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높이 너무 높아진 매그니피센트7...증권가 평가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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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높이 너무 높아진 매그니피센트7...증권가 평가는?
  • 김지은 기자
  • 승인 2024.01.31 12:5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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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S·알파벳, 비교적 견조한 실적 발표 후 시간외 거래서 주가 하락
최근 주가 고공행진에 시장 기대감도 지나치게 높아져
전문가들 "가격 부담 있지만 비중확대 전략 여전히 유효"
미국 대형 기술기업들에 대한 시장 기대감이 지나치게 높다는 평가가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전문가들은 여전히 비중확대 전략이 유효하다고 강조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미국 대형 기술기업들에 대한 시장 기대감이 지나치게 높다는 평가가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전문가들은 여전히 비중확대 전략이 유효하다고 강조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오피니언뉴스=김지은 기자] 미 증시의 신고가 행진을 이어온 매그니피센트7(마이크로소프트, 애플, 아마존, 알파벳, 메타, 엔비디아, 테슬라)에 대한 투자자들의 눈높이가 상당히 높아진 것으로 보인다. 

마이크로소프트(MS)와 알파벳 등 이날 실적을 발표한 매그니피센트7 종목들이 예상치에 부합하거나 웃도는 실적을 내놨음에도 불구하고 시간외 거래에서 주가가 큰 폭의 하락세를 보였다. 

분석가들은 시장의 높아진 눈높이를 만족시키지 못한 데 따른 실망 매물이라고 평가하면서도, 매그니피센트7에 대한 비중확대 전략이 여전히 유효하다고 조언하고 있다. 

MS·알파벳, 실적 발표 후 시간외 거래서 주가 하락세 

30일(이하 미 동부시각) 정규장에서 0.28%의 하락세를 보인 MS는 이날 장 마감 후 예상치를 웃도는 실적을 발표했음에도 불구하고 시간외 거래에서 한 때 2%가 넘는 하락세를 기록했다. 

MS는 지난해 4분기(회계연도 2분기) 매출이 620억2000만달러를 기록했고, 주당 순이익이 2.93달러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당초 LSEG가 집계한 시장 예상치(매출 611억2000만달러, 주당 순이익 2.78달러)를 모두 넘어서는 수준이다. 

예상치를 뛰어넘는 실적을 발표했지만, 실적 발표 이후 시간외 거래에서 주가는 한 때 2% 이상 급락했다. 이후 0.2%까지 낙폭을 줄였으나, 실적에 대한 긍정적 반응은 없었던 셈이다. 

마찬가지로 장 마감 후 실적을 발표한 알파벳은 시간외 거래에서 6% 가까운 하락세를 보였다. 

알파벳의 경우 매출은 863억1000만달러로 시장 예상치(853억3000만달러)를 웃돌았고, 주당순이익 역시 1.64달러로 예상치(1.59달러)를 웃돌았다. 특히 매출의 경우 전년대비 13% 증가했는데, 이는 2022년 초 이후 가장 빠른 성장 속도다. 

하지만 실적 발표 후 시간외 거래에서 주가가 급락한 것은 광고수익에 대한 실망감 탓이다. 광고수익은 655억달러를 기록해 예상치(658억달러)를 약간 밑돌았고, 유튜브 광고 수익 역시 92억달러로 예상치(92억1000만달러)를 소폭 하회했다. 예상치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투자자들의 실망감이 상당히 컸던 것이다. 

이는 그간의 주가 상승세와 무관치 않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MS는 최근 1년간 70%의 주가 상승률을 기록했고, 특히 최근에는 연일 신고가를 경신하며 애플을 제치고 시가총액 1위 기업으로 올라섰다. 

알파벳 역시 지난 한 해 동안 주가가 56% 올랐으며, 최근 사상 최고치를 새로 썼다. 이미 주가가 많이 오른 탓에 투자자들의 실적에 대한 기대감도 자연스레 높아졌고, 예상치를 크게 벗어나지 않았던 실적에도 실망 매물이 강하게 출회됐던 것이다. 

스티펠 분석가들은 특히 알파벳과 관련해 "광고 수익이 견조한 편이었지만, 투자자들의 눈높이를 만족시키기에는 충분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미디어 및 광고 컨설팅 회사인 매디슨앤월의 분석가인 브라이언 위저 역시 "시장은 비현실적인 기대를 하고 있다"며 "많은 사람들은 가장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회사의 두자릿대 성장이 예상보다 훨씬 더  오래 지속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매그니피센트7에 속하지는 않지만 AMD 역시 예상치를 웃도는 실적을 내놨음에도 불구하고 실적 발표 후 주가는 약 6% 하락했다. AMD 주가는 지난 1년간 137% 가량 급등한 바 있다. 

증권가 "가격 부담 크지만 그래도 비중확대 유효"

전문가들은 매그니피센트7 종목들의 주가가 실적 발표 후 단기적으로는 하락할 수 있겠으나, 여전히 시장을 주도할 것으로 예상했다. 

여타 기업들의 경우 4분기 실적이 부진한 편이지만 대형 기술기업들은 비교적 견조한 실적을 유지하고 있는 점이 이같은 전망의 근거로 작용했다.

허재환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매그니피센트7 기업들의 4분기 실적 증가율이 전년대비 53% 정도이고, 나머지 기업들의 이익은 전년대비 10.5%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1분기도 유사할 전망"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당장 오늘 실적이 공개된 업체들의 주가 모멘텀은 약하지만 그렇다고 큰 그림에서의 변화가 있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분석했다.

김성환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과거 실적 개선을 주도하는 주도주는 주가수익비율(PER)이 높다고 부러지는 경우가 없었고, 시장을 이기는 확실한 전략은 항상 주도주 비중을 확대하는 것이었다"며 "아직 빅테크들의 실적에 과도한 거품이 있다고 생각되진 않기에 가격 부담이 있어도 비중확대 전략이 유효하다는 생각"이라고 평가했다.

일각에서는 대형 기술주 기업들 중에서도 주가 차별화 양상이 나타날 수 있다고 예상했다.  

김환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빅테크의 성장성은 견조하지만 시장의 눈높이가 리스크 요인"이라며 "이에 빅테크 기업들이 견조한 실적을 발표해도 단기적으로 주가가 부진한 경우도 다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빅테크 내에서도 성장 모멘텀이 더 견조한 AI 관련 기업을 긍정적으로 전망한다"며 "빅테크 기업 주가의 단기적 조정 압력이 높아질 때 AI 관련 기업 중심의 매수 기회로 활용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한편 오는 1일 매그니피센트7 종목인 아마존과 애플, 메타는 실적을 발표할 예정이다. 엔비디아는 오는 2월21일 실적을 발표한다. 

앞서 지난 24일 장 마감 후 예상치를 하회하는 실적을 발표한 테슬라의 경우 실적 발표 다음날인 26일 주가가 12% 급락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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