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심·CJ 등 식품업계, 스마트팜에 눈독..."날씨와 상관없이 쑥쑥 자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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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심·CJ 등 식품업계, 스마트팜에 눈독..."날씨와 상관없이 쑥쑥 자란다"
  • 김솔아 기자
  • 승인 2023.12.08 16:3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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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부 환경 구애 없이 재배 가능...국내 시장 약 6조
농산물 재배 어려운 중동 국가에 수출 확대
스마트팜 재배 농산물 활용도 확대
오만 농수산부 관계자들이 농심 안양공장 내 양산형 모델 스마트팜을 둘러보고 있다. 사진제공=농심
오만 농수산부 관계자들이 농심 안양공장 내 양산형 모델 스마트팜을 둘러보고 있다. 사진제공=농심

[오피니언뉴스=김솔아 기자] 유통업계가 스마트팜에 주목하고 있다. 스마트팜은 빛·온도·습도 등을 인공적으로 설정한 공간에서 농작물을 재배하는 것을 말한다. 외부 환경에 상관없이 채소를 기를 수 있어 이상 기후 여파에 따른 물량 수급 불안정 이슈를 해결할 수 있는 방법으로 각광받고 있다. 이에 유통 및 식품업계는 스마트팜 사업을 확대하거나 스마트팜 기업과 협약을 맺고 스마트팜 채소 등의 활용을 늘리는 모습이다. 

중소벤처기업부가 발표한 ‘중소기업 전략기술로드맵’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스마트팜 시장 규모는 5조 9588억원으로 2년 전인 2019년(5조 655억원)과 비교해 8933억원(17.6%) 증가했다.

농심은 스마트팜 중동 수출에 속도를 내고 있다. 농심은 지난 1995년 강원도 평창에 감자연구소를 설립하며 스마트팜 관련 연구를 시작했다. 당시 농심은 스낵의 품질을 높이기 위해 감자 품종을 개발하고 종서를 생산, 보급하는 활동을 펼쳤다. 또 식품 생산에 사용하는 다양한 작물에 대한 품종과 수경재배 기술 등을 연구하며 기초 기술력을 쌓았다.

이후 농심은 2008년 안양공장 내 수직농장을 만들어 기술 개발에 박차를 가했으며, 2018년 사내 스타트업팀을 구성하고 60평의 특수작물 연구를 위한 재배시설과 200평의 양산형 모델 스마트팜을 신설해 기술 개발과 사업화를 본격적으로 추진했다. 

지난해 11월에는 오만에 컨테이너형 스마트팜을 처음으로 수출하며 글로벌 시장 진출의 발을 내디뎠으며 올해 3월에는 스마트팜 플랜트 정보기술기업인 '포미트'를 비롯해 '아그로솔루션코리아', '엠에스'와 함께 결성한 컨소시엄을 통해 사우디아라비아 그린하우스와 MOU를 체결했다. 

같은해 벤처펀드에 총 100억원을 투자하며 배양육과 스마트팜,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 등 푸드 벨류체인을 혁신할 수 있는 기술을 가진 스타트업 육성에 나서기도 했다.

농심 스마트팜은 온도와 습도, CO2 함량과 광량 등 식물을 재배하는 데 필요한 기본적인 조건이 모두 자체 개발한 소프트웨어에 의해 자동으로 관리된다. 또 수경재배 방식으로 물에 비료를 섞어 영양을 공급해 토양의 불순물로 인한 오염 가능성도 원천 차단한다.

CJ프레시웨이는 내년부터 스마트팜 계약재배 사업을 통해 농업의 미래경쟁력 제고에 앞장선다. CJ프레시웨이는 지난 2022년부터 제주, 충남, 경북 등 전국에 걸쳐 축적해온 스마트팜의 다양한 데이터와 기술력 등을 활용해 스마트팜 계약재배 사업을 본격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특히 개인농가가 많은 우리나라 농업환경 특성상 농가의 경작지를 최대한 활용하고 농산물 재배효율을 극대화하면서 농민과 상생할 수 있는 최적의 솔루션으로 만든다는 계획이다. 이를 통해 이상기후 등으로 가격변동 폭이 큰 시장 환경에서 안정적인 가격과 공급 물량을 확보해 농가의 소득증대에 기여하고, 데이터를 기반으로 농업용수 및 비료와 농약 등을 최소화하는 저투입 농업을 통해 환경부담을 줄임으로써 ESG경영을 실천한다는 전략이다.

CJ프레시웨이는 지난해부터 노지 스마트팜 기술을 우선적으로 적용해 국내산 수요가 많은 마늘, 양파, 감자 등 작물을 제주 대정(마늘), 충남 서산(양파), 충북 당진 및 경북 의성(감자) 등의 지역농가와 함께 재배하며 데이터를 축적해 오고 있다. 이를 통해 수확한 농산물을 전량 매입해 외식 및 급식 고객사에 공급하고 있다.

CJ프레시이웨이는 내년부터 노지 스마트팜을 통해 축적한 재배 데이터와 사업 노하우를 ‘스마트농업 특화지구 육성사업’을 추진 중인 보은군에 적용한다. 이를 위해 지난달 말 충북 보은군과 함께 스마트팜 사업설명회를 개최하고 지역농민들과 사업추진을 위한 정보공유의 장을 마련하기도 했다. 

CJ프레시웨이 사내 스마트팜. 사진=CJ프레시웨이

노지 스마트팜은 경작지에 IT기술을 적용해 작물 재배의 생육환경을 모니터링하고, 생육경과에 따른 최적의 재배관리법을 제공하는 것이 핵심이다. 현장에 온도, 습도, 일사량 등 기상정보를 측정할 수 있는 센서를 설치하고 관련 데이터를 축적한다. 또 토양센서를 활용한 자동관수와 드론 방제 및 모니터링 제어시스템은 다양한 작물을 재배하고 데이터를 기반으로 비료와 농약의 사용을 최소화하는 장점이 있다.

CJ프레시웨이 관계자는 “이상기후, 생산비용증가 등으로 어려움을 겪는 지역농가의 고민을 해결하면서 양질의 국산 농산물을 안정적으로 공급할 수 있도록 스마트팜 계약재배 사업을 ‘초격차 역량’의 일환으로 키워가겠다”며 “지역농가는 물론 파트너사, 지자체 등과 함께 상생할 수 있는 다양한 스마트팜 사업을 농업의 지속가능성을 높이는 새로운 사업모델로 육성할 것”이라고 말했다.

스마트팜 기업과 협업을 통해 스마트팜 채소 활용을 늘리는 기업들도 있다. hy는 올해 스마트팜 기업 팜에이트와 '스마트팜 재배 상품의 전략적 활용을 위한 MOU'를 체결하고 무농약 수경재배 채소 판매 및 이를 활용한 공동 상품 개발에 나섰다.

협약을 통해 hy는 팜에이트로부터 고품질 채소를 제공 받아 샐러드 제품 라인업 확대에 집중하는 등 신선식품 카테고리를 키운다는 방침이다.

편의점 GS25는 지난 10월 스마트팜에서 키운 딸기를 공급받아 딸기샌드위치를 선보였다. 스마트팜 기업 ‘넥스트온’과 협업을 통해 업계에서 가장 빠르게 딸기샌드위치를 출시했다. 

넥스트온은 저온성 한국 딸기를 세계 최초 연중 재배에 성공한 스마트팜 기업이다. 딸기는 스마트팜 재배 상품 중 최고 난이도급 작물이지만, 넥스트온은 최첨단 기술을 통해 연중 균일 품질의 상품 재배에 성공해 상품을 해외로 수출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업계 관계자는 "중동 국가들은 기후 여건상 자체적인 농산물 재배가 어렵다는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스마트팜에 큰 관심을 보이고 있다"며 "국내에서도 고령화로 인한 농업 인구의 감소, 이상기후에 따른 농산물 가격 급등 등의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방안으로 스마트팜이 각광받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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