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추값 내려도 "김장 안하고 그냥 사 먹을래요"...'포장김치' 수요 급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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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추값 내려도 "김장 안하고 그냥 사 먹을래요"...'포장김치' 수요 급증
  • 김솔아 기자
  • 승인 2023.11.14 17:1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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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장비용 전년 대비 하락에도 "고물가 부담 여전"
비용, 과정 부담에 김치 소비량 감소 영향
김장 수요 감소에 포장김치 시장은 '방긋'...'김장대전' 개최
김장김치 및 김장재료 사진. 사진=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오피니언뉴스=김솔아 기자] 김장비용이 지난해 대비 소폭 하락했으나 포장김치에 대한 소비자들의 수요는 계속해서 증가하고 있다. 고물가 속 김장 재료 구매에 따른 부담과 김장 과정을 번거로워하는 가구의 증가 등으로 '김치포기족'이 늘어나는 모습이다. 

14일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에 따르면 지난 6일 기준 배추 20포기 김장비용은 21만 8425원으로 1년 전보다 9.4% 하락한 것으로 조사됐다. 해당 조사는 주요 김장재료 14개 품목에 대해 전국 16개 전통시장과 34개 대형유통업체에서 실시한 결과다.

품목별로 보면 최근 가격 상승세를 보였던 김장 주재료인 배추 소매가격은 1년 전보다 13.8% 내려갔다. 배추 가격은 정부 비축 물량 공급 등의 영향으로 하락하고 있으며, 출하 지역이 북쪽에서 남쪽으로 확대되면서 공급량이 증가하고 있어 가격은 더욱 낮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무는 전년보다 45.1% 하락했으며 부재료인 깐마늘과 양파도 각각 32%, 25.7% 가격이 낮아졌다. 새우젓과 멸치액젓은 지난해보다 각각 11.5%, 5% 하락했다. 반면 고춧가루(0.8%), 대파(13.9%), 생강(9.9%), 배(11.5%), 소금(14.6%) 등은 가격이 올랐다.

aT는 김장재료 공급을 확대하고 농수산물 할인 지원을 전년보다 두 배 가까이 늘어난 245억원 규모로 투입하면서 김장 부담이 전년 대비 낮아진 것으로 내다봤다.

그러나 김장을 준비하는 소비자들은 줄어드는 추세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 농업관측센터가 지난달 소비자 600명을 대상으로 ‘김장철 채소류 소비 실태조사’를 진행한 결과, 올해 가정에서 김치를 직접 담그겠다고 답한 비율은 63.3%로 전년(65.0%)보다 감소했다. 

4인 가족 기준으로 김장을 위해 구매하길 원하는 배추는 전년(21.8포기)보다 1.9포기가량 줄어든 19.9포기로 조사됐다.

한 대형마트에 놓인 배추. 사진=연합뉴스
한 대형마트에서 판매 중인 배추. 사진=연합뉴스

직접 김장을 하는 소비자가 줄어들면서 포장김치는 수혜를 입는 모습이다. 식품산업통계정보(FIS)의 ‘김치산업 실태조사 보고서’에 따르면 소비자 가구의 김치 조달 방법 중 포장김치 구입 비중은 2017년 10.5%에서 2020년 31.3%로 매년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가정 내 김장 수요가 포장김치로 전환되는 이유로는 김장 재료값에 대한 부담과 시간적 한계, 김치 소비량의 감소 등이 꼽힌다. 재료 가격이 소폭 하락하더라도 원하는 시기, 필요한 양 만큼만 김치를 구매하길 원하는 소비자가 늘어난 셈이다.

실제로 포장김치 대표 브랜드인 대상 ‘종가’의 올해 1~10월 김치 품목 매출액은 전년 동기보다 13% 증가했다. 신세계조선호텔도 같은 기간 매출이 전년보다 20% 늘었다.

이커머스에서 포장김치를 주문하는 소비자들도 급증하고 있다. G마켓은 지난 1~8일 포기김치와 총각김치, 깍두기 판매량이 전년 동기 대비 각각 22%, 15%, 30% 증가했다고 밝혔다. NS몰(NS홈쇼핑 온라인몰)과 롯데홈쇼핑도 1~12일까지 포장김치 품목 매출은 작년 동기 대비 각각 13%, 100% 신장했다. 롯데홈쇼핑이 지난달 28일 방송한 롯데호텔 김치 4000세트는 15분 만에 완판된 바 있다.

대상 종가 '김장대전' 홍보 포스터. 사진=대상

이에 유통업계는 포장김치를 할인 판매하거나, 김장을 보다 저렴하고 간편하게 할 수 있도록 관련 제품을 할인해 선보이는 등 '김치대전'을 마련하고 나섰다.

대상은 공식 온라인 쇼핑몰 정원e샵을 통해 오는 16일부터 다음 달 29일까지 ‘2023 종가 김장대전’을 진행한다.

포장김치 수요 증가에 착안해 다양한 포장김치를 할인가로 제공한다. 100% 국내산 재료를 사용한 포장김치를 비롯해 평소 구매가 어려웠던 10㎏ 대용량 김치도 선보인다.

대상 관계자는 "합리적으로 김장을 준비할 수 있도록 포장김치와 김장양념, 소금 등 김장에 필요한 다양한 제품들도 풍성한 혜택과 함께 선보이게 됐다"고 말했다.

CJ제일제당은 김장철을 맞아 간편하게 김장을 할 수 있는 제품들과 다양한 프로모션을 선보이는 ‘우리집 김장은 비비고가’ 기획전을 진행한다.

이달 30일까지 CJ더마켓에서 진행되는 이번 행사에서는 국내산 절임배추와 김치 양념을 처음으로 선보인다. 대용량으로 김치를 담그기 힘든 1~2인 가구를 위해 국내산 절임배추3kg과 김치 양념 1.5kg을 세트로 묶은 ‘비비고 김장 키트’를 할인된 가격에 판매하며, 대용량으로 김장을 담그고자 하는 소비자들을 위해서는 절임배추10kg과 김치 양념5kg을 따로 구매할 수 있도록 준비했다.

두 제품을 활용하면 집에서 버무리기만 해도 누구나 손쉽게 김장 김치를 담글 수 있어 간편하게 김장 김치를 담글 수 있다는 설명이다. 해당 김장 키트는 고객이 원하는 날짜에 김장을 할 수 있도록 출고일 지정이 가능하다.

이밖에도 갓 담근 신선한 김치를 집 앞까지 배송하는 ‘생산직송 김치’도 할인된 가격으로 제공해 김장을 담글 여유가 없는 소비자를 공략한다. 

CJ제일제당 관계자는 “김장에 부담을 느끼시는 소비자들의 고민을 덜어드리기 위해 다양한 상품, 혜택들을 준비했다”며 “비비고의 비법 양념과 꼼꼼하게 선별한 국산 농산물로 실패없이 간편하게 김치를 담그시길 바란다”고 밝혔다.

hy도 공식 온라인몰 프레딧을 통해 '김장대전’을 실시한다. 오는 24일까지 딤채식품 김치연구소와 함께 합리적으로 김장을 준비할 수 있도록 ‘잇츠온X딤채 김장김치’ 2종(5kg, 10kg)을 특가세트로 선보인다. 신선 식품 전용 기능성 용기를 함께 구매할 수 있는 기획세트도 최대 23% 할인한다.

주문한 김치는 별도의 배송비 없이 고객이 지정한 배송일에 맞춰 hy 자체 유통 채널 프레시 매니저가 냉장 카트로 배송한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김치를 구매해 먹는 것이 익숙한 1~2인 가구뿐 아니라 김장 과정과 비용에 부담을 느끼는 가정이 전반적으로 증가하면서 포장김치 매출 증가세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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