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17년만에 금리 인상..."대규모 완화정책 큰 전환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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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 17년만에 금리 인상..."대규모 완화정책 큰 전환점"
  • 김지은 기자
  • 승인 2024.03.19 13:2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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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J, 단기금리 0~0.1%로 인상...YCC 폐지 및 TEF 매입도 중단
전문가들 "엔화 강세 전망...일본증시에도 긍정적일 듯"
원화 약세 따른 국내 자동차 업종 반사이익 기대 
일본은행(BOJ)이 17년만의 금리 인상에 나섰다. 사진은 우에다 가즈오 일본은행 총재. 사진=연합뉴스
일본은행(BOJ)이 17년만의 금리 인상에 나섰다. 사진은 우에다 가즈오 일본은행 총재. 사진=연합뉴스

[오피니언뉴스=김지은 기자] 일본은행(BOJ)이 17년만의 금리 인상에 나섰다.

일본 중앙은행은 19일 금융정책결정회의에서 기존 마이너스(-)0.1%인 단기금리를 0~0.1% 수준으로 인상, 17년만의 금리 인상에 나서며 대규모 완화정책을 사실상 마무리했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이를 보도하며 "일본은행의 대규모 완화 정책은 큰 전환점을 맞이했다"고 강조했다. 

일본은행, 17년만에 금리 인상...YCC 폐지 및 ETF 매입도 중단 

일본 중앙은행은 19일 금융정책결정회의에서 기존 마이너스(-)0.1%인 단기금리를 0~0.1% 수준으로 인상했다. 이는 2007년 2월 이후 17년만에 금리를 인상한 것이다. 

이와 함께 대규모 금융 완화를 위해 추진해왔던 수익률곡선 제어(YCC) 폐지 및 상장지수펀드(ETF)와 부동산 투자신탁(REIT) 매입도 중단키로 했다. 

YCC는 10년물 국채금리의 상한 범위를 설정하고, 그 범위를 벗어나면 일본은행이 국채를 무제한으로 매입해 금리를 다시 낮추는 정책으로, 지난 2016년 9월 도입됐다. 이는 강력한 완화 효과를 기대할 수 있으나 시장 기능을 저하한다는 문제점이 지적돼왔다. 이에 일본은행은 YCC 폐지를 통해 1%로 정해뒀던 장기 금리 변동폭 상한선을 없애고, 금리 변동을 용인하겠다는 방침이다. 

증시 부양의 상당한 역할을 했던 ETF 매입 또한 중단된다. 일본은행의 현재 보유 ETF는 지난해 9월 말 기준 장부가 37조엔이며, 장부가 대비 평가 이익은 약 30조엔 규모에 달한다. REIT의 경우 2022년 6월 이후 매입을 보류하고 있어 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일본은행이 마이너스 금리 정책의 해제를 검토하게 된 것은 32년간 지속된 디플레이션에 대한 우려가 완화되고, 2% 물가 목표를 지속적으로 달성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면서부터다. 

앞서 15일 발표된 2024년 춘계 노사협상 1차 집계 결과 임금 인상률이 평균 5.28%로, 1991년 이후 33년만에 5%를 넘어섰다. 지난해 일본의 소비자물가지수(CPI) 역시 3.1%로 1982년 이후 최대치를 기록한 것은 물론 일본은행의 물가상승률 목표치 2%를 넘어섰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이를 언급하며 "일본은행 내에서 임금과 물가의 선순환이 실현돼 마이너스 금리를 해제할 수 있는 환경이 갖춰졌다는 견해가 확산됐다"고 보도했다. 

"향후 日 금리인상은 점진적으로 진행될 듯"

전문가들은 향후 일본의 금리 인상 정책이 상당히 신중하고 점진적으로 진행될 것으로 예상했다. 

인플레이션이 장기적으로 2% 부근에 안착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가 다소 낙관적이라는 이유에서다. 

아직까지는 인플레이션이 원재료 인상 부담이 컸던 분야에 주로 집중되어 있고, 중소기업 근로자들에게까지 임금 인상의 온기가 퍼지고 서비스 전반으로 판매 가격 인상이 확산되는 것을 확인하기까지 많은 테스트 과정이 필요할 수 있다는 것.  

박성우 DB금융투자 연구원은 "일본은행의 통화정책 재편 과정은 매우 신중하고 점진적으로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며 "2025년 말까지 일본은행 정책 금리는 0.5~1.0% 수준에 도달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평가했다. 

김명실 하이투자증권 연구원 역시 "중기적 관점에서 내수 주도의 지속적 2% 물가 상승률 달성은 쉽지 않을 전망"이라고 평가했다. 

마이너스 정책 금리 해제가 환율 측면에서 엔화 강세 흐름을 이끌 수 있으나, 주로 달러 약세 흐름을 추종할 것이라는 분석도 이어졌다. 

박 연구원은 "엔화는 강세 방향이겠으나 완만한 금리인상 행보 속 BOJ의 통화정책이 자체적으로 엔화 강세를 견인할 동력은 크지 않을 것"이라며 "주로 연방준비제도(Fed, 연준)의 완화 전환에 따른 달러 약세 흐름을 추종할 것으로 본다"고 설명했다. 

그는 "현재 엔케리 트레이드 규모는 약 11조엔으로 2022년 10월 14조엔을 정점으로 지속적으로 줄고 있는데, 이 또한 엔화 강세 흐름에 부합한 모습"이라며 "달러·엔 환율은 2025년 말까지 130엔 부근까지 하락하는 경로를 예상한다"고 말했다. 

"日 증시 상승세 지속될 듯...국내 자동차 섹터 긍정적"

일본 주식시장은 상승 흐름을 이어갈 수 있으나, 업종 및 기업 선정이 중요하다는 조언도 이어졌다. 

박 연구원은 "향후 일본 증시는 긍정적 기업 이익 기대감과 정부의 밸류에이션 부양 노력에 힘입어 기대감을 이어갈 수 있을 것으로 본다"며 "인플레이션의 완전한 안착을 확인하기 위해서는 오랜 시간이 필요하지만, 과거 디플레 시기와는 달리 기업의 가격 결정 행태가 공격적으로 변하고 있는 점도 기대를 갖게 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다만 "분명히 거시적인 측면에서는 한계점도 존재하기에 실적 개선세가 뚜렷하고 정책 지원의 수혜를 받을 수 있는 섹터와 기업 선정이 중요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국내 주식시장에서는 자동차 섹터에 긍정적이라는 평가도 이어졌다. 

신희철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미 금리인하 기대감 축소(달러 하방 제한) + 일본 통화정책 전환 기대감(엔화 반등)은 원화 약세로 이어지며, 이는 국내 자동차 섹터에 반사 이익으로 작용할 여지가 있다"며 "밸류업 정책 여진 속 엔화 반등이라는 매크로 환경은 자동차 섹터에 한 차례 더 상방 압력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한편 우에다 가즈오 일본은행 총재는 이날 오후 3시30분 기자회견을 진행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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