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마켓 점검]②반등세에 못끼는 가상화폐..곳곳에 '빨간불'만
상태바
[글로벌마켓 점검]②반등세에 못끼는 가상화폐..곳곳에 '빨간불'만
  • 김지은 기자
  • 승인 2021.07.21 15:47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경기둔화 우려 지나치다는 인식에 주식·상품시장 일제히 반등
가상화폐 악재인 규제 강화 가능성은 오히려 더 짙어져 추가 하락
전문가들 "2만5000달러 이하로 하락할 수도"
비트코인 가격이 20일(현지시간) 3만달러를 하회하는 등 하락세를 지속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비트코인 가격이 20일(현지시간) 3만달러를 하회하는 등 하락세를 지속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오피니언뉴스=김지은 기자] 비트코인 가격이 개당 3만달러 아래로 내려앉았다.

전세계에 코로나19 델타 변이 바이러스가 빠르게 확산되면서 글로벌 자산 시장이 지난 19일(이하 현지시간) 일제히 크게 휘청인 바 있다. 이후 20일 일제히 반발 매수세가 유입되면서 회복세를 보인 반면 비트코인 등 암호화폐 시장만은 예외적으로 더 낙폭을 키웠다.

20일 밤에는 3만달러 아래로 내려앉기도 했는데 비트코인 가격이 3만달러를 하회한 것은 지난달에 이어 올들어 두번째다. 

3만달러 밑돈 비트코인..."모든 신호에서 빨간 불 켜졌다"

코인데스크에 따르면, 21일 오후 1시(한국시간) 기준 비트코인 가격은 3만달러에서 등락을 거듭하고 있다. 지난 밤 비트코인 가격은 2만9500달러 수준에서 거래됐는데, 비트코인 가격이 3만달러 아래로 떨어진 것은 지난달 23일 이후 약 한달만이다.

주목할 점은 비트코인의 경우 여타 글로벌 자산 시장과는 달리 반발 매수세가 유입되지 않았다는 점이다.

미 다우지수의 경우 지난 19일 700포인트 넘게 빠진 후 20일에는 500포인트 가량 반등에 성공했고, 국제유가 역시 19일 7% 이상 급락한 후 20일 1%대 반등에 나선 바 있다.

이렇듯 대부분의 자산시장에서 급락세는 저가 매수 기회로 여겨지고 있지만, 유독 가상화폐 시장에서는 이같은 공식이 통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글로벌 주식 및 상품시장에 저가 매수세가 유입된 것은 델타 변이 바이러스로 인한 경기둔화 우려가 지나치다는 인식에서다. 백신접종이 가속화될 경우 경기회복세가 다시 이어질 수 있고, 각국 정부도 예전과 같이 강력한 방역규제에 나서지 않으면서 경기회복을 이어갈 수 있다는 기대감이 반발 매수세의 밑바탕에 깔려 있었던 것. 

하지만 전통적인 자산 시장에 비해 비교적 투기성이 짙은 비트코인 등 가상화폐 시장은 경기둔화 우려가 악재가 된 것이 아니라 전세계 각국의 가상화폐 규제 강화 가능성이 영향을 미친 것이다. 이는 점점 더 강해지는 추세인 만큼 반발 매수세가 유입될 이유가 없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공통적인 설명이다. 

실제로 지난 19일 재닛 옐런 재무장관은 연방준비제도(Fed, 연준), 미 증권거래위원회(SEC) 등 금융당국 관계자들과 대통령 직속 금융시장 실무그룹 회의를 열고 수개월 안에 스테이블 코인과 관련한 규제 방안을 마련하라고 지시했다.

스테이블 코인이란 달러·유로 등 국가 공인 통화와 가치가 연동하는 가상화폐로, 변동성이 큰 비트코인 등과는 다른 개념이다.

하지만 스테이블 코인에 대한 규제의 틀 마련을 촉구한 것은 비트코인 등 가상화폐 규제 강화 가능성을 더욱 높이는 부분으로 받아들여지면서 비트코인 가격 하락에 일조했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미국 최고의 금융 감독 기관들이 모인 것은 스테이블 코인 등 가상화폐의 잠재적 위험에 대한 정부 및 중앙은행의 우려가 높아지고 있음을 반영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규제 강화에 나선 것은 미국 뿐만이 아니다. 20일 유럽연합(EU)은 이날 돈세탁을 방지하기 위해 익명의 가상자산 지갑을 금지하고, 가상자산 송금을 규제하는 법안을 마련했다. 이 법안은 가상자산 송금을 처리하는 업체들이 송금자의 이름과 주소, 생년월일, 계좌번호는 물론, 받는 사람의 이름도 수집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이는 정부차원의 규제 움직임이 더욱 강화되고 있음을 보여주는 부분이기도 하다. 

세계 최대 규모의 가상화폐 거래소인 바이낸스에 대한 규제도 각국에서 시작되고 있다. 지난달 영국, 일본 금융당국에 이어 국내에서도 바이낸스에 대한 규제 발걸음을 서두르고 있는 상황이다. 

중국 당국의 가상화폐 거래 및 채굴에 대한 강도높은 규제 역시 가상화폐 시장에서는 빼놓을 수 없는 악재다.

가상화폐 벤처 캐피탈인 키네틱캐피탈의 제한 추 매니징 파트너는 "비트코인은 중국의 가상화폐에 대한 규제와, 급증하는 코로나19 델타 변이 바이러스로 인한 거시경제 둔화 가능성 등으로 하락세를 지속, 모든 신호에 빨간 불이 켜진 상태"라고 말했다.

"추가 하락 가능성에 더 무게....주류 시장 채택 여부가 관건"

가상화폐 시장에 대해 비교적 낙관적인 시각을 유지하는 전문가들도 단기적으로는 추가 하락 가능성에 좀 더 무게를 싣고 있다. 

비트코인 가격이 재차 상승세를 보이기 위한 모멘텀이 현 시점에서는 정체돼 있다는 것이 그 이유다. 

추 매니징 파트너는 "시장 모멘텀은 정체돼있다"며 "2만5000달러 이하의 추가적인 하락도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에드워드 모야 오안다 수석 애널리스트 역시 "비트코인은 현재 최고의 위험자산"이라며 "월가가 패닉 모드에 돌입할 경우 비트코인 시장에서도 강력한 매도 압력이 나타날 수 있다"고 언급했다. 

실제로 코인데스크에 따르면 최근 시카고상업거래소에서 비트코인의 선물과 현물간 가격 역전현상인 '백워데이션'이 발생했다. 백워데이션은 선물 가격이 현물 가격보다 낮게 형성되는 현상으로, 향후 비트코인에 대한 전망이 그다지 좋지 않음을 뜻하는 신호로도 해석된다. 

아르케인 리서치는 "선물 가격의 하락 추세는 투자자들의 두려움이 누적되고 있음을 보여준다"며 "기관 투자자들은 현재 매우 신중하고, 위험에서 벗어나려는 과정에 있는 듯 하다"고 언급했다. 

지난 4월 중순 사상 최고치인 6만5000달러까지 올랐던 비트코인은 이미 50% 넘게 빠진 상황. 지난 2018년과 2019년 하반기 50% 이상의 하락세를 보였던 당시에도 하락세가 수개월간 지속됐음을 감안하면, 이번 하락세 역시 당분간 이어질 수 있다는 의견이 나온다. 

디지털자산 투자회사인 투프라임의 최고투자책임자(CIO)인 나탄 콕스는 "단기적으로 비트코인이 3만달러 아래로 무너지면서 변동성이 상당히 커졌음을 의미하고 있다"며 "이같은 수준의 압박이 계속될 경우에는 하락세가 좀 더 이어질 수 있다"고 언급했다.

결국 장기적인 상승세를 위한 모멘텀은 기관 투자자들의 수용 여부에 달려있다는 의견도 나온다.  

모야 애널리스트는 "만일 비트코인 가격이 추세적인 상승세로 되돌아가기 위해서는 미국과 유럽 등 주류 시장의 채택에 달려있다"고 조언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0 / 40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