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 식품업계 결산] ② 'K-푸드' 등에 업고 훨훨…수출 호조에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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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 식품업계 결산] ② 'K-푸드' 등에 업고 훨훨…수출 호조에 웃었다
  • 김솔아 기자
  • 승인 2023.12.29 17:0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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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수 시장 둔화에 해외서 돌파구 찾아
라면 수출액 사상 처음 1조원 돌파
농식품 수출액 90억달러 기록
농심 미국 제2공장에서 신라면이 생산되는 모습. 사진제공=농심

[오피니언뉴스=김솔아 기자] 올해 가격 정책을 두고 골머리를 앓았던 식품업계는 해외에서 돌파구를 찾았다. 내수 시장의 성장 둔화와 고물가 속 소비심리가 얼어붙은 상황에서 K-푸드의 호조로 수익성을 챙겼다. 

특히 라면업계의 해외 사업이 성과를 거뒀다. 라면 수출액은 올해 사상 처음으로 1조원을 넘어섰다. 관세청 무역통계에 따르면 올해 1∼10월 라면 수출액은 7억 8525만달러로 지난해 동기 대비 24.7% 늘었다. 라면 업체들이 외국 공장에서 생산해 현지에서 직접 판매하는 것까지 고려하면 글로벌 수출액은 2조원을 웃돌 것으로 추정된다. 

올해 10월까지의 라면 수출액을 국가별로 살펴보면 중국이 1억 7445만달러로 가장 많고 이어 미국(1억 700만달러), 일본(4866만달러), 네덜란드(4864만달러), 말레이시아(3967만달러), 필리핀(3090만달러) 등 순이었다.

외국에서 한국 라면이 인기를 끈 배경으로는 코로나19를 겪으며 한국 라면이 한 끼 식사이자 비상식량으로 주목받은 점이 꼽힌다. 아울러 전 세계에 한류 문화가 확산하는 상황에서 K-팝과 K-뷰티 등에 이어 K-푸드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는 점도 영향을 끼쳤다는 분석이다.

이에 관련 업계도 좋은 실적을 기록했다. 농심의 지난 3분기 연결기준 영업이익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03.9% 증가한 557억원으로 나타났다. 3분기 영업이익 중 50% 이상은 해외에서 거둔 것으로 나타났다.

올 상반기에 농심 미국법인은 대형 거래선에 대한 선택과 집중 전략으로 매출을 극대화하고, 신제품 입점 확대로 신규 수요를 창출하며 높은 성장세를 이어갔다. 농심은 월마트 등 미국 TOP 4 대형거래선을 대상으로 신라면 등 주력제품을 최우선 공급하고 신제품을 가장 빠르게 입점시키는 등 유통망 관리 전략에 중점을 뒀다.

농심은 2030년까지 미국 시장에서 지금의 세 배 수준인 연 매출 15억 달러를 달성하고, 라면시장 1위에 오른다는 목표를 밝힌 바 있다. 이를 위해 농심은 이르면 오는 2025년 미국 제3공장을 착공하고 시장 공략에 한층 속도를 더한다는 계획이다.

삼양식품은 3분기 연결 기준 매출 3352억원, 영업이익 434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매출은 58.5%, 영업이익은 124.7% 상승했다. 이중 해외 매출은 2398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78.3% 증가했다. 수출이 분기 사상 처음으로 2000억원을 돌파했고, 1~3분기 누적 실적은 지난해 연간 수출 실적(6057억원)에 근접한 5876억원을 기록했다. 

현지 영업 및 마케팅 강화에 힘입어 전 지역에서 매출이 고르게 상승했고, 수출전진기지인 밀양공장이 해외 수요 증가세를 뒷받침했다는 설명이다. 특히 현지법인설립 효과로 미국 내 월마트 등 주류 채널 입점처와 중국 온라인 판매 채널이 확대됐다.

해외 사업 비중이 높은 식품 기업들도 호실적을 거뒀다. 오리온은 3분기 영업이익이 1407억원으로 15.6% 올랐다. 같은 기간 중국 법인 영업이익은 22.0% 성장한 727억원을 기록했으며 베트남 법인 영업이익은 4.6% 성장한 219억원을 달성했다.

빙그레도 수익성이 높은 해외 사업에서 20% 이상 성장을 이어가며 영업이익이 153.9% 늘어난 654억원을 기록했다.

CJ제일제당이 미국에서 생산해 판매하는 냉동밥 제품의 매출은 올해 누적 1000억원을 돌파했다

이 외에도 BBQ, bhc치킨, 교촌 등 치킨업계를 비롯해 SPC 파리바게뜨 등의 프랜차이즈들이 해외에서 매장을 속속 오픈하며 영역을 넓히고 있다.

김치. 사진=연합뉴스
김치. 사진=연합뉴스

농림축산식품 수출액도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0% 증가한 90억 1000만달러(약 11조 7000억원·잠정치)로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 신선식품 수출액은 15억 1000만달러로 작년 동기보다 4.2% 감소했으나 라면과 음료 등 가공식품은 75억달러로 4.6% 증가했다.

수출 실적이 좋았던 주요 품목을 보면 신선식품 가운데 김치는 1억 5000만달러로 10.3% 늘었으며 딸기는 22.5% 증가한 7000만달러다. 배 수출은 7000만달러로 3.6% 늘었으며 포도는 6000만달러로 35.9%나 증가했다.

가공식품 중 가장 대표적 수출 상품인 라면은 9억 4000만달러로 24.7% 증가했다. 과자류는 6억 5000만달러로 6.0% 늘었으며 음료는 11.6% 증가한 5억 7000만달러다. 쌀 가공식품은 19.3% 늘어난 2억 1000만달러를 기록했다.

농식품과 농식품 전후방산업을 포함한 'K푸드 플러스(+)' 수출액은 118억 7000만달러로 2.8% 늘었다. 농식품 기준으로 시장별 수출 실적을 보면 중국은 13억 8000만달러, 미국은 13억달러로 각각 8.9%와 8.7% 늘었다. 유럽(EU·영국)은 5억 3000만달러로 4.5% 증가했고 러시아는 2억달러로 4.9% 늘었다. 반면 아세안은 18억달러, 일본은 14억 3000만달러로 각각 2.7%와 6.3% 감소했다.

농식품부는 지난 1월 민·관이 참여하는 K푸드 플러스 수출 확대 추진본부를 구성하고 적극적인 수출 확대 정책을 추진해왔다. 주요 품목 수출 확대를 위해 문화체육관광부와 협업해 드라마 등 한류 콘텐츠와 연계한 간접광고(PPL)를 추진했다. 올해 말부터 포도·딸기·배·파프리카·김치·쌈장·떡볶이·인삼·과자 등 10가지 한국 농식품을 한류 콘텐츠를 통해 홍보한다.

이와 함께 국산 품종 개발, 시범포 확대, 마켓 테스트 등을 통해 딸기를 새로운 수출 전략 품목을 육성할 예정이다. 수출 전 단계에 걸친 신선 농산물 특화 물류체계도 확립한다. 국내부터 해외 판매지까지 저온저장시설·차량 이용, 특수포장재 등 비용을 지원하고 공항·항만 인근 공동물류센터를 활용해 통관절차를 간소화할 계획이다.

아울러 중남미 등 신시장 진출을 지원하고, 대·중소기업 간 협업 마케팅, 대규모 식품 박람회 등 시장에 맞는 다양한 수출전략을 추진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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