캄보디아에서 한국라면 가게가 인기 끈 까닭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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캄보디아에서 한국라면 가게가 인기 끈 까닭은?
  • 김현민
  • 승인 2018.04.30 17: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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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지화와 젊은층 마케팅 주효…4년새 3배 증가, 도시 곳곳에 한국라면 가게

 

캄보디아에 한국 라면이 선풍적 인기를 끌고 있다고 한다. 캄보디아 라면 시장에서 주류는 아직 태국, 베트남, 중국산이지만, 한국 라면은 일본 라면을 제치고 급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코트라 프놈펜 무역관에 따르면 한국 라면의 수입량은 2012년 6만5,000 달러에서 2016년에 18만1,000 달러로, 4년 사이에 3배 가량 증가했다. 이 기간에 태국, 베트남, 일본산 라면 수입량은 감소하는 추세다.

최근 프놈펜 시내에는 현대식 인테리어를 갖추고 '서울'이란 간판에 내건 매운 라면 가게가 하나둘씩 생겨나 젋은 소비층의 폭발적 인기와 방문이 이어지고 있다. 매운 라면은 7가지 단계로 선택할 수 있고 라면은 종합해산물, 소고기, 돼지갈비, 새우 등으로 나누어 진다. 보조메뉴로는 한국식 김밥, 타코야키 등이 있으며, 별도 메뉴로 주문이 가능하다. 주 고객은 10대부터 20, 30대 젊은이 젊은 가족들로, 주로 저녁에 사람이 많으나, 점심에도 상당한 고객을 확보하고 있다.

프놈펜 시내 곳곳에는 동네마다 한국라면 가게가 영업중이며, 바탐방, 시엡립, 라타나끼리 등지로 확산되는 추세다. 2017년 중반부터 시작된 라면 및 분식 전문점이 1년만에 50여 개로 늘어나 매운 맛 라면의 인기를 입증하고 있다.

 

▲ 프놈펜의 한국라면 가게 /코트라 프놈펜 무역관

 

한국라면의 성공요인을 보면,

① 제품: 한국 라면이 주재료, 기타 재료는 현지 조달로 현지화를 통한 원가 절감과 현지인에 입맛에 맞게 변모했다. 한국 교민들들은 “맛없다” “최악이다”는 반응을 보이는데 비해, 현지인들은 “괜찮다”는 반응이다.

② 가격: 모든 메뉴가 2.5~4달러 미만으로 학생, 일반 가정이나 직장인들의 무난한 주머니 사정에 적합하다. 따라서 적은 예산으로 외식경험을 제공한다.

③ 장소: 젊은이들이 찾는 활기찬 곳, 학교 앞 및 주거단지 인근에서 현대식 인테리어를 갖추고 부담 없이 삼삼오오 분위기 있게 외식이 가능하며, 직원들도 친절하다고 느끼는 '패밀리 레스토랑'으로 인식되고 있다.

④ 홍보: 서울, 부산 등 한국 지명을 사용한 이미지 브랜딩이 주효했다. 캄보디아인들이 사진을 찍고 SNS에 공유하기 좋아해 인증 사진을 페이스북에 포스팅하고 있다. 매운 정도에 따른 챌린지 열풍이 불고 있다.

 

▲ 캄보디아 마트에 진열된 한국 라면 /코트라 프놈펜 무역관

 

한국 라면 가운데 인기있는 제품은 불닭볶음면, 신라면 등 매운 라면이며, 현지 가정에서 라면과 함께 기타 재료로 맛을 내어 온 가족이 저렴하게 먹을 수 있는 식품으로 자리잡고 있다.

한국 라면이 인기를 끌면서 캄보디아의 주요 유통점에는 중국의 짝뚱 한국산 라면도 함께 판매되는 실정이다.

라면 인기에 힙입어 한국 음료를 대표하는 박카스를 비롯, 최근 동화약품의 G-Park과 오라떼 등도 판매가 활발하다. 다양한 맛, 건강에 대한 관심 증가로 알로에 음료, 포카리 스웨트 등도 유통되고 있다.

이같은 현상은 싸지만 깔끔하고 예쁜 가게에서 문화를 즐기는 젊은이들의 욕구가 커지고, 스마트 폰 보급 확대에 따른 SNS 마케팅이 성공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모든 한국음식이 잘 팔리는 것은 아니다. 상류층 주거지에서 고급 한국 분식을 파는 가게는 실패했고, 한국과 같은 '치맥' 문화가 없기 때문에 한국 치킨 업체도 고전을 면치못하고 있다. 또 밥과 같이 먹는 문화가 없어 김의 수요가 없고, 오히려 김으로 만든 과자가 인기를 끌고 있다.

현지에서 한국 식품을 수년간 유통하고 있는 아라마루 전창수 대표는 코트라 프놈펜 무역관과의 인터뷰에서 “현지인에게 잘 맞고 쉽게 질리지 않는 '신라면'처럼 한국적인 맛을 찾고, 재료 현지화를 통해 가격을 맞추는 것이 성공의 중요 요소”라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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