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 12일 회담 성사 관건은 북한 핵 포기 여부
상태바
6월 12일 회담 성사 관건은 북한 핵 포기 여부
  • 김인영 기자
  • 승인 2018.05.26 14:19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내주 싱가포르 실무회담이 중대 변수…연기 후 경제제재 강화 주장도

 

세계의 초점이 6월 12일 싱가포르에서 미북 정상회담이 열리는지 여부에 맞춰져 있다. 미국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 김계관의 담화를 받아들이면서 예정대로 싱가포르 회담이 열리는듯한 분위기다.

변덕이 죽 끓듯 하는 미-북 간의 밀당을 트럼프는 게임이라고 표현했다. 그는 기자들에게 “모두가 게임을 한다. 그렇지 않느냐.”(Everybody plays games. You know that.)면서 자신도 게임을 하고 있음을 숨기지 않았다.

그렇다면 트럼프와 김정은이 벌이는 게임의 내용은 무엇일까. 회담이 예정대로 열리느냐의 게임은 아니다. 회담은 그날 열릴수도, 열리지 않을수도, 그 후에 열릴수도 있다. 문제는 북한이 모든 핵무기를 폐기한다는, 미국이 원하는 제안을 하는지 여부의 게임이다.

뉴욕타임스에 따르면 트럼프 행정부의 대표단이 메모리얼 데이(현충일) 이후에 싱가포르에서 실무 협상을 벌일 예정이다. 지난번 실무협상에서 북한측이 판을 깼다고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이 밝힌 바 있다. 이번에는 북한이 실무협상의 판을 깨지는 않을 것이다.

내주 실무회담에서 북한이 완전하고 영구적인 핵 폐기의 약속을 들고 온다면 6월 정상회담은 성사될 가능성이 높다. 협상의 달인리라는 트럼프가 정상회담 취소 선언 24시간만에 다시 재개를 밝힌 것도 미국이 원하는 조건을 들고 오라는 것이다.

트럼프는 6월 12일 싱가포르에서 회담이 반드시 “열린다”고 하지는 않았다. “열릴수도 있다”(likely remain on that day)고 했다.

만약 북한이 내주 실무회담에 미국이 원하는 조건을 들고 오지 않는다면, 6월 12일을 맞추기 위해 실무회담을 한번 더 할 시간은 있다. 여기서도 북한이 밀당을 한다면 회담은 6월 12일을 넘겨 이뤄질수도 있다. 성사되지 못할 가능성도 있다. 실무회담에서 합의가 이뤄지지 않은 상태에서 사진 찍고 쇼를 하는 정상회담을 트럼프는 원하지 않을 것이다.

 

▲ 북한의 탄도미사일 /위키피디아

 

뉴욕타임스에 따르면 이번 정상회담에 대해 트럼프 참모진 사이에 견해차가 크다고 한다. 강경파로 지목되는 존 볼턴 보좌관은 완전한 핵 폐기후 경제지원이란 리비아 방식을 주장하는 것은 이미 알려진 사실이다. 제임스 마티스 국방장관은 군사적 대응에 앞서 외교적으로 해결하는 것이 우선이라는 입장을 견지하고 있다.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은 볼턴과 견해는 같지만 회담 자체에는 반대하지 않는다고 한다.

미북 정상회담은 애시당초 북한이 먼저 제의하고 트럼프가 받아들이면서 추진되었다. 이를 한국 정부가 중계자 역할을 했다. 남북 정상회담도 하고 미국이 따라오는 듯 싶었지만 북한이 핵보유국의 자존심을 주장하며 미국을 비난하며 제동이 걸렸다.

미북 정상회담이 다시 거론되고 있지만, 정말로 열릴지 여부는 좀더 지켜보아야 한다.

중요한 것은 북한의 핵 폐기 약속 여부다. 핵보유국의 자존심 운운하며 리비아와 다르다고 주장하면 회담은 열리지 않을수도 있다. 김계관의 ‘위임에 따른 담화’ 하나로 회담이 열릴 것으로 예단하기에는 아직 이르다.

김계관의 담화에는 핵 폐기에 대한 구체적인 내용이 없다. 다만 김계관은 “'트럼프 방식'이라고 하는 것이 쌍방의 우려를 다같이 해소하고 우리의 요구조건에도 부합되며 문제 해결의 실질적 작용을 하는 현명한 방안이 되기를 은근히 기대하기도 하였다”고 했다. 한발 물러선 것 같기도 하고, 그렇지 않은 것같기도 한 애매모호한 표현이다.

뉴욕타임스에 따르면, 트럼프 참모진 일부에서 정상회담을 늦춰서 북한에 대한 경제압박을 강화하고, 김정은이 견디다 못해 받아들일만한 조건을 들고 올 경우 회담에 응할 것을 권유하고 있다고 한다. 트럼프도 이 방안을 유의하고 있는 듯하다고 NYT는 전했다.

Tag
#N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0 / 40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