있느냐”고 물었다.

노인(耆老)이 말하기를,

“국인(옥저인)이 일찍이 배 타고 고기를 잡다가 풍랑을 만났는데, 수십 일 만에 동쪽으로 바다 위에 한 섬을 보았다. 뭍에 올라가 보니 사람이 살고는 있는데 언어는 서로 통하지 않았고, 그 풍속은 항시 7월이면 어린 여자를 바다에 바쳤다”고 말했다.

그 노인은 이어 “바다 한가운데 나라가 하나 있는데 모두 여자이고 남자가 없다”라며, “ 바다에 떠다니는 옷 하나를 얻었는데, 모양은 중국인의 옷과 같고 양 소매 길이가 3장이었다”고 했다.

또 “부서진 배 하나가 파도에 밀려와 해안에 닿았는데, 목에 얼굴이 또 있는 사람이 타고 있었다. 살아는 있었는데 말이 통하지 않았고 음식을 먹지 않아 죽었다”고 했다. 그 곳은 모두 모두 옥저 동쪽의 큰 바다 가운데에 있는 것이다. <삼국지 동이전>

<삼국지>의 기록은 옥저 노인의 말을 왕기가 듣고, 그 말이 몇차례 건너 저자 진수(陳壽)에게 전해졌으므로, 사실과 다른 측면도 있을 것이다. ‘남자가 없고 여자만 사는 나라’, ‘얼굴이 둘인 사람’은 실제 상황이 아니고 전설이 와전된 것 같다. 하지만 동해바다 한가운데 나라가 있었다고 전해 우산국의 실체를 알려주고 있다.

우산국은 512년 이사부의 우산국 복속에 대한 기록을 끝으로 400여 년 동안 사서에 보이지 않는다.

우산국이 사서에 다시 나타난 것은 후삼국시대인 930년, 고려에 토산물을 바쳤다는 내용이 있다. 그후 여러 차례 고려에 공물을 바친 기록이 있다.

<고려사>에는 울릉도에 이상한 과일 종자와 나뭇 잎이 있고, 땅이 비옥하고 진귀한 나무들과 해산물이 많이 산출했다고 했다. 정조 때 강원도 관찰사 심진현의 장계에서 월송 만호 한창국이 그 섬의 산물인 가지어피(可支魚皮) 2장, 황죽 3개 등의 토산물을 가져오고, 지도 한 장을 그려왔다고 보고했다.

가지어에 대해 조선 후기의 학자 이익(李瀷)은 <성호사설(星湖僿說)>에서 “동해 가운데 있는 울릉도에는 산물로 가지어가 있다”고 소개하고, “바위틈에 서식하며 비늘은 없고 꼬리가 있다. 몸은 물고기와 같고 다리가 넷이 있는데, 뒷다리는 아주 짧으며, 육지에서는 빨리 달리지 못하나 물에서 나는 듯이 빠르고 소리는 어린 아이와 같으며, 그 기름은 등불에 사용한다”고 기록했다.

▲ 이사부가 나무 사자를 싣고 우산국을 정북한후 목사자가 바다에 남겨져 바위로 변했다는 전설을 담고 있는 울릉도 서면 소재 사자바위의 옛모습. 보찰과 따개비가 많았다는 이 바위는 이제 물양장으로 변해 예전의 모습은 볼수없지만 성어기에 오징어 내장 투여로 각종 어류(돔 종류)가 많아 낚시터로 곽광받고 있다. /사진=울릉문화원

가지어는 강치라고도 하며, 흔히 물개 또는 바다사자, 바다표범(海豹)이라고 말한다.

<삼국지 동이전>에는 예국(濊國) 바다에는 반어피(班魚皮)가 한나라 환제(桓帝) 때 이를 바쳤다는 기록이 있다. 반어피는 바다사자 가죽이다. <동이전>에 옥저 사람들이 바다 한가운데 섬나라를 인식하고 있었으므로, 강릉의 예국이 울릉도에서 반어피를 구해 중국 황제에게 헌상한 것이다. 3세기 이전에 강릉에서 울릉도까지 뱃길이 열려 있었다는 얘기다.

신라도 당(塘)나라에 우산국의 특산품인 해표피를 조공품으로 보냈다. 이사부가 우산국을 정벌한 이후 신라는 울릉도 특산물을 구해 중국 황제에게 바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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