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이나브리프] 구직시장만큼 어려운 중국의 혼인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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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이나브리프] 구직시장만큼 어려운 중국의 혼인시장
  • 항저우=박진영 통신원
  • 승인 2023.08.15 1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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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저우=박진영 통신원] 중국의 2022년 혼인신고자 수는 682만3000쌍을 기록했다. 지난 1986년 발표를 시작한 이후 36년만에  최저치를 기록한데다 2013년 이후 9년 연속 하락 중이다. 

혼인신고 감소는 도시 지역 뿐 아니라 전국적인 현상이다. 혼인신고 수가 가장 많은 허난(河南)성의 경우 2022년 48만9200쌍으로 2021년에 비해 10만 쌍 이상 줄었다. 

중국 정부의 혼인신고 절차 개혁으로 다른 지역 사람과 결혼하는 것이 더욱 편리해졌는데도 결혼 관념에 대한 변화, 고가의 예물, 결혼식 피로연 비용 등 경제적 이유로 결혼 기피 현상이 확산하는 추세다. 

이런 반증으로 2018년 인구조사에서 1980~1984년 남성의 미혼 동거율은 30.33%, 여성은 26.79%, 출생 코호트 1985~1989년 남성의 미혼 동거율은 37.99%, 여성은 33.13%를 기록하며 젊은 세대에서 동거율이 더욱 높게 나타났다.

중국 전통 가족 통념상의 이유로 가정을 꾸리기 위해 자신의 스펙을 적은 서류를 내걸어 직접 결혼할 대상을 찾거나 부모가 대신하여 결혼 대상자를 찾는 일도 빈번하다.

허난성과 같이 전통적인 관념의 영향이 강한 지역 및 2선, 3선 도시뿐 아니라 항저우(杭州)와 같은 1선 도시 및 상하이(上海) 등 경제, 문화적으로 발전한 지역에서도 이런 장면을 직접 목격할 수 있다.

상하이 인민광장 중매 현장 사진=박진영 통신원

이런 결혼 감소 추세가 결혼 시장의 규모의 축소를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온라인 시장조사 닷컴이 발표한 2023~2029 중국 웨딩드레스 산업 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중국 웨딩드레스 산업 시장 규모는 지난 10년 동안 꾸준히 성장하여 2019년 연간 매출은 1,500억 위안으로 전년 대비 약 4% 증가했다. 2020년 중국 웨딩드레스 산업 시장 규모는 1,550억 위안으로 전년 대비 약 3% 증가할 것으로 예상했다.

시장 규모의 성장과 함께 새로운 트렌드로 유럽식 웨딩드레스와 양복을 입는 결혼식이 아닌 애국열풍에 따라 중국식 혼례복과 중국전통 결혼식이 유행하고 있다.

중국식 결혼식장 사진=바이두 캡처

결혼 관련 업체인 지아요우시쉴(家有喜事)에 따르면 유럽식 결혼은 평균 3만~5만 위안의 비용을 필요한 것과 달리 중국식 결혼 비용은 두 배 이상인 7만 위안 이상의 비용이 필요하다고 전했다.

결혼하려는 사람은 줄고 결혼을 위한 비용 및 산업은 발전하면서 오늘날 중국에서 결혼이란 결혼을 할 수 있는 사람의 전유물로 바뀌는 모습이다. 
 

●박진영 통신원은 중국 저장대학교에서 사회학을 공부하고 있다. 중국 최대 교민 신문사인 상하이저널과 광동일보에도 기사를 송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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