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빌리티 세상읽기]㊺ '폭염·홍수' 기후이변에 대처하는 자동차 기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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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빌리티 세상읽기]㊺ '폭염·홍수' 기후이변에 대처하는 자동차 기술
  • 박대웅 기자
  • 승인 2022.07.31 1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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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체 온실가스 배출량 중 약 14%가 '수송'
내연기관차에서 전기·수소·태양광으로 다변화
탄소중립연료·바이오에탄올 등 친환경 연료 전환 가속
탄소를 배출 중인 차량 모습. 사진=연합뉴스
탄소를 배출 중인 차량 모습. 사진=연합뉴스

불과 40년전 노트북은 공상과학 영화의 소품 정도였다. 20년전 스마트폰은 먼 미래의 상징일 뿐이었다. 이제 인류는 스마트폰과 노트북에 버금가는 이동 수단의 혁명을 준비하고 있다. 이르면 10년 후 늦어도 20년후 세상을 또 한번 바꿔 놓을 ‘모빌리티’. 아직도 모빌리티에 대한 개념은 모호하다. 모빌리티는 인류가 육·해·공을 통해 이동할 수 있는 모든 수단을 의미한다. 자동차에만 국한되지도 않는다. 모빌리티를 준비하는 글로벌 자동차·IT업계 동향을 연재한다. [편집자 주]

[오피니언뉴스=박대웅 기자] 우리 돈으로 약 1경원을 운용하는 세계 최대 자산운용사 블랙록의 경고가 현실화되고 있다. 블랙록은 2020년 석탄 생산 기업 등 기후위기 고위험 기업에 투자하지 않겠다는 '스튜어드십 코드'(기관투자자의 의결권 행사 지침)을 선언했다. 전 세계 다양한 영역에서 이른바 '돈 줄'을 쥐고 있는 블랙록이 기후변화 위험을 전면에 나서 경고하면서 글로벌 기업들은 기후변화에 적극적으로 대응하고 있다. 

자동차 업계도 예외는 아니다. 대표적으로 세계 최고 부자가 된 테슬라의 일론 머스크 최고경영자(CEO)는 기후위기 시대 속 해결책으로 전기차 대량 생산에 성공하며 종전 세계 최대 자동차 회사인 도요타의 시가총액을 가뿐히 넘어서며 세계 최고 자동차 기업이 됐다.

자동차 업계는 기후변화로 인한 피해가 단기적인 경제적 부담보다 훨씬 더 크다고 보고 인류와 지구가 공존할 수 있는 방향으로 생존 비즈니스를 모색하고 있다.

지난해 말레이시아에 쏟아진 대홍수로 물에 잠겨버린 차량 모습. 사진=연합뉴스
지난해 말레이시아에 쏟아진 대홍수로 물에 잠겨버린 차량 모습. 사진=연합뉴스

전체 온실가스 13.5% 차지하는 모빌리티

가솔린과 디젤 등 화석연료를 사용하는 내연기관 차량은 1km를 달리는 동안 적게는 100g에서 많게는 200g의 온실가스를 배출한다. 환경부 온실가스종합정보센터의 지난해 발표를 기준으로 보면 지난해 국내에서 배출한 것으로 잠정 집계된 온실가스량은 6억7960만톤이다. 이중 약 87%인 5억9060만톤이 에너지에서 나왔다.

구체적으로 보면 온실가스는 석탄과 석유 및 가스와 같은 화석에너지가 철강이나 시멘트, 석유화학 등 산업체에서 배출될 때 가장 많이 공기중으로 퍼져나갔다. 그 뒤를 약 14%의 비중으로 수송 수단의 연료가 차지했다. 미국과 유럽의 경우 약 30%까지 커진다. 

전 세계 주요국은 자동차 등 수송부문의 온실가스 배출량 감축에 주목하고 있다. 전기차와 수소연료전지차 등으로 대변되는 친환경차 보급에 각국 정부는 적극적으로 임하고 있다. 실제로 주요국은 기후변화 대응을 목적으로 순수 내연기관차 퇴출을 연이어 선언하고 있다.

영국은 2030년부터 내연기관차 신차 판매 중단을 검토하고 있다. 프랑스도 2040년부터 내연기관차의 신파 판매를 금지했으며 중국도 2035년부터 내연기관차 생산과 판매를 모두 중단한다. 일본도 2030년대 중반까지 내연기관차를 시장에서 퇴출한다. 

세계 최초의 대량생산이 가능한 보급형 태양광차 '시온' 모습. 사진=소노모터스 홈페이지
세계 최초의 대량생산이 가능한 보급형 태양광차 '시온' 모습. 사진=소노모터스 홈페이지

내연기관에서 전기·수소·태양광 전환

기후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전 세계 자동차 업계는 발빠르게 대응하고 있다. 전체 매출 중 90%가량이 내연기관차에서 나오는 GM은 2035년까지 가솔린 및 디젤 엔진 자동차의 생산 및 판매를 중단하기로 했다. 독일 다임러그룹과 폴크스바겐그룹도 2030년까지 전기차 라인업을 확대하고 내연기관차와 이별을 준비하고 있다. 한국의 현대차그룹 역시 2030년까지 국내 전기차 생태계를 고도화하고 글로벌 미래 자동차산업 혁신을 선도하는 허브 역할을 강화한다고 밝혔다. 

탄소를 줄이기 위한 친환경차의 핵심은 동력원인 화석연료를 전기로 바꾸는 전동화다. 내연기관차는 가솔린, 디젤 등 화석연료를 엔진 안에 분사한 뒤 발화·폭발시켜 발생하는 에너지를 이용해 차량을 움직인다.

반면 전기차(BEV)는 배터리와 모터를 장착해 배터리에 저장된 전기로 모터를 구동해 자동차를 움직인다. 배터리에 저장된 전기는 충전을 통해 보충한다. 차체가 더 무겁고 배터리 충전 시간이 더 오래 걸리며 1회 충전 시 주행거리가 짧다는 기술적 문제는 여전하지만 이런 한계는 빠른 기술개발로 그 격차가 줄어가고 있다. 전기차 수요는 2019년 이후 연평균 20%씩 증가해 2030년에는 전체 자동차 시장에서 점유율 30%를 넘어설 것으로 전망된다.

수소연료전지를 장착한 수소전기차(FCEV)도 주목받고 있다. 공기 중 산소와 연료탱크의 수소가 연료전지 안에서 화학반응하면 전기와 물이 생성된다. 이렇게 만들어진 전기로 모터를 돌려 자동차를 움직이는 수소전기차는 탄소 대신 물을 배출하며 가장 환경 친화적인 친환경차 중 하나로 꼽힌다. 수소연료전지차는 연료탱크에 수소를 충전하면 되기 때문에 전기차와 비교해 충전시간이 짧으며 연료충전 방식으로 주행거리도 상대적으로 전기차보다 길다.

무궁한 에너지원으로 꼽히는 태양광을 활용한 태양광 자동차도 가까운 미래에 현실화될 것으로 보인다. 독일 스타트업 소노모터스는 세계 최초로 대량생산 보급형 태양광 자동차의 생산 버전을 처음으로 공개했다.

핀란드에서 제작 예정인 '시온' 전기차는 태양광 패널을 이용해 일주일에 245km까지 주행할 수 있다. 총 456개의 태양광 하프셀이 앞 범퍼와 뒤 범퍼를 제외한 시온의 차체 패널 전체에 장착돼 54kWh 배터리팩을 충전한다. 1회 충전 305km 주행거리를 목표로 하고 있으며, 태양광 패널로는 일주일에 245km의 추가 주행거리를 확보할 수 있다.

태양광 충전이 여의치 않은 날씨에도 대비한다. 3.7kW 타입2 AC차져는 집이나 사무실 콘센트를 이용해 5시간이면 충전할 수 있다. DC 급속충전기를 사용해 74kW까지 충전이 가능하고, 배터리를 35분 내에 80%까지 충전할 수 있다. 120kW/270Nm 전기모터는 최고속도 140km/h로 달릴 수 있다. 가격은 약 4000만 원(약 2990유로)부터 시작한다. 이는 유럽 기준 테슬라의 모델3 엔트리급보다 대략 2642만원(약 2000유로) 저렴하다.  

이 밖에도 자율주행도 온실가스 배출을 줄일 수 있는 기술이다. 인공지능(AI) 등을 활용하는 자율주행차는 주행 과정에서 오염물질 배출도 최소화할 수 있다. 자율주행으로 자동차의 개념이 종전 소유에서 공유로 바뀌면 자동차 산업 전반의 저탄소 구조 변화가 가속화할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전망이다. 

내연기관 차량도 친환경차로 바꿀 수 있는 'e-퓨얼' 연구가 각광 받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내연기관 차량도 친환경차로 바꿀 수 있는 'e-퓨얼' 연구가 각광 받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내연기관차도 친환경차로…탄소중립연료 

자동차의 온실가스 배출을 감축하기 위한 신기술로 탄소중립연료(e-fuel)도 각광을 받고 있다. e-fuel은 전기분해로 얻은 수소에 이산화탄소, 질소 등을 합성해 생산한 연료를 말한다. 탄소포집·사용·저장(CCUS)기술로 포집한 탄소를 메탄 생산에 활용할 수 있다. 이렇게 만든 메탄을 활용해 연료용 에탄올을 만드는 것이 현재 목표다. 궁극적으로 가솔린과 디젤과 같은 물성을 갖는 e-가솔린, e-디젤이 개발되면 기존 내연기관차를 이용하면서도 탄소중립을 달성할 수 있다.

바이오에탄올도 탄소저감 효과를 거둘 수 있는 탄소중립연료다. 지구환경 분야 국제저널인 ERL(Environmental Research Letter)과 미국 국립아르곤연구소는 '옥수수 에탄올이 휘발유에 비해 평균 46% 이상 탄소 배출을 줄인다'는 결과를 발표한 바 있다.

스테판 뮬러 일리노이주립대(UIC) 박사는 지난해 9월 한국에서 열린 ‘기후위기시대와 바이오연료’ 심포지엄에서 “우리나라가 휘발유에 10%의 바이오에탄올만 섞어도 연간 310만톤의 탄소 배출을 수송 부문에서 줄일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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