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대 금융그룹 상반기 톺아보기]⑤ 비은행 경쟁력·자산 건전성 확보 과제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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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대 금융그룹 상반기 톺아보기]⑤ 비은행 경쟁력·자산 건전성 확보 과제로
  • 박대웅 기자
  • 승인 2023.08.16 15:4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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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대 최대 순이익…내실 강화 초첨
금융당국, 상생 압박 커져…충당금 관건
비은행 자회사 경쟁력 강화, 하반기 화두로
4대 금융그룹. (왼쪽 위부터 시계 방향 순으로) KB국민은행, 우리은행, 신한은행, 하나은행. 사진=연합뉴스

 

4대 금융그룹의 올해 상반기 경영실적이 나왔다. KB국민·신한·하나·우리금융그룹 등 4대 금융그룹은 올 상반기 9조원(9조1824억원)이 넘는 당기순이익을 거뒀다. 하지만 희미는 갈렸다. 비은행 계열사 실적, 충당금 적립 등이 변수로 작용했다. 동시에 각 지주사의 하반기 과제도 뚜렷하게 나타났다. 특히 4대 금융지주는 상반기 4조원(3조9242억원)에 육박하는 충당금을 적립하는 동시에 반기 사상 최대 수준인 순이익도 달성했다. 4대 금융지주는 올 상반기 손실흡수능력과 이익창출 두 마리 토끼사냥에 성공했다고 봐도 무방하다. 하지만 모두가 미소 짓는 건 아니다. 그 이면을 살펴봤다. -편집자 주-

[오피니언뉴스=박대웅 기자] 국내 4대 금융그룹이 올 상반기 지난해부터 이어진 대출금리 인상 등 효과로 사상 최대인 9조원대 순이익을 거뒀다. 하지만 연체율 상승에 따른 충당금 추가 적립 요구 등 하반기 실적 악화가 불가피할 것이라는 전망도 지배적이다. 업계 안팎에선 올 하반기 4대 금융그룹의 주요 과제로 리스크 관리와 비은행 포트폴리오 강화 등을 통한 수익구조 다변화 등을 꼽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내실' 강화 초첨

4대 금융그룹의 공통 관심하는 하반기 연체율 상승 등에 따른 리스크 관리다. 이 때문에 외형 성장보다는 내실 강화에 초점을 맞출 것이라는 예상이 나온다. 실제로 신한금융지주를 시작으로 KB금융지주, 우리금융지주, 하나금융지주는 지난달 하반기 경영전략회의를 진행했다. 경영전략회의에서 나온 공통의 목소리는 단연 내실 강화다. 

창립기념일이었던 지난달 7일 4대 금융그룹 중 가장 먼저 경영전략회의를 개최한 진옥동 신한금융그룹 회장은 "그룹의 지속가능성장을 위해 철저한 내부 견제와 검증을통해 업무의 모든 과정을 정당화해야 한다"며 "'내부통제 책무구조도'를 법령 통과 후 조기 도입할 것"이라고 말했다. 

같은 달 14일 열린 경영전략회의에 윤종규 KB금융그룹 회장은 KB금융그룹의 중장기 경영전략을 제시했다. 그는 "인공지능(AI), 모바일, 디지털 등이 주류가 되는 세상에서도 KB는 전통적인 역량과 자산을 지속 혁신해 가치를 창출해야 한다"며 "사람과 AI가 조화롭게 일할 수 있는 바이오닉 컴퍼니가 될 수 있도록 함께 노력해 AI시대에서도 사람만이 보유한 가치를 지켜나가자"고 말했다. 

윤 회장은 "다가올 미래에도 KB는 고객에게 만족과 행복을 주는 금융그룹이 돼야 한다"며 "고객에게 신뢰받는 평생 금융파트너가 되고 우리 사회에 선한 영향력을 발휘하는 목적이 있는 기업이 되기 위해 노력하자"고 강조했다. 

같은 날 서울 명동 본점에서 임종룡 우리금융그룹 회장 취음 후 처음으로 경영전략회의를 연 우리금융그룹은 기업금융 강자를 목표로 제시했다. 

임 회장은 "올 상반기는 국내외 금융시장이 불안정해 지며 그룹의 건전성 관리, 자본비율 안정화 등 리스크 관리에 최우선 가치를 뒀다"며 "기업문화 혁신의 기틀을 다지고 상생금융을 선도한느 등 우리금융의 과감한 변화가 시작된 뜻깊은 기간"이라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하반기 과제로 임 회장은 "경영환경의 불확실성이 상존하지만 '기업금융 명가 부활', '중장기 경쟁력 확보'를 기반으로 하반기 재무목표를 달성해야 한다"고 힘주어 말했다. 특히 '기업금융 경쟁력 강화'를 두고 임 회장은 조병규 신임 우리은행장 등 자회사 임직원들과 토론을 통해 구체적 실행 방안을 논의했다. 

아울러 임 회장은 "최근 그룹의 디지털·정보기술(IT) 경쟁력 강화를 위해 주요 IT 서비스를 자회사가 직접 수행하는 방식으로 전환하는 중대한 결단이 이뤄졌다"며 "IT 거버넌스 혁신 작업에 전 그룹이 공감대를 갖고 협력해 달라"고 당부했다. 

외부적으로 경영전략회의를 공개하지 않은 하나금융 또한 하반기 주요 경영계획에 '리스크 관리 강화'를 포함했다. 하나금융 관계자는 "금융회사에서 리스크 관리는 경영의 기본"이라면서 "글로벌 복합위기 상황에서 금융시장 불확실성 확대에 대비해 선제적, 전략적 리스크 관리를 통해 위기 상황에 대응하겠다"고 말했다. 

올 상반기 4대 금융그룹이 역대 최대 순이익을 거둔 가운데 금융당국의 상생 압박 역시 하반기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인다. 사진=연합뉴스 
올 상반기 4대 금융그룹이 역대 최대 순이익을 거둔 가운데 금융당국의 상생 압박 역시 하반기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인다. 사진=연합뉴스 

당국, 상생 압박 커진다

4대 금융그룹은 올 상반기 합계 순이익 9조1824억원을 거뒀다. 역대 최대였던 지난해(8조8422억원)보다 3.8% 늘어나며 상반기 최대 기록을 갈아치웠다. 증권사 전망치보다도 3.4% 높은 수치다. 4대 금융지주의 호실적은 예대금리 차에 기반한 각 은행의 손쉬운 ‘이자 장사’ 덕분이었다. 4대 금융지주의 올 상반기 이자이익은 19조8472억 원으로 작년 같은 기간(18조9952억 원)보다 4.5% 늘었다. 특히 4대 은행의 이자이익 합계는 전년 동기(15조3365억 원) 대비 8.6% 증가한 16조6598억 원에 달해 상반기 기준 역대 최대였다.

4대 금융지주가 올 상반기 쌓은 대손충당금은 지난해 상반기보다 96.6% 많은 3조9242억원이다. 하지만 금융지주의 실적 개선세가 연말까지 이어질지는 미지수다. 하반기엔 대손충당금을 더 많이 쌓아야 한다. 대손충당금은 은행이 부실에 대비해 쌓는 돈으로 대손충당금이 많아지면 순이익이 줄어든다.

금융당국은 금융권의 연체율 상승에 따라 대손충당금 추가 적립을 요구하고 있다. 최근 은행연합회는 “‘이례적 위기 상황’까지 고려해 대손충당금을 쌓으라”는 취지로 금융당국과 은행권이 공동으로 마련한 태스크포스(TF) 결과를 각 은행에 지침으로 전달하기도 했다. 이례적 위기 상황이란 1998년 국제통화기금(IMF) 구제금융과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상황을 뜻한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하반기에 대손충당금을 더 늘릴 수밖에 없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건전성 우려는 하반기에도 계속될 전망이다. 하반기에도 부동산프로젝트파이낸싱(PF) 우려가 지속되고 고금리 지속에 따른 대출 부실화 우려 등이 여전하다. 여기에 긴축 기조로 인한 부동산 시장 침체로 금융지주가 글로벌 저금리 기조에 늘려온 해외 부동산 투자가 새로운 뇌관으로 지목되고 있다. 4대 금융지주의 해외 상업용 부동산 익스포저는 17조8000억원이다. KB금융이 5조9000억원으로 가장 많고 하나금융 4조6000억원, 신한금융 4조원, 우리금융 3조3000억원 순이다. 금융지주들은 해외 부동산 전수조사 등을 통해 리스크 관리에 들어갔다. 

일각에선 올해 하반기 4대 금융그룹이 시장 예상을 뛰어 넘는 충당금을 쌓으며 올해 순이익 16조원을 넘지 못할 것이라는 관측도 내놓는다.

임현석 한국금융연구원 선임연구원은 "연체율과 고정이하여신(NPL) 비율 등 자산건전성 지표가 악화되고 있어 하반기에도 금융지주들이 상반기 수준의 충당금을 쌓을 것으로 보인다"며 "금융당국이 은행권의 비이자수익 확대를 위해 제도 개선에 나서고 있지만 실적으로 반영되기까지는 시일이 걸릴 것"이라고 내다봤다.

4대 금융그룹. (왼쪽 위부터 시계방향 순으로) 우리금융그룹, KB금융그룹, 하나금융그룹, 신한금융그룹. 사진=각 사
4대 금융그룹. (왼쪽 위부터 시계방향 순으로) 우리금융그룹, KB금융그룹, 하나금융그룹, 신한금융그룹. 사진=각 사

비은행 자회사 경쟁력 강화 화두로

상반기 4대 금융그룹의 이익 규모를 결정 짓는 중요한 역할을 담당한 건 비은행 자회사 실적이다. 상반기 은행 공통으로 이자이익 둔화와 부도율(PD)값 조정에 따른 추가 충당금 적립 부담이 작용했지만 그룹별 실적 차이가 컸던 건 비은행 계열사가 이익 감소분을 충분히 상쇄했는지 여부에 따라 갈렸다. 이런 기조는 하반기에도 지속될 전망이다. 

설용진 SK증권 연구원은 "올 상반기 1분기에 이어 보험 손익, 유가증권 손익, 대출채권 매각익 등 비이자이익이 대손비용 부담을 상쇄하는 모습을 다시 한 번 확인할 수 있었다"며 "증권과 보험 등 비은행 자회사를 보유한 곳이 보험 손익과 유가증권 매매평가이익 등을 통한 비이자이익 확대에 유리한 점이 있다"고 말했다.

또한 그는 "은행의 주요 핵심 지표를 수치화 해 전반적 이익 체력을 분석한 결과 상위권 회사들은 공통적으로 순이자마진(NIM) 방어가 잘 됐으며 비이자이익을 통해 대손비용 부담을 잘 방어하는 모습"이라면서 "하위권 회사들은 상대적으로 가파른 NIM 하락 및 트레이딩 등 실적에 기여할 증권, 보험 등 주요 비은행 계열사의 부재로 대손비용 부담 영향이 상대적으로 크게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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