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대 금융그룹 상반기 톺아보기]④ 임종룡회장, '기업금융 강화 ㆍ건전성확보'에 올인...성적은 '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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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대 금융그룹 상반기 톺아보기]④ 임종룡회장, '기업금융 강화 ㆍ건전성확보'에 올인...성적은 'A'
  • 박대웅 기자
  • 승인 2023.08.15 15:1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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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종룡 첫 반기 성적표…4대 금융지주 꼴찌
은행 의존도 낮춰야…비은행 인수합병 관건
임종룡 우리금융그룹 회장이 취임 후 첫 반기 성적표에서 경쟁사 중 유일하게 순이익이 두자릿수로 감소하는 결과지를 받아 들었다. 사진=연합뉴스

 

4대 금융그룹의 올해 상반기 경영실적이 나왔다. KB국민·신한·하나·우리금융그룹 등 4대 금융그룹은 올 상반기 9조원(9조1824억원)이 넘는 당기순이익을 거뒀다. 하지만 희미는 갈렸다. 비은행 계열사 실적, 충당금 적립 등이 변수로 작용했다. 동시에 각 지주사의 하반기 과제도 뚜렷하게 나타났다. 특히 4대 금융지주는 상반기 4조원(3조9242억원)에 육박하는 충당금을 적립하는 동시에 반기 사상 최대 수준인 순이익도 달성했다. 4대 금융지주는 올 상반기 손실흡수능력과 이익창출 두 마리 토끼사냥에 성공했다고 봐도 무방하다. 하지만 모두가 미소 짓는 건 아니다. 그 이면을 살펴봤다. -편집자 주-

[오피니언뉴스=박대웅 기자] 우리금융그룹이 올 상반기 당기순이익에서 1년 전보다 13% 줄어든 1조5386억원을 기록했다. 4대 금융그룹 중 상반기 순이익이 두 자릿수 비율로 줄어든 건 우리금융그룹이 유일하다. 우리금융은 전 분기 다른 지주사 대비 적었던 대손충당금을 2분기 배로 쌓은 데다 비이자이익도 1년 전보다 22% 감소한 걸 이유로 꼽는다. 

임종룡의 첫 성적표…4대 금융그룹 '꼴찌'

우리금융그룹의 올 상반기 당기순이익은 4대 금융그룹 중 꼴찌다. KB금융지주(2조9667억원), 신한금융지주(2조6262억), 하나금융지주(2조209억원)는 모두 2조원대 순이익을 냈지만 우리금융만 2조원 문턱을 넘지 못했다. 2분기만 놓고 보더라도 우리금융은 6250억원의 순이익을 내는 데 그쳤다. 전분기 대비 31.6%(2890억원), 전년동기대비 32.2%(2970억원) 감소한 수치다.

우리금융 실적 하락의 주요 원인은 그룹 차원의 비이자이익 감소다. 상반기 6110억원에 그친 비이자이익은 전년 동기와 비교해 22% 줄었다. 우리금융 측은 "시장 변동성 확대에 따른 환율 상승 영향으로 비화폐성 평가손 등이 반영됐다"고 설명했다. 

반면 상반기 이자이익은 4조4130억원으로 1년 전보다 7.5% 늘었다. 조달비용 상승 등에 따른 은행 마진 폭 축소에도 기업대출 중심의 대출자산 증가로 이자이익이 상승했다는 게 우리금융 측의 설명이다. 우리금융의 2분기 순이자마진(NIM)은 1.85%로 전분기 19.1% 대비 0.06%포인트 하락했다. 이자이익과 비이자이익을 합한 순영업수익은 5조237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2.8% 증가했다. 

대손충당금 적립도 상반기 실적에 악영향을 줬다. 1분기 우리금융은 2610억원을 대손충당금으로 적립했다. KB금융 6682억원, 신한금융 4610억원, 하나금융 3430억원보다 적은 규모다. 하지만 금융당국이 리스크 관리를 위해 충당금을 더 쌓을 것을 주문하면서 상반기 대손비용은 전년동기대비 64.5% 증가한 8178억원으로 크게 늘었다. 우리금융 관계자는 "2분기 미래경기 전망 등 불확실성에 대한 선제적 조치를 단행, 손실흡수능력을 제고했다"고 말했다.

비은행 계열사 수익성도 나빴다. 주요 비은행 계열사인 우리카드와 우리금융캐피탈의 상반기 순이익은 각 819억원과 713억원으로 전년 동기와 비교해 각각 38.8%, 43.2% 줄었다. 

우리금융 관계자는 "하반기에는 자산건전성 및 자본적정성 관리에 우선순위를 두면서 기업금융 부문의 차별화된 경쟁력을 확보하고, 전사적 비용 효율화를 추진해 그룹의 이익창출력이 지속  향상될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임종룡 회장이 은행 의존도를 낮추기 위한 인수합병에 언제쯤 나설지 주목된다. 사진제공=우리금융그룹

非은행 자회사 인수 언제쯤

우리금융은 오랫동안 4대 금융지주 가운데 증권사와 보험사 같은 알짜 비은행 계열사가 없어 상대적으로 은행 의존도가 높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임종룡 우리금융지주 회장 역시 취임 후 줄곧 비은행 포트폴리오 확대가 우리금융의 당면 과제라는 점을 강조해 왔다. 임 회장은 지난 3월 취임사에서 '미래성장 추진력 강화'를 핵심 키워드로 제시하고 은행에 지나치게 편중된 사업구조를 다각화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이를 위해 증권사 등 비은행 부문 경쟁력을 강화할 수 있는 '미래사업추진부문' 또한 신설했다. 

비은행 포트폴리오 추가 확보에 난항을 겪고 있는 동안 우리금융의 경쟁력은 뒷걸음질 치고 있다. 특히 올해부터는 은행 자회사의 실적이 둔화될 것으로 예상되면서 실적 타격이 더욱 커질 수 있는 상황이다. 올해 은행들의 순이익은 당국의 손실흡수능력 강화 주문에 따른 충당금 적립액 증가, 순이자마진(NIM) 하락 등으로 둔화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임 회장의 고민은 커지고 있다. 시장에서 마땅한 매물을 찾기 어려운 상황이 지속되고 있다. 한때 삼성증권이나 이베스트투자증권, 유안타증권 등이 유력 매물로 거론됐지만 실제 매각 의지가 없는 것으로 전해진다. 

시장에서도 부정적 전망이 나오고 있다. 정준섭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우리금융지주 2분기 지배순이익은 시장 예상을 밑돌았는데 충당금과 해외 상업용 부동산 펀드 손실 보전 비용 등이 발생했다"며 "경쟁사와 달리 비이자이익을 창출한 비은행이 충분하지 않다는 점도 아쉬운 요인"이라고 짚었다.

설용진 SK증권 연구원도 "다른 금융지주도 2분기에 대손비을 가파르게 늘렸지만 상대적으로 양호한 실적이 지속됐다"며 "보험과 트레이딩 손익으로 비이자이익이 개선돼 대손비용 부담을 상쇄할 수 있었던 영향"고 분석했다.

우리금융은 전체적인 비은행 자회사 인수 계획에는 변동이 없다고 강조한다. 우리금융 관계자는 "증권사와 보험사 인수를 우선적으로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성욱 우리금융 재무 부문 부사장(CFO)은 상반기 실적발표 컨퍼런스 콜에서 "증권업권의 경우 아직 적정한 매물은 없는 상황"이라며 "장기적인 관점으로 우량 매물을 물색함과 동시에 증권업권에 진출할 방안을 다각적으로 검토할 계획"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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