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국채 수익률 역전폭 정상화 조짐···경기침체 우려 진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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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국채 수익률 역전폭 정상화 조짐···경기침체 우려 진단
  • 이상석 기자
  • 승인 2023.10.10 09: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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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국채 장기물 수익률이 빠른 속도로 상승세를 보이는 데 따른 베어 스티프닝 양상이 기업 실적 악화로 이어지고 고용시장도 악화시킬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오피니언뉴스=이상석 기자] 뉴욕 채권시장에서 미국 장단기 국채 수익률 역전 폭이 정상화될 조짐을 보이면서 경기 침체에 대한 우려가 되레 짙어졌다는 월가의 진단이 나왔다. 

미 국채 장기물 수익률이 빠른 속도로 상승세를 보이는 데 따른 베어 스티프닝(Bear Steepening) 양상이 기업 실적 악화로 이어지고 고용시장도 악화시킬 것이라는 이유 때문이다.

미국채 2년물 10년물 역전 폭 100bp에서 30bp 미만으로 축소

미국채 수익률 역전 폭은 지난 7월 말 거의 110bp 수준이었지만 이제 30bp 수준으로 좁혀졌다. 미국채 2년물 수익률 상승세가 제한된 가운데 미국채 10년물과 30년물 등 장기물 수익률이 가파르게 상승한 영향으로 풀이됐다.

채권수익률은 위험프리미엄과 기간프리미엄을 반영한다는 점에서 같은 위험등급이라면 만기가 긴 장기물의 수익률이 높아야 한다. 

최근 15개월 동안은 미국채 장기물 수익률이 단기물 수익률보다 낮은 채권 수익률 역전 현상이 일상이 됐다. 

단기물 수익률은 미국의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 연준)의 통화정책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반면 장기물 수익률은 향후 경기에 대한 시장의 전망이 반영된 탓이다.

어떻게 정상화될지가 향후 관전 포인트

월가는 이제 미국채 수익률 곡선 역전 현상이 정상화될 조짐을 보이는 가운데 어떤 형태로 정상화될지 여부가 더 중요해졌다고 지적하고 있다. 

미 국채 수익률 정상화 방식에 따라 향후 경기가 전망이 달라질 수도 있다는 이유에서다. 미국채 단기물 수익률이 하락해서 정상화되거나 수익률 곡선이 가팔라지는 경우는 불스티트닝이라고 일컫는다. 

이와 달리 미국채 장기물 수익률이 상승해서 정상화되거나 수익률 곡선이 가팔라지는 경우는 베어스티프닝으로 분류된다.

미국채 수익률 역전 현상은 1950년 이후 유력하고 신뢰할 수 있는 경기 불황 지표 노릇을 했다. 미국의 모든 경기 불황 국면에 미국채 수익률 역전 현상이 선행됐기 때문이다. 

미국채 2년물과 10년물의 역전은 가장 일반적으로 인용되는 경기침체 시그널로 적게는 7개월, 많게는 2년 앞서 발생한 것으로 집계됐다.

지난 7월 초에는 미국채 2년물 수익률이 10년물 수익률을 1.1%포인트 가까이 앞질렀다. 이는 지난 3월 실리콘밸리 은행(SVB)의 파산 여파로 풀이됐다. 당시 미국채 수익률 역전 폭은 1970년대와 1980년대 수준에 근접했다.

이제 미국채 2년물과 10년물 수익률 역전 폭은 29bp 수준까지 좁혀졌다. 미국채 30년물과 3년, 5년, 10년물 수익률 역전 현상은 이미 해소됐다.

월가 베스니프팅이 불스티프닝으로 반전 전망 까닭

마켓워치에 따르면 가베칼 리서치의 분석가인 탄 카이 시안은 미국채 장기물 수익률이 가파르게 오르는 베어스트프팅의 전반적인 효과는 미국 비금융 기업의 순이자 비용을 높이는 것"이라고 진단했다.

그는 "이런 경기 순환적 시점에서는 높은 순이자 비용이 미국 기업 이익에 부담을 주고 수익성에 초점을 맞춘 기업들이 직원을 해고하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개인과 기업은 현금을 단기 상품으로 보유하면서 장기간에 걸쳐 차입하는 경향이 짙은 것으로 진단됐다. 개인들의 경우 주택 모기지 만기가 30년물 고정금리이고 회사채의 발행 만기는 10년물이 다수라는 이유에서다.

이에 따라 베이스티프닝은 차입금에 대한 이자 비용이 현금 등가물에 대한 수익률보다 빠르게 증가해 순이자 비용이 증가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경제에 걸림돌이 된다는 뜻이기도 하다.

베어스티프닝은 불스티프닝에 비해 훨씬 드문 경우로 진단됐다.

캐피털 이코노믹스의 이코노미스트인 조나스 골터만은 "대부분의 경우 베어스티프닝은 성장률이 정점을 찍은 가운데 (새로운) 경제 사이클이 시작될 때 나타난다"고 진단했다.

그는 "수익률 곡선이 이미 반전된 상태에서 (현재와 같이) 가파르게 변하는 경우는 일반적으로 경기 침체가 시작되거나 시작되는 시점이다"라면서 " 일반적으로 그 이후에는 미 국채 장기물 수익률이 크게 하락고 주가지수도 그렇게 됐다"고 강조했다.

그는 다른 말로 이런 베어스티프닝은 여전히 불스티프팅이 될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경기 침체에 대한 공포로 월가의 미국채 장기물 선호도가 높아지고 연준이 기준 금리를 인하할 수도 있다는 이유에서다.

그는 경제적이거나 주식시장의 고통이 없이는 그런 일은 일어나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베어 스티프닝은 채권시장이 약세일 때 단기물 수익률보다 장기물 수익률이 더 빠르게 상승하는 현상을 일컫는다. 

이는 장기 인플레이션 기대가 높아지거나, 장기 국채 공급이 증가하거나장기 국채 수요가 감소하는 경우에 발생할 수 있다. 베어스티프닝은 수익률 곡선의 경사가 가팔라지는 것을 의미한다. 

예를 들어, 2년물 국채 수익률이 0.5%에서 1%로 상승하고, 10년물 국채 수익률이 1.5%에서 3%로 상승한다면 2년물과 10년물의 수익률 차이는 1%에서 2%로 늘어난다. 이는 수익률 곡선이 가팔라진 것을 나타낸다. 베어스티프닝은 경제가 회복되고 통화정책이 긴축적으로 전환될 것으로 예상될 때 자주 나타난다.

불 스티프닝(Bull Steepening)은 단기물 수익률이 장기물 수익률보다 더 빠르게 하락하는 현상을 일컫는다. 중앙은행이 기준금리를 빠른 속도로 인하하는 가운데 장기 인플레이션 기대가 낮아지거나 장기 국채공급이 감소하거나 장기 국채 수요가 증가하는 경우에도 발생할 수 있다. 

불스티프닝은 경제가 둔화하고 통화정책이 완화적으로 전환될 것으로 예상될 때 자주 나타난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에 미국의 대규모 양적완화와 금리 인하로 경제 전망이 악화하고, 미 연준의 양적완화 축소와 금리 인상 가능성이 작아지면서 미국 국채 수익률곡선은 불스티프닝 현상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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