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마켓 점검] ③요동치는 상품가격, 어디로 흐르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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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마켓 점검] ③요동치는 상품가격, 어디로 흐르나?
  • 김지은 기자
  • 승인 2021.07.22 15:4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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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급 불확실성 해소됐지만 델타 변이로 수요 불확실성 더 높아져
전문가들 "추가 하락 가능하다 60달러선은 지지될 듯"
구리 등 상품시장은 수요 탄탄해 가격 지지될 듯
코로나19 델타 변이 바이러스가 빠르게 확산되면서 원유를 비롯한 원자재 시장의 변동성도 높아지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코로나19 델타 변이 바이러스가 빠르게 확산되면서 원유를 비롯한 원자재 시장의 변동성도 높아지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오피니언뉴스=김지은 기자] 코로나19 델타 변이 바이러스에 대한 우려가 확산되면서 글로벌 주식시장은 물론 상품시장까지 일제히 요동을 치고 있다.

한 때 경제 정상화에 따른 수요 회복 기대감으로 배럴당 100달러 전망에 무게가 실렸던 국제유가는 순식간에 배럴당 70달러 아래로 내려앉았다.

'수퍼사이클'이 도래했다는 기대감까지 등장했던 원자재 시장 역시 하락세를 보인 것은 마찬가지였다. 

이후 델타 변이 우려가 지나쳤다는 인식으로 주식시장은 일제히 낙폭을 회복했지만, 상품시장은 여전히 변동성이 큰 모습을 지속하고 있다. 

델타 변이 바이러스가 잠잠해지지 않는 한 수요가 약해질 수 있다는 우려가 여전히 남아있는 것이다.

"유가, 모든 것은 수요에 달렸다" 

지난 19일 서부텍사스산중질유는 장중 한 때 배럴당 65달러까지 내려앉았다. 이날 브렌트유는 배럴당 67달러까지 주저앉았다.

백신접종이 가속화되고 경기회복 기대감이 확산되면서 유가는 최근 수개월간 빠른 속도로 회복해왔다. 연초 이후 WTI와 브렌트유의 상승률은 나란히 45%에 달하는데, 이는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 지수의 연초 이후 상승률 16%를 크게 웃도는 것이다. 

멈추지 않는 상승세에 배럴당 100달러 돌파도 불가능한 이야기가 아닌 듯 했지만, 델타 변이라는 예상치 못한 수요 측면의 악재가발생하면서 유가 전망이 더욱 복잡해졌다. 

일단 사우디아라비아와 아랍에미리트(UAE)의 갈등으로 인한 공급 측면에서의 불확실성은 일단락된 듯 하다.

지난 18일 석유수출국기구(OPEC)와 러시아 등 비OPEC 회원국 협의체인 OPEC+ 회의에서 △2022년 4월까지였던 OPEC+의 감산 완화 계획을 2022년 말까지 연장했고 △2022년 5월부터는 UAE의 주장을 반영해 산유국들의 생산 기준량을 재설정하기로 합의하면서 갈등이 봉합된 바 있다. 

전문가들은 공급 측면에서의 불확실성이 해소된 만큼 수요가 유가의 향방을 결정지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는데, 델타 변이의 확산세를 예단하기가 쉽지 않은 만큼 전망 또한 어려워진 것이다. 

원유시장에서는 여전히 낙관론자와 비관론자의 전망이 팽팽하다. 

타리크 자히르 타이케 캐피털 어드바이저스 이사는 "모든 것은 앞으로의 수요에 달려있다"며 "델타 변이로 인해 호주와 아시아에서는 이미 문제가 발생했고, 미국에서도 델타 변이 확산세가 악화된다면 수요에는 큰 타격을 입힐 수 있다"고 우려했다. 

상품 전문 헤지펀드인 마샤르 캐피털 매니지먼트의 최고투자책임자(CIO)인 마르완 유네스는 "원유 가격이 급락하지는 않겠지만 추가적인 하락 가능성은 있다"며 "원유가격이 배럴당 60~65달러로 하락할 것"으로 예상했다. 

2020년과 같은 광범위한 록다운(폐쇄)로 이어질 가능성이 제한적이라 하더라도 아시아 지역에서 수요가 다소 주춤할 수 있고, 소비자들의 심리 악화로 해외여행 수요가 감소할 수 있는 점 등은 원유 수요 회복에 장애물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FX엠파이어 역시 "델타 변이 바이러스는 일회성 악재가 아닌 만큼 추가적인 매도 가능성에 매우 주의해야 한다"며 "델타 변이에 대한 관심은 당분간 이어질 것이고 델타 변이가 본격적으로 확산될 수 있는 만큼 시장은 앞으로도 긴장을 늦추지 않을 것"으로 예상했다. 

골드만삭스는 "최근 델타 변이의 확산으로 인해 하반기 수요 예상치를 하루 200만배럴이나 크게 낮출 정도로 잠재적인 영향은 여전히 불확실하다"며 "우리는 앞으로 몇주간 유가가 심하게 변동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그렇다 하더라도 배럴당 60달러 아래로 내려갈 것으로 예상하는 전문가들은 많지 않다. 델타 변이가 확산된다 하더라도 이것이 광범위한 록다운으로 이어질 가능성은 제한적이기 때문에 유가 역시 배럴당 60달러선에서 지지될 수 있다는 전망에 무게가 실린다는 것이다. 

오일프라이스닷컴은 "최근 러시아 통신사 타스가 전문가들을 대상으로 조사한 바에 따르면 브렌트유는 배럴당 60달러 아래로 떨어지지는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며 "전문가들은 브렌트유가 배럴당 60~70달러선을 맴돌 것이며, 델타 변이에도 불구하고 이 기준선 아래로 내려가지는 않을 것으로 예상했다"고 전했다. 

서부텍사스산중질유(WTI) 가격 추이.
서부텍사스산중질유(WTI) 가격 추이.

원자재 시장, 공급은 불확실...수요는 탄탄 

유가를 제외한 원자재 시장 역시 전망이 복잡한 것은 마찬가지다. 

원자재 시장의 경우 중국 정부 또한 변수가 된다. 최근 원자재 가격이 고공행진을 펼치면서 중국 정부는 치솟는 물가를 달래기 위해 시장 개입에 나서고 있기 때문이다. 

앞서 지난달 중순 중국 정부는 "구리, 알루미늄, 아연 가격 상승세를 통제하겠다"고 선언했고, 산업용 금속 비축분을 시장에 매각, 앞으로도 원자재 가격 상승을 억제하기 위해 비축분을 계속 방출할 방침임을 밝힌 바 있다. 

전문가들은 중국 정부가 공급에 개입하고 나선다 하더라도 수요가 워낙 탄탄하기 때문에 상품가격의 상승세는 이어질 것으로 예상했다. 

실제로 중국 정부가 개입에 나섰음에도 불구하고 오히려 상품가격은 상승세를 지속했다. 중국 정부가 1차 비축분을 시장에 푼 이후에도 구리 가격은 6월 중순에 비해 약 4% 상승했고, 알루미늄과 아연은 각각 6%, 4% 올랐다.

델타 변이 바이러스로 금융시장이 휘청인 지난 19일에 1%대 하락세를 보이긴 했지만, 여타 시장에 비하면 낙폭은 제한적인 편이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하반기에도 주요 글로벌 상품들의 펀더멘털은 탄탄할 것"이라며 "서구의 탄탄한 수요는 중국 만큼이나 상품 가격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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