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5% 넘어선 美 10년물 국채금리...증시·경제 짓누른다
상태바
4.5% 넘어선 美 10년물 국채금리...증시·경제 짓누른다
  • 김지은 기자
  • 승인 2023.09.26 12:22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고공행진하는 미 국채 수익률...고금리 장기화 가능성 반영
미 셧다운 가능성·고유가 등 리스크 요인도 영향
국내외 전문가 "증시·경제 영향 불가피"
미국의 장·단기 국채 수익률이 나란히 급등세를 펼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미국의 장·단기 국채 수익률이 나란히 급등세를 펼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오피니언뉴스=김지은 기자] 미 국채 수익률 상승세가 심상치 않다. 

미 10년물 국채수익률은 4.5%를 넘어서며 16년래 최고치를 경신했고, 2년물 수익률 또한 5.1%를 넘어서는 등 장·단기 국채 수익률이 나란히 급등세를 펼치는 모습이다. 

지난 9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이후 고금리 장기화 가능성이 확산된 것이 국채 수익률 급등세의 주요 요인으로 꼽히고 있는 가운데, 고유가와 미 연방정부의 셧다운 가능성 등 리스크 요인까지 더해지면서 국체 수익률을 떠받치는 국면이다. 

국내외 경제 전문가들은 고공행진하는 국채 수익률이 주식시장은 물론 미 경제에도 적지 않은 타격을 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고공행진하는 미 국채 수익률...고금리 장기화 가능성 반영 

지난 25일(이하 현지시간) 미 10년물 국채금리는 4.529%를 기록, 2007년 10월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미 10년물 국채금리가 4.5%대 진입한 것은 2007년 이후 16년만이다.

미 30년물 국채수익률은 장중 4.67%까지 올랐는데, 이는 2011년 이후 최고치다. 

단기 국채금리도 급등했다. 2년물 국채수익률은 5.1%를 상회했다. 

미 국채금리의 급등세가 본격화한 것은 지난 9월 FOMC 이후다. 

9월 FOMC 당시 기준금리는 동결했으나, 내년 연방금리에 대한 연방준비제도(Fed, 연준) 위원들의 전망이 이전에 비해 상향조정되면서 고금리 장기화 가능성이 더욱 부각됐다. 

실제로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시장 참여자들은 11월 FOMC에서의 금리동결 가능성을 81.5%, 12월 금리동결 가능성을 60.9%로 각각 높은 수준으로 반영하고 있다. 

금리 동결 전망이 우세함에도 불구하고 국채금리가 상승 흐름을 지속하고 있는 것은 고금리 장기화 가능성에 대한 우려가 그만큼 큰 상황임을 보여주고 있는 것이다. 

골드만삭스의 레포 트레이딩 글로벌 책임자인 리처드 챔버스는 "시장은 중장기적으로 금리가 더 높아질 것이라는 사실에 주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최근 고공행진을 펼치고 있는 국제유가와, 2024 회계연도 예산안 합의를 둘러싸고 미 연방정부의 셧다운 가능성이 높아지는 점도 국채금리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무디스는 지난 밤 미 연방정부의 셧다운은 미 국가 신용등급에 부정적 영향을 줄 것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앞서 지난 8월 초 신용평가사 피치가 반복적인 부채한도 협상 난항 등을 이유로 미국의 신용등급을 강등한 이후 무디스까지 강등을 경고하면서 관련 리스크 또한 확산되고 있다.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연구위원은 "배럴당 90달러 등락을 거듭중인 유가가 인플레이션 우려를 자극하고 있는 가운데 연방정부의 셧다운 가능성이 커지고 있음도 국채금리 상승에 또다른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미 국채금리 상승세, 주식은 물론 경제에도 타격

미 국채금리의 상승세는 채권에 대한 매력을 줄이는 것은 물론 기업들의 차입비용을 증가시키는 등 다양한 측면에서 주식시장에 압박이 되고 있다. 

가장 큰 타격을 받는 것은 기술주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9월 이후 5.4% 하락한 가운데 애플과 아마존 등도 각각 6.3%, 4.9% 하락세를 기록중이다. 기술기업들의 경우 미래의 기대 수익이 주가에 반영되나, 국채수익률이 상승할 경우 미래에 창출할 것으로 기대되는 순이익의 가치가 떨어지기 때문에 주가에는 하방 압력으로 작용한다.   

코로나19 이후 시장을 이끌었던 기술주의 약세 흐름은 전반적인 투자심리에도 영향을 미쳤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 지수는 올해 이후 13% 상승세를 기록중이나, 7월 말 10년물 국채수익률이 4%에 도달한 이후에는 상승 흐름이 사실상 중단됐다. 

미 경제에도 타격이 될 수 있다. 

고금리가 장기화되면 소비심리가 위축되고 부채 리스크를 자극하면서 주택 경기가 영향을 받을 수 있다는 것. 

박 연구위원은 "특히 파업, 셧다운, 학자금 대출 상환 및 고유가 현상 등 각종 불확실성 리스크가 동시에 엄습하고 있다는 점은 고금리를 이겨내고 있는 미국 경제라도 부담이 커질 수 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그는 "미 연준의 긍정적 경기 전망에도 불구하고 내년 초중반까지 경기 모멘텀이 둔화되면서 'L(엘) 자형' 경기 사이클을 보일 것으로 전망한다"고 말했다. 

월가 전문가들은 국채 수익률이 고점 부근에 도달한 것으로 보이지만, 고금리 현상이 얼마나 이어질 지는 알 수 없다는 입장이다. 

수바드라 라자파 소시에테제너럴 미국 금리 전략 책임자는 "국채 수익률이 얼마나 더 계속해서 상승할 수 있을지는 확신할 수 없다"면서도 "수익률이 장기간 높은 수준을 유지한다면 미국 또는 세계 경제에서 무언가 깨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0 / 40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