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대 금융그룹 상반기 톺아보기]③ 함영주 회장의 남은 과제…'비은행 경쟁력 강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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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대 금융그룹 상반기 톺아보기]③ 함영주 회장의 남은 과제…'비은행 경쟁력 강화'
  • 박대웅 기자
  • 승인 2023.08.14 15:0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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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은행, 영업·건전성 모두 '톱'
비은행 계열사 모두 순이익 하락세
비은행 경쟁력 강화 최대 과제로

 

하나은행이 영업과 건전성 모두에서 4대 시중은행 중 우위를 점했다. 사진=연합뉴스

 

4대 금융그룹의 올해 상반기 경영실적이 나왔다. KB국민·신한·하나·우리금융그룹 등 4대 금융그룹은 올 상반기 9조원(9조1824억원)이 넘는 당기순이익을 거뒀다. 하지만 희미는 갈렸다. 비은행 계열사 실적, 충당금 적립 등이 변수로 작용했다. 동시에 각 지주사의 하반기 과제도 뚜렷하게 나타났다. 특히 4대 금융지주는 상반기 4조원(3조9242억원)에 육박하는 충당금을 적립하는 동시에 반기 사상 최대 수준인 순이익도 달성했다. 4대 금융지주는 올 상반기 손실흡수능력과 이익창출 두 마리 토끼사냥에 성공했다고 봐도 무방하다. 하지만 모두가 미소 짓는 건 아니다. 그 이면을 살펴봤다. -편집자 주-

[오피니언뉴스=박대웅 기자] 하나금융그룹이 올 상반기 사상 최대 실적을 거뒀다. 하지만 마냥 기뻐하기는 이르다. 비은행 계열사의 부진한 성적표가 진한 아쉬움을 남긴다. 하나금융지주는 상반기 순이익 2조209억원을 내며 반기 기준 사상 최대 실적을 썼다. 

영업·건전성 모두 '톱'…영업실적 신한은행 추월

하나은행의 올해 상반기 당기순익은 1조8390억원으로 1년 전 같은 기간과 비교해 34% 급증했다. 특히 신한은행(1조6805억원)을 약 1600억원 규모로 제치고 시중은행 순익 2위 자리에 올랐다. 신한은행은 올 상반기 순익이 작년 동기 대비 2.5% 줄었다. 하나은행의 순익은 신한은행을 넘어 1위인 KB국민은행(1조8585억원)을 바짝 추격하는 형국이다.

하나은행이 올해는 확실히 2위 은행으로서 자리매김을 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가능성이 큰 이유는 영업성적마저 우위에 섰기 때문이다. 상반기 하나은행이 거둔 경비차감 전 영업이익(이자이익+비이자이이익)은 4조5472억원으로 신한은행(4조5389억원)보다 약 100억원 정도 더 많았다. 순수 영업실적에서 신한은행보다 앞선 건 이번이 처음이다.

'비이자이익'에서 하나은행이 신한은행을 앞서며 더 좋은 영업실적을 거뒀다. 상반기 하나은행의 비이자이익은 5740억원으로 신한은행(4200억원)보다 약 1500억원 더 거뒀다. 특히 자산관리(WM) 부문에서 신한은행을 꺾은 점은 부분에 이목이쏠린다. 

하나은행의 올 상반기 WM수수료이익(신탁+방카+펀드판매)은 1700억원으로 1316억원을 벌어들인 신한보다 약 400억원 더 많았다. 하나은행이 WM 사업에서 신한은행보다 더 많은 수익을 거둔 적은 없다. 사모펀드 사태가 터지기 전인 지난 2018년에도 하나은행의 WM수수료이익은 3576억원으로 신한은행(4249억원)보다 700억원 적었다. 1위에 오른 지난해도 하나은행의 WM 실적은 신한에 밀린 바 있다. 

리스크 관리에서도 하나은행이 더 앞섰다. 하나은행이 올해 상반기 동안 인식한 대손충당금은 3245억원으로 신한(4636억원)보다 약 1400억원 더 적게 인식했다. 지난해 하나은행이 신한은행보다 실적이 앞섰던 이유 중 하나도 충당금이 작았기 때문이다. 대손충당금은 은행이 내준 대출자산 가운데 원리금을 받지 못할 것으로 예상되는 부분을 미리 인식해 비용으로 처리하는 항목을 말한다. 

하나은행이 올해도 충당금을 적게 인식할 수 있었던 건 부실채권 규모가 신한은행보다 더 적었기 때문이다. 하나은행의 대출채권 중 부실등급 채권(고정이하여신)은 6910억원으로 신한은행(8740억원)보다 적었다. 그 결과 하나은행은 충당금을 적게 인식했음에도 불구하고 손실흡수력은 오히려 더 올라 신한과의 격차를 벌렸다. 하나은행의 부실채권 대비 대손충당금 비율(NPL커버리지)는 243.76%로 신한은행(206%)보다 35%포인트 더 높았다. 작년 말에는 두 은행의 격차가 18%포인트였다. 

하나은행 관계자는 "은행의 이자이익이 줄어든 상화에서도 신탁·퇴직연금·방카슈랑스를 포함한 자산관리 수수료의 증가로 좋은 실적을 거둘 수 있었다"라며 "올해 나머지 기간에도 수익성·건전성 모두를 챙기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하나카드 등 하나금융그룹 비은행 계열사의 순이익이 모두 뒷걸음질했다. 사진=연합뉴스

부진한 비은행 계열사

상반기 하나은행을 제외한 계열사의 순이익 합계는 1819억원으로 전체 순이익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9.0%에 불과하다. 분기 기준으로 보면 비은행 계열사 순이익 비중은 1분기 11.9%, 2분기 5.4% 등이다. 하나금융지주가 집계한 비은행 부분 기여도 역시 상빈가 14.4%로 2016년 이후 가장 낮다. 비은행 부문 기여도는 2016년 20%, 2017년 16.7%, 2018년 18.8%, 2019년 21.2%, 2020년 31%, 2021년 32.9%로 계속 상승하다 지난해 18.9%로 낮아진 뒤 올 상반기 14.4%로 내려 앉았다. 

비은행 계열사는 상반기 모두 순이익에서 뒷걸음질했다. 

'맏형'격인 하나증권은 해 상반기 영업이익 637억9500만원으로 전년동기 대비 54.60% 감소했다. 당기순이익 역시 같은 기간 345억2000만원으로 75.05% 줄었고, 매출액 또한 13.27% 감소하며 6조8617억6700만원을 기록했다. 

하나증권 관계자는 "올해 2분기 기업금융(IB) 자산 등과 관련해 충당금이 증가했다"며 "다양한 신규 서비스와 신상품 출시를 통해 손님 기반을 확대하고, 영업 체질 개선으로 시장안정화에 따른 수익 건전성을 확보하겠다"고 말했다.

하나캐피탈은 상반기 1211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했다. 이는 지난해 동기(1631억원) 대비 25.8% 감소한 수치다. 2분기만 놓고보면 순이익은 지난해(719억원) 대비 22.8% 줄어든 555억원을 기록했다. 

문제는 건전성과 자본비율 관리다. 2분기 말 기준 하나캐피탈의 조정자기자본비율은 12.6%로 전분기(12.65%) 대비 0.05%포인트 하락했다. 지난해 2분기(13.68%) 이후 매 분기 하락세를 지속하고 있다. 레버리지배율 역시 마찬가지다. 2분기말 기준 레버리지배율은 8.3배로 전분기(8.25배) 대비 소폭 상승했다. 레버리지배율은 지난해 1분기말(7.77배) 이후 지속 상승 중이다. 조정자기자본비율과 레버리지배율 모두 금융당국의 규제 기준(7%, 9배)에는 여유가 있지만 다른 금융지주계열 캐피탈사 중에서는 최하위권에 해당한다. 상대적으로 손실 흡수 능력이 떨어진다는 것을 의미한다.

건전성 지표 역시 악화 흐름을 보이고 있다. 하나캐피탈의 고정이하여신비율은 1분기말 0.88%에서 2분기말 1.04%로 0.16%포인트 상승했다. 연체율도 1.11%에서 1.25%로 0.14%포인트 높아졌다. 둘 모두 지난해 1분기말 이후로 지속 상승하는 중이다. 지난해 1분기말 고정이하여신비율은 0.42%, 연체율은 0.44%를 기록했다.

하나캐피탈은 자본비율 개선을 위해 하나금융지주 측과 증자 방안에 대해 지속 협의 중이다. 증자를 실시하는 방향으로 결정은 됐으나 아직 그 규모와 시기가 정해지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하나카드 또한 지난해 기준금리 인상으로 조달비용 부담이 커진 영향으로 좋지 못한 흐름을 보였다. 하나카드의 2분기 일반영업이익은 4060억 원, 영업이익은 951억 원으로 집계됐다.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17% 감소했지만, 전 분기와 비교하면 191% 늘었다. 수수료 수익은 88억 원, 대손충당금은 860억 원으로 그룹에서 두 번째로 많이 적립했다.

하나캐피탈의 올 상반기 당기순이익은 1211억 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5.8% 줄었다. 2분기 당기순이익이 656억 원을 기록하면서 1분기에 비해 15.4% 감소해 실적에 악영향을 미쳤다.

이외에도 하나저축은행(-81.7%), 하나생명(-24.9%) 등도 상반기 순이익이 감소했다. 하나자산신탁은 지난해 상반기보다 6.0% 감소한 순이익 471억 원을 올렸다. 

함영주 하나금융그룹 회장이 비은행 경쟁력 강화라는 숙제를 안게 됐다. 사진=연합뉴스

함영주 회장, 비은행 강화 숙제는 여전

상반기 실적을 분석한 결과 함영주 하나금융그룹 회장의 숙원 사업인 비은행 강화 드라이브는 더욱 탄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사실상 국내 선두 그룹인 KB금융지주, 신한금융지주와 어깨를 나란히 하는 수준까지 올라서야 하는데 비은행 부문에서 실적 격차가 벌어지고 있다. 함 회장은 줄곧 '아시아금융그룹' 도약이라는 목표를 제시하며 비은행 부문 강화에 목소리를 내왔다.

함 회장은 올해 초 신년사에서도 "보험·카드·자산운용 등 비은행 부문 M&A를 포함한 모빌리티·헬스케·가상자산 등 비금융 부문에서 적극적인 제휴와 투자를 통해 새로운 영역을 확대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하나금융은 다른 금융지주사 대비 은행 의존도가 높아 비은행 사업 확대가 절실한 상황이다. 지난해 기준 하나금융 전체 실적 가운데 은행 비중은 87.4%다. 이 기간 KB금융지주(67.9%), 신한금융지주(65.6%)와 비교하면 높은 수준이다.
 
하나금융 관계자는 "함영주 회장은 초대 통합 하나은행장 취임 이후 2016년 3월부터 하나금융그룹 부회장을 겸직하면서 관계사 시너지 창출과 그룹 중장기 성장전략 수립 및 실행을 맡아왔다"며 "비은행 사업 부문 M&A 및 그룹 내 관계사간 기업금융 협업 강화를 통해 비은행 사업포트폴리오를 재편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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