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마켓 점검]①델타변이가 가져온 공포...이번에도 저가매수 타이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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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마켓 점검]①델타변이가 가져온 공포...이번에도 저가매수 타이밍?
  • 김지은 기자
  • 승인 2021.07.20 15:5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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델타 변이 바이러스로 인해 경기둔화 우려 높아져
일부 낙관론자들은 조정시 저가매수세 유입되며 더욱 큰 상승 가능하다는 전망도
단기적인 충격은 불가피할 수도..경기둔화 해소시킬 경제지표가 관건
델타 변이 바이러스의 확산세가 글로벌 증시를 냉랭한 분위기로 몰아넣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델타 변이 바이러스의 확산세가 글로벌 증시를 냉랭한 분위기로 몰아넣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오피니언뉴스=김지은 기자] 글로벌 주식시장이 휘청거리고 있다.

코로나19 델타 변이 바이러스가 전세계로 빠르게 확산되면서 경기 둔화 우려가 제기된 탓이다.

지난주까지만 하더라도 인플레이션 우려가 시장의 가장 큰 걱정거리였는데, 불과 며칠만에 '경기둔화'라는 정반대 성격의 걱정이 퍼져나가고 있는 것이다. 

시장에서는 이를 두고 투자자들의 불안한 심리가 그대로 반영됐다는 평가를 내놓으면서도, 과거에도 그래왔듯이 조정은 저가매수 기회로 인식되면서 급격한 하락으로 이어지지는 않을 것이라는 긍정적인 시각도 나오고 있다. 

경기에 대한 우려가 확산된 현 시점에서 일부 낙관론자들의 기대처럼 저가매수세가 유입될 가능성이 있을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글로벌 주식시장 올 들어 최악의 하루 보내

지난 19일(이하 현지시간) 미 다우지수는 700포인트 이상 빠지면서 지난해 10월 이후 최악의 하루를 보냈다. 유럽증시는 올들어 하락폭이 가장 컸으며, 국내증시 역시 3220선까지 되밀리며 별반 다르지 않은 냉랭한 분위기를 연출하고 있다. 

글로벌 주식시장을 일제히 공포로 몰아넣은 것은 바로 델타 변이 바이러스의 확산세다. 지난해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미국을 비롯한 전세계 경제는 놀라울 정도로 빠른 회복세를 보여온 바 있다.

지난해 말 백신접종이 시작되면서 코로나19의 종식 및 경기회복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졌고, 실제로 각국이 방역 규제를 완화하면서 경제 재개방에 나서자 각종 경제지표도 호전됐다. 이것이 지난 상반기까지의 글로벌 주식시장의 상승 원동력이 됐으나 순식간에 상황이 뒤바뀐 것이다. 

경제 회복세를 안겨줄 희망으로 여겨졌던 백신이 델타 변이 확산세 속에서 제 힘을 발휘하지 못하면서 투자자들 사이에서는 경기회복에 대한 의문이 커지고 있다. 

특히 백신 접종 모범국으로 알려진 영국에서 확산세가 가파르게 나타나고 있는 점은 투자자들의 불안감을 더욱 자극하고 있다. 

스위스 제네바의 UBP 포트폴리오 매니저인 모하메드 카즈미는 "백신이 우리에게 희망을 줄 것으로 여겨졌지만, 이제 투자자들은 영국의 사례를 지켜보고 있다"며 "공격적인 경제 재개방에 대한 우려가 확산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경제와 주식시장이 지나치게 빠른 회복세를 보인 점도 불안한 투자심리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해석되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경제학자들은 지난 2분기 미국 경제가 연율 9.1%로 1983년 이후 두번째로 빠른 속도로 성장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S&P500 기업들의 경우에도 2분기 전년동기대비 70%에 가까운 수익을 올릴 것으로 예상되고 있는데 이는 10여년만에 가장 높은 성장률이다. 

이처럼 놀라운 회복세를 보인 것과는 반대로 침체를 보인 시기는 지나치게 짧다. 미 국립경제연구국에 따르면 지난해 미국의 경기침체는 두달간 진행됐는데, 이는 역사상 가장 짧은 기간이다. 침체를 보인 기간은 짧았지만, 회복력은 상당히 길고 놀라웠던 것이다. 델타 변이 바이러스의 확산과 동시에 투자자들이 이 부분을 다시 한번 생각하기 시작하면서 투자심리가 급속도로 얼어붙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뉴욕멜론은행의 최고 투자책임자인 존 포터는 "이것이 바로 시장이 해온 일"이라며 "시장은 최고 성장률을 모두 소화해냈고, 투자자들은 이같은 성장률이 지속 가능하지 않다는 것을 깨달았다"고 설명했다. 

이는 미국 만의 이야기가 아니다. 전세계 다른 지역에서도 성장세가 둔화될 조짐이 나타나면서 투자자들에게 추가적인 고민거리를 안겨주고 있다. 

CIBC 프라이빗 웰스 매니지먼트의 수석 투자 책임자인 데이브 도나베디안은 "지난주에는 높은 인플레이션에 대한 우려가 있었고, 이제 우리는 델타 변이로 인해 경제 전망이 어두워질 것이라는 우려를 갖고 있다"며 "높은 인플레이션과 낮은 경제 성장률은 좋은 조합이 아니다"고 설명했다. 

낙관론자 "저가매수세 유입 기대"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부 낙관론자들은 긍정적인 관점에서 접근하고 있다. 올해 들어 S&P500 지수가 3% 가까이 급락한 4차례를 고려해볼 때 주가가 빠질 때마다 매우 강력한 저가매수세가 유입됐다는 것이다.

주식시장에서는 'FOMO(fear of missing out)'라는 용어도 심심치 않게 들을 수 있는데, 이는 나만 소외되는 것에 대한 두려움을 뜻한다. 주식시장은 강세흐름을 보이고 있지만, 정작 매수에 나서지 못해 강세장을 누리지 못할 것에 대한 두려움을 의미하는 것이다.

주식시장의 놀라운 회복세를 지켜본 투자자들 사이에서는 주가가 빠질 때마다 이같은 FOMO 심리가 확산되면서 저가매수세가 강하게 유입됐는데, 이번 역시 유사한 흐름이 나타난다는 것이 낙관론자들의 설명이다. 

배터먼트의 매니징 디렉터인 댄 에건은 "특히 젊은이들이 급락을 기회로 활용하고 있다"며 "그들은 남는 현금이 있다면 주식을 구매하기 위해 사용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찰스슈왑의 랜디 프레데릭 역시 "저가 매수세가 매우 강하게 유입돼 왔고, 이것이 그동안 우리가 10%의 완전한 조정을 받지 못했던 이유"라며 "이러한 이유로 인해 이번에도 역시 우리는 이같은 조정을 받지 못할 것으로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현재 기업들의 수익이 견조하고, 소비자들의 현금이 풍부한 데다, 연방준비제도(Fed, 연준)가 완화적 통화정책을 이어가겠다고 언급한 현 상황에서 델타 변이 바이러스 우려가 지나치게 크다는 것. 

JP모건체이스의 수석 글로벌 시장 전략가인 마르코 콜라노비치는 "델타 변이 확산세가 진정되고 인플레이션 이슈가 이어진다면 주식시장의 반등이 일어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델타 변이 바이러스 자체가 미 경제에 큰 영향을 미치지는 않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NH투자증권에 따르면, 미국의 경우 델타 변이 바이러스의 확산세는 주별로 차별화된 양상을 보이고 있는 상황이다. 백신 접종률이 가장 높은 미 북동부 지역의 경우 확산세가 심각하지 않지만, 백신 접종률이 낮은 남동부 지역의 확산세가 뚜렷하다. 이는 백신 접종이 늘어날수록 델타 변이 확산세가 둔화될 수 있음을 보여준다는 설명이다. 

조연주 애널리스트는 "미국의 리오프닝 지수가 1(록다운)부터 10(풀오픈) 기준 8까지 상승했다는 점에서 코로나19 이전 수준까지 이미 80% 이상 회복했음을 알수 있다"며 "특정 지역에 대한 단기적인 규제 강화가 전체 리오프닝 추세에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을 것"으로 예상했다. 

미국 리오프닝지수. 자료=NH투자증권
미국 리오프닝지수. 자료=NH투자증권

"단기적 충격 불가피...개선된 경제지표가 관건"

다만 단기적인 충격이 불가피하다는 평가도 적지 않다. 이미 뉴욕증시를 비롯한 글로벌 주식시장이 사상 최고치 수준인 점 등 밸류에이션이 지나치게 높아진 상황에서 델타 변이 바이러스의 부활은 경제에 대한 불확실성을 야기할 수 밖에 없다는 것이다. 

팬뮤추얼애셋매니지먼트의 지웨이렌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시장은 경제가 향후 몇 주 혹은 몇 개월간 상당히 침체될 것"이라고 말했다.

결국 경기둔화 우려를 해소시켜줄 경제지표가 관건이라는 설명도 나온다. 

강대석 유진투자증권 마켓 애널리스트는 "델타 변이 바이러스와 경기모멘텀 둔화 우려와 함께 주가가 조정없이 사상 최고치를 경신한 것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판단된다"며 "경기둔화 우려를 잠재울 수 있는 PMI나 고용지표의 개선이 확인된다면 울고 싶은 마음을 달래줄 수 있을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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