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권, 상생금융 지원책 속속 발표...보험료·이자 부담 낮추고 지원자금 확보 나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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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권, 상생금융 지원책 속속 발표...보험료·이자 부담 낮추고 지원자금 확보 나서
  • 박준호 기자
  • 승인 2023.12.19 16:4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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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개 은행, 상생금융 총 사업 규모 2조원
은행별 이해관계 따라 분담금 달라질듯
실손보험 인상률 1.5%, 차보험료는 2.5% ↓
카드사 ESG채권 발행액 2.3조...전년比 28.7%↑
한 시중은행 창구에서 고객들이 업무를 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오피니언뉴스=박준호 기자] 고금리·경기 둔화 속 서민경제의 고통을 분담하기 위한 상생금융 지원책이 속속 발표되고 있다.

은행은 대출 이자 부담을 낮추고 보험사는 가입자의 보험료를 인하하며 카드사는 취약계층 금융지원에 사용할 자금들을 대폭 마련한다는 방침이다.

지난 7일 은행연합회와 은행, 금융당국 관계자들은 '은행권 민생금융 지원방안 태스크포스(TF)' 2차 회의를 열고 상생금융 대책을 논의했다. 이 자리에서는 은행이 5%를 초과한 금리로 기업대출을 받은 소상공인·자영업자에게 최대 150만원의 이자를 돌려주는 캐시백 방안이 검토됐다.

이자 감면 비율은 1.5%포인트 이상이며 대출금리가 높을수록 커져 차주당 대출 1억원에 최대 연 150만원이 환급될 전망이다. 18개 시중·인터넷·지역은행들이 참여하는 해당 사업의 총 규모는 지난해 당기순이익(18조9369억원)의 10%인 2조원 수준이다.

다만 은행 간 이견은 넘어야 할 산이다. 은행들은 ▲올해 낸 이자를 지원할지 내년에 낼 이자를 돌려줄지 ▲은행의 이자이익을 기준으로 할지 개인사업자의 대출 규모를 기준으로 할지 등을 놓고 줄다리기를 벌이고 있다. 기준에 따라 은행별로 부담해야하는 금액 규모가 달라져서다.

지난 14일 3차 TF에서는 은행별로 분담금을 얼만큼 나눠가질지도 추가 논의했지만 합의점을 찾지 못했다. 당기순이익을 기준으로 한다면 각각 1, 2위인 KB국민은행과 신한은행의 부담이 커지고 이자이익을 증가율을 기준으로 한다면 하나은행의 부담이 커진다.

시중은행 관계자들은 시중은행들이 함께 참여하는 사업이고 은행이 아닌 금융당국 중심으로 진행되기 때문에 결과가 나오기 전까지는 분담 비율을 알 수 없다는 입장이다. 인터넷은행 관계자들은 시중은행에 비해 규모가 작은만큼 주도권을 쥐는 대신 전반적인 분위기를 따를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

올해 남은 은행권 민생금융 지원방안 TF는 오는 21일, 28일 두 번이다.

사진=연합뉴스

보험사들은 보험료 인상률을 억제하거나 보험료를 낮추는 식으로 상생금융에 동참하고 있다.

지난 18일 손해보험·생명보험협회는 내년 실손의료보험 인상률을 평균 1.5%(보험료 기준 가중평균)로 산출했다고 발표했다. 지난해 14.2%, 올해 8.9% 인상률에 비해 대폭 낮아진 수치다.

상품 출시 시기 별로는 1세대 4% 인하, 2·3세대 각각 1%·18% 인상, 4세대 동결이었다. 가입자 수가 가장 많은 곳은 2세대로 1877만명이며 이후 1세대 854만명, 3세대 709만명, 4세대 30만명 순이다.

3세대 실손보험은 손해율이 지난해 131.4%에서 올해 상반기 156.6%로 올라 인상폭이 컸다. 올 상반기 100원의 보험료를 받아 156원을 보험금으로 지급한 셈이라 보험료 대폭 인상이 불가피한 것으로 풀이된다.

손보사들은 자동차보험료도 2.5~3% 내리기로 했다. 지난해 4월 1.2~1.4%, 지난 2월 2~2.1% 인하폭보다 0.5~1%포인트 높다. 연간 보험료가 60만원이라면 인하율 2.5% 적용시 1만5000원, 3% 적용시 1만8000원이 낮아진다. 보험업계는 2.5% 인하로 손보사들이 약 5000억원을 부담할 것으로 추산한다.

서민들이 소액·생계형 목적으로 많이 이용하는 보험계약대출의 가산금리도 조정해 부담을 낮출 예정이다. 취약차주에게는 보험계약 대출 이자 납부를 1년 유예하는 방안도 논의 중이다.

금융당국과 보험업계는 지난 14일 보험료 부담 경감, 보험계약대출 이자부담 완화, 소비자 편익 제고 등 3대 과제를 마련해 내년 1분기부터 추진하겠다고도 밝혔다. 전체 보험 업계는 1조원 규모의 사회 환원을 논의하고 있다.

카드사들은 취약계층 금융지원, 친환경 프로젝트 등에 사용할 채권 발행액을 대폭 늘렸다. 6개 전업 카드사(삼성·KB국민·현대·롯데·우리·하나)의 올해 ESG(환경·사회·지배구조)채권 발행 총액은 2조3500억원으로 지난해 1조8250억원 대비 5250억원(28.7%) 늘었다.

카드사별로는 우리카드 1조2000억원, KB국민카드 3300억원, 하나카드 2600억원, 삼성카드2500억원, 현대카드 2500억원, 롯데카드 600억원 순이었다. 업계 2위 신한카드는 ESG 채권 대신 저신용자와 저소득층 등 취약계층 금융지원에 사용될 3200억원의 해외 자산유동화증권(ABS)을 사회적 채권으로 발행했다.

ESG 채권은 영세소상공인의 결제대금 지급을 앞당겨 정산하거나 친환경 프로젝트, 사회기반시설에 투자할 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발행된다. 거래 대상도 소상공인, 자영업자, 중·저신용자로 한정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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