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종찬 칼럼] 김은경과 김현숙에 발목 잡힌 민주당과 잼버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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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종찬 칼럼] 김은경과 김현숙에 발목 잡힌 민주당과 잼버리
  • 배종찬 인사이트케이 연구소장
  • 승인 2023.08.14 13: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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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종찬 인사이트케이 연구소장] 더불어민주당 혁신위원회가 마무리됐다. 그렇지만 정작 더불어민주당에 남은 혁신위의 쇄신 열기는 다 가라앉아 흔적조차 찾아보기 힘든 실정이다.

한국갤럽이 자체적으로 지난 8~10일 실시한 조사(전국1001명 가상번호무선전화면접조사 표본오차95%신뢰수준±3.1%P 응답률14.3% 자세한 사항은 조사 기관이나 중앙선거여론조사 심의위원회 홈페이지에서 확인 가능)에서 ‘윤석열 대통령이 대통령으로서 직무를 잘 수행하고 있는지, 잘못 수행하고 있는지’ 물어보았다.

잘하고 있다는 긍정 평가는 35%로 한주 전 조사보다 2%포인트 더 올라갔다. ‘어느 정당을 지지하는지’ 정당 지지율도 살펴보았다. 국민의힘은 직전 조사보다 4%포인트 올라간 36%로 나왔고 더불어민주당은 1%포인트 내려간 30%로 나타났다. 

정당 지지율 탓인지 선거는 구도라고 하는데 내년 총선에 대한 구도 역시 국민의힘과 더불어민주당으로 정당 이름을 콕 집어 물어보면 민주당이 더 큰 위기에 봉착하고 있음을 확인하게 된다.

연합뉴스가 연합뉴스TV와 함께 메트릭스에 의뢰해서 지난 5~6일 실시한 조사(전국1000명 가상번호무선전화면접조사 표본오차95%신뢰수준±3.1%P 응답률14.5% 자세한 사항은 조사 기관의 홈페이지나 중앙선거여론조사 심의위원회 홈페이지에서 확인 가능)에서 ‘내일이 국회의원 선거일이라면 어느 정당 소속의 후보에게 투표할 것 같은지’ 물어봤다.

국민의힘 31.3%, 더불어민주당 27.4%로 나타났다. 일반적으로 총선을 정권의 평가인지 아니면 정권에 대한 지원인지를 물어볼 경우 정권의 평가 또는 심판으로 보는 여론이 높지만 특정 당을 보기로 물어보는 경우는 다른 반응으로 나오고 있다.

지난 4일 2023 새만금 세계스카우트잼버리가 열리는 전북 부안군 잼버리 야영장 내에 쓰레기와 재활용품이 가득차 있다. 사진=연합뉴스
지난 4일 2023 새만금 세계스카우트잼버리가 열리는 전북 부안군 잼버리 야영장 내에 쓰레기와 재활용품이 가득차 있다. 사진=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은 위기 국면에서 외연 확대를 위해 우여곡절 끝에 김은경 혁신위원장을 영입했지만 결과는 대실패로 끝나고 말았다. 수도권, 중도층, 무당층, 2030MZ세대 민심을 품어내기는커녕 노인 폄하 발언과 물의를 일으키는 발언의 연속으로 혁신의 공감대 형성마저 말짱 도루묵이 되고 말았다. 정부와 여당이 특별히 민심을 흡수할 만한 계기가 없음에도 불구하고 별로 큰 타격이 없는 반면 오히려 더불어민주당이 지지율이 뒷걸음 치고 있다는 현실은 문제가 내부에 있음이 분명해진다.

책임을 져야 할 사람은 또 있다. 새만금 잼버리 대회를 총괄 운영한 김현숙 여성가족부 장관이다. 잼버리 대회는 파행에 파행을 거듭하며 간신히 끝이 났다. 지난 91년 강원도 고성에서 개최했었던 잼버리는 진 세계인들로부터 엄지척 평가를 받은데 비해 이번 잼버리는 시작부터 삐거덕 거렸다. 30도를 훨씬 웃도는 폭염과 간척지 특성상 전혀 배수가 되지 않아 물바닥에 텐트를 쳐야 하는 고충, 어찌된 영문인지 모르지만 지저분한 화장실과 남녀 구분조차 잘 되지 않는 샤워실 등 기본적인 인프라 자체가 엉망인 대회로 평가를 받고 있다.

잼버리 행사가 진행된 새만금 간척지 내 스카우트 대원들의 야영 장소에 대한 열악한 환경은 벌써 지난해부터 여러 차례 지적이 있었지만 잼버리 조직위는 제대로 챙기지 못했다.

한번 물리면 종아리가 벌겋게 부어오르는 화상 벌레에 대한 대비 조차 없었고 8월 2일 윤석열 대통령이 참석하는 개영식부터 온열 질환자가 넘쳐 났지만 의료진은 8년 전 일본 야마구치현에서 열렸던 잼버리에 투입된 의료진 숫자에 비하면 절반에도 미치지 못했다.

대회 파행의 첫 번째 원인은 ‘리더십의 부재’다. 전 세계에서 4만 명이 넘는 스카우트 대원들이 참석하는 국제 행사라면 챙겨야 할 체크리스트를 꼼꼼하게 챙기는 리더가 있어야 했는데 없었다. 그저 서류로만 확인하고 모든 것이 잘 준비되어 있다는 최면에 걸려 있었다.

두 번째는 ‘총체적인 비리 의혹’이다. 일본 야마구치현 잼버리보다 세 배가 많은 예산이 투입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새만금 행사장의 환경은 열악했다. 야마구치현 잼버리는 냉방 시설이 장착된 초대형 에어돔과 수 많은 초대형 그늘막이 있었고 간척지 특성상 물이 올라올 수 있었기 때문에 흙을 더 두껍게 깔아두는 기본 처방을 했다.

새만금 잼버리는 조직위 전체가 손 놓고 있었던 무방비 행사였다. 누구에게 잼버리 스카우트 대회 파행의 책임이 있는 걸까. 명확해 보인다.

●연세대 정치외교학과를 졸업하고 서울대 국제대학원에서 석사 학위를 받았다. 고려대 행정학과 박사과정을 수료했다. 주된 관심은 대통령 지지율과 국정 리더십이다. 한국교육개발원·국가경영전략연구원·한길리서치에서 근무하고 리서치앤리서치 본부장을 거친 여론조사 전문가다. 현재 인사이트케이 연구소장을 맡아 리서치뿐 아니라 빅데이터·유튜브까지 업무영역을 확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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