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빌리티 세상읽기]㊼ 카메라만 고집하는 테슬라의 자율주행, 머스크의 자충수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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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빌리티 세상읽기]㊼ 카메라만 고집하는 테슬라의 자율주행, 머스크의 자충수될까
  • 박대웅 기자
  • 승인 2022.08.14 08:58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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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슬라 FSD, 어린이 마네킹 인식 못해 충돌
테슬라 안전성 도마…"FSD 안전하지 않아"
현대차 "센서 퓨전이 더 안전하다"
테슬라 차량의 자율주행 관련 사고가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카메라만을 고집하는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의 전략이 어떤 결과를 맺을지 주목 된다. 사진=연합뉴스 

불과 40년전 노트북은 공상과학 영화의 소품 정도였다. 20년전 스마트폰은 먼 미래의 상징일 뿐이었다. 이제 인류는 스마트폰과 노트북에 버금가는 이동 수단의 혁명을 준비하고 있다. 이르면 10년 후 늦어도 20년후 세상을 또 한번 바꿔 놓을 ‘모빌리티’. 아직도 모빌리티에 대한 개념은 모호하다. 모빌리티는 인류가 육·해·공을 통해 이동할 수 있는 모든 수단을 의미한다. 자동차에만 국한되지도 않는다. 모빌리티를 준비하는 글로벌 자동차·IT업계 동향을 연재한다. [편집자 주]

[오피니언뉴스=박대웅 기자] 글로벌 1위 전기차 기업 테슬라의 '완전 자율주행(FSD, FUll Self Driving)' 시스템이 어린이 보행자를 제대로 감지하지 못한다는 시험 결과가 나왔다.

최근 컴퓨터 소프트웨어의 안전성을 추구하는 미국 민간단체 '돈 프로젝트(The Dawn Project)'는 FSD 소프트웨어를 최신판으로 업그레이드한 테슬라 차량이 평균 시속 40km의 속도로 달리며 어린이 마네킹과 충돌하는 영상을 공개했다. 몇 차례 시험에서 해당 차량은 마네킹과 부딪히기 직전까지 방향을 바꾸거나 속도를 줄이지 않았다. 

댄 오다우드 던 프로젝트 대표는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는 자사의 자율주행 기술이 놀랍다고 하지만 치명적인 위협이 되고 있다"면서 "10만 명이 넘는 테슬라 운전자들이 이미 도로에서 FSD 기술을 사용하고 있어 어린이들을 위험에 빠뜨리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횡단보도에서 어린이 안전이 입증될 때까지 테슬라의 자율주행 기술을 금지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가디언 역시 "지난 6월부터 미국 도로교통안전국(NHTSA)이 테슬라 승용차 83만대에 대한 조사를 4개 모델 전부에 걸쳐 확대하고 있다"며 "테슬라의 안전성에 대한 의문이 계속 증가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테슬라의 오토파일럿 인식 모습. 사진=유튜브 캡처

8개 광학카메라로 자율주행한다는 테슬라

테슬라는 자율주행 시스템을 광학 카메라만으로 구성한다는 목표를 밝히고 있다. 자동차 업계에선 야간이나 악천후 등 다양한 주행 환경에서 대응이 가능한지 우려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테슬라는 지난해 5월부터 모델3와 모델Y의 자율주행 시스템을 레이더가 없는 8개의 카메라만으로 구성하고 있다. 카메라에 찍힌 영상은 컴퓨터 네트워크를 통해 전송돼 차량 주변 상황을 인식하고 분석한다. 

현재 대부분의 자율주행 시스템 개발 업체는 카메라와 레이더 그리고 빛(Light)와 레이더의 합성어인 라이다(LiDAR)를 서로 통합해 기술 개발에 나서고 있다. 라이다는 레이저를 활용해 물체의 형상이나 물체까지의 거리를 측정하는 광센서 기술로 레이더에 비해 정확한 정보를 전달하지만 비용이 비싸다. 테슬라는 채용하지 않고 있다. 

하지만 테슬라만은 다른 행보다. 테슬라는 레이더 시스템의 오작동 문제를 지적하고 있다. 차량이 육고와 같은 교차지점이나 다리를 지날 때 갑자기 정차하는 '팬텀 브레이킹' 현상이 발생한다며 레이더의 정확성에 의문을 제시한다. 일론 머스크는 카메라만으로 구성된 자율주행 시스템이 혼란을 일으킬 요소가 적은 만큼 레이더보다 안전하다고 강조한다. 

하지만 미국에서 발생한 자율주행 차량 관련 사고 중 70%가량이 테슬라와 관련된 것으로 나타나면서 안전성이 도마 위에 오르고 있다.

미국 도로교통안전국(NHTSA)가 지난달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7월부터 올해 5월까지 약 10개월 간 미국에서 발생한 ADAS가 장착된 차량이 연루된 교통사고는 모두 392건으로 이 중 70%에 달하는 273건이 테슬라의 자율주행 관련 사고다. 그 뒤를 혼다(90건), 스바루(10건), 포드(5건) 등이 이었다. 나머지 8개사는 5건을 밑돌았다. 주요 외신은 테슬라의 조사 표본이 상대적으로 많아 사고 빈도가 높은 것으로 보일 수 있다는 분석을 내놓기는 했지만 테슬라의 오토파일럿과 FSD의 안전성 논란은 여전히 현재진행형이다. 

테슬라의 자율주행 판매 전략을 두고 안전하지 않다는 지적이 이어지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도마 위에 오른 테슬라의 자율주행 판매 전략

테슬라의 자율주행 차량 판매 전략을 수정해야 한다는 지적이 이어지고 있다. 불완전한 상태의 자율주행 기능을 장착해 판매하고 운전자가 직접 제한적인 상황에서만 자율주행을 사용하게 하는 건 안전하지 않다는 이유다. 

저명한 미국의 소비자운동가인 랄프 네이더는 지난 11일(현지시각) 성명을 내고 테슬라의 FSD 베타 소프트웨어가 "자동차 업체가 수십 년 동안 한 것 중 가장 위험하고 무책임한 행동"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나아가 NHTSA가 리콜 권한을 사용해 모든 테슬라 차량에서 해당 기능을 제거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테슬라조차도 FSD에 대해서 최악의 상황에서 제대로 기능하지 않을 수 있다고 경고했다"며 "이처럼 오작동하는 소프트웨어를 우리 아이들이 학교에 걸어갈 때 사용하는 같은 길에서 금지시켜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우리는 규제당국에 목소리를 내 미국 시민들이 힘 있는 유명 기업과 CEO의 충돌시험용 마네킹으로 사용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테슬라는 지난해 말 기준 120만대 이상의 판매 차량에서 64억km가 넘는 데이터를 축적한 것으로 추정된다. 테슬라는 축적된 데이터로 자율주행 기능의 성능이 높아지면 소프트웨어 업데이트를 통해 자율주행 기능을 개방하거나 판매하는 방식의 전략을 펼치고 있다. 이런 전략으로 테슬라는 일찍부터 실제 주행 정보를 방대하게 수집했으며 제한된 환경에서 예측하기 어려운 수많은 예외적 상황에 대한 데이터를 얻었다. 한마디로 테슬라는 크라우딩소싱으로 수집한 방대한 데이터를 딥러닝 방식을 통해 자율주행기능을 개선하는데 활용해 왔다. 카메라만을 고집하는 머스크의 자신감 역시 이런 방대한 데이터 축적에 기반한다. 

머스크는 지난달 약 10만대의 차량에 자율주행 소프트웨어가 탑재돼 있다고 밝혔으며 최근 트위터를 통해 오는 20일 FSD의 10.69 버전 업데이트를 배포한다고 말했다. 

현대차그룹의 라이다 적용 방식 개념도. 사진제공=현대차

"센서 퓨전이 더 안전하다"

현대차그룹은 카메라만을 고집하는 테슬라와 달리 '센서 퓨전'을 통한 완전 자율주행차가 더 안전하다고 강조한다. 센서 퓨전은 카메라, 레이더, 라이다 등 각종 센서로부터 획득한 데이터를 통합해 차량 주변의 환경 정보를 보다 정확하게 파악하는 기술이다. 현대차는 올 4분기에 센서 퓨전 기반의 자율주행 레벨3 기술이 적용된 G90을 출시할 예정이다. 나아가 2025년에는 센서 퓨전 기술을 더욱 고도화해 운전자 개입이 필요 없는 레벨4 수준의 자율주행차를 상용화한다는 계획이다.

장성문 현대차그룹 연구개발본부 책임연구원은 지난해 열린 HMG 개발자 콘퍼런스에서 센서 퓨전 시스템에 대해 "라이다, 광각 카메라, 후측방 카메라에 센서 구성을 갖췄으며, 고속도로 자율주행을 위한 정밀 지도도 탑재돼 있다"면서 "전방 200m 좌·160m 후반 98m에 이르는 인식 범위를 커버할 수 있다"고 말했다. 

정 연구원의 설명을 종합하면 고속도로 자율주행 시스템은 전측방 레이더 및 전측방 라이더가 전방 영역을 커버하고, 전측방·후측방 레이더, 광각 카메라, 후측방 카메라가 측방 및 후방 영역을 인지한다. 후방은 마이크로폰으로 소리를 감지해 구급차처럼 긴급 차량에 대한 인지를 돕는 구조다.

원상복 현대차그룹 연구개발본부 책임연구원은 "일반적으로 자율주행에 사용되는 각각의 센서는 고유한 특성으로부터 기인한 장단점을 갖고 있어 자율주행 영역에서 센서 퓨전은 필수적으로 사용되고 있다"며 "테슬라는 카메라만을 고집하고 있지만, 카메라도 성능이 제각각인 만큼 이중 센서 간의 센서 퓨전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또 "현대차는 (자율주행차와 관련해) 레이더와 라이더를 추가로 활용을 해 보다 안전하고 보다 높은 성능을 구현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며 "현대차 외 다른 완성차 업체들도 각 센서 간의 장단점을 보완해 장점은 부각하고, 단점은 보완하는 그런 형태로 반드시 센서 퓨전을 하고 있을 거로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현대차는 완전 자율주행에 필요한 고정밀 영상인식을 위해 준비 중인 기술 개발 동향도 공유했다.

이혁재 현대차그룹 연구개발본부 책임연구원은 "현대차는 단안 카메라 기반의 영상인식 알고리즘도 개발, 단안 카메라는 거리 측정이 부정확한 단점이 있어 3D 오브젝트 디텍션 기술과 더불어 보다 정확한 거리 측정이 가능한 모노 카메라 뎁스 에스티메이션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며 "나아가 라이다를 학습에 직접적으로 사용하는 기법도 개발 중이고, 중복된 정보를 취하지 않기 위한 센서 퓨전 기술 개발에도 집중하고 있다"고 전했다. 아울러 "차량 자세에 따른 영상인식 오류도 최소화하기 위한 기술도 개발 중인데, 현대차 내부적으로 이를 AOC, VDC라 부른다"며 "또 과속방지턱, 고속도로 램프 등 다양한 차량 주행 패턴 분석 시 카메라 위치에 따라 다르게 나타나는 거리 오차 정보를 활용해 차량 자세 제어를 위한 오차 보정 기술도 개발 중"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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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극혐 2022-08-14 11:06:22
아따 현대 광고 디지네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