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씬짜오! 베트남] 베트남, 홍해 긴장 장기화로 중동·유럽 수출 비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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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씬짜오! 베트남] 베트남, 홍해 긴장 장기화로 중동·유럽 수출 비상
  • 호치민=강태윤 통신원
  • 승인 2024.03.27 17: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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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태윤 통신원
강태윤 통신원

[호치민=강태윤 통신원] 베트남이 유럽 및 중동으로 수출하는 의류, 커피, 스마트폰 등이 홍해 긴장으로 수송에 차질을 빚고 있다. 또 해상운임도 상승, 가격 인상으로 인한 수출 감소에 대한 우려도 커지고 있다.   

27일 호치민에 있는 의류업체 도니(Dony)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호치민 항을 출발해 중동으로 향한 수출물량이 지난 20일 도착했다. 무려 3개월넘게 소요됐다.   

이 회사의 CEO인 팜 꽝 안(Pham Quang Anh)은 "지난해 12월 수출 상품은 호치민항을 출발, 환적을 위해 싱가포르로 보내졌는데, 이후 홍해 긴장으로 인해 운송회사에서 출발을 지연시켜 싱가포르에서 오랫동안 머물러 있었다"며 "보통 28~30일이 걸리는 해상운송이 3개월이 걸리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 3월 초에는 아덴만을 지나는 민간선박이 이스라엘의 팔레스타인 공격을 비난하는 후티족의 미사일 공격을 받아 베트남 및 필리핀 선원이 사망하는 사건도 발생했었다. 

베트남 북부 주요 수출관문인 하이퐁 항. 사진=유튜브 캡처
베트남 북부 주요 수출관문인 하이퐁 항. 사진=유튜브 캡처

이로인해 베트남에서 유럽으로 향하는 해상운임도 계속 상승하고 있으며, 운송기간도 길어지고 있다. 베트남에서 독일 함부르크 또는 네덜란드 로테르담 등으로 가는 화물의 컨테이너 운송비가 작년 말 대비 3배가까이 급등했으며, 화물선이 아프리카 남단을 우회해야 하기 때문에 운송기간이 1.5배 이상 소요되고 있다. 

베트남의 주요 수출 품목인 의류 및 신발들의 제품은 이윤폭이 크지 않기 때문에 항공 운송이 불가능한 상황이다 보니 수출 업체는 골머리를 앓고 있다. 

HSBC는 최근 보고서에서 배송 차질이 2분기부터 더욱 악화될 것으로 예상했다. 그때쯤이면 커피, 스마트폰 등 주요 수출품을 포함해 중동과 유럽으로의 모든 수출이 영향을 받을 것이라고 보고서에서 밝혔다.

호주의 RMIT 대학교 베트남 캠퍼스의 물류 및 공급망 관리 강사인 이판 울학(Irfan Ulhaq) 박사는 "분쟁으로 인해 보험 및 연료 비용이 증가하여 베트남 수출업체에 재정적 압박이 가해지고 잠재적으로 글로벌 경쟁력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말했다. 

당분간 많은 수출업체들이 항공 운송에 의존할 수밖에 없으며, 1월에는 베트남에서 유럽으로 항공 화물이 대량으로 수송됐다. 하지만 의류, 신발 등 마진이 낮은 수출의 경우 많은 기업이 일시적으로 다른 시장에 집중하고 있다.

도니사 CEO는 "우리 회사의 유일한 선택은 갈등이 가라앉을 때까지 국내 및 아시아, 북미 시장에 집중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강태윤 베트남 통신원은 성균관대 무역학과 졸업 후 LG상사 등에서 근무했다. 지난 2012년부터 라오스, 미얀마, 태국 등지에서 일하면서 생활하고, 현재는 베트남 호치민 시티에서 무역업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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