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부양 기대감에 상승한 철강株...EU '탈탄소' 정책에도 굳건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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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부양 기대감에 상승한 철강株...EU '탈탄소' 정책에도 굳건할까
  • 권상희 기자
  • 승인 2023.09.22 15:1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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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RX 철강 지수 한 달 동안 8.99% 상승
중국 정부 경기 부양책과 철강 감산 규제 강화는 호재
EU, 다음달부터 CBAM으로 '탄소와의 전쟁' 선포
국내 철강사들 탄소중립 대비 중
사진=연합뉴스
사진=연합뉴스

[오피니언뉴스=권상희 기자] 올해 상반기 증시에서 부진한 흐름을 기록한 철강주가 반등 기미를 보이고 있다. 중국 경기 부양에 대한 기대감과 유통 재고 감소세가 주가를 끌어올리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여기에 유럽연합(EU)이 다음달부터 탄소국경조정제도(CBAM)을 시행하면서 국내 철강사에는 위기이자 기회가 찾아왔다는 분석이 나온다.

2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KRX 철강 지수는 지난 한 달 동안 8.99% 올랐다. 이날 오후 2시 기준 세아베스틸지주는 전일 대비 4.45% 오른 2만4650원에 거래 중이다. 대한제강(3.66%), 동국제강(1.69%)도 오르고 있다. 

실제로 이달만 해도 철강 관련 종목들은 크게 올랐다. 세아제강제주는 22.92% 올랐으며, 포스코스틸리온은 22.20% 올랐다. 이외에도 동국제강(19.66%), 현대제철(9.12%) 등도 급등했다. 반면 같은 기간 코스피 지수는 2.04% 하락했다. 

KRX 철강 지수는 지난 한 달 동안 8.99% 상승했다. 자료=한국거래소
KRX 철강 지수는 지난 한 달 동안 8.99% 상승했다. 자료=한국거래소

앞서 철강주들은 올해 상반기 부진을 겪었다. 최대 수요처인 중국의 내수가 악화된 데다, 중국 내 철강 업체들이 생산을 늘려 초과 생산이 발생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최근 중국 최대 철강 생산업체인 바오산강철은 올해 조강 생산량을 지난해 수준 이하로 유지하라는 정부 방침이 있었다는 것을 재확인했다고 밝혔다. 이에 업계에서는 연말까지 중국 철강 공급 감소세가 지속될 것으로 보고 있다.

이와 함께 중국 정부가 부동산 중심의 경기 부양책을 펼치고, 철강 감산 규제는 연말로 갈수록 강화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국내 철강 업계에는 잇단 호재가 발생하고 있다. 이러한 소식들이 중국산 철근 수입가격 상승으로 이어져 국내 철근 유통 가격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다만 중국의 경기 부양책이 실제로는 제한적일 것이라는 의견도 있다. 김윤상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철강 업황에 대해 "당분간 중국 부양 기대감이 아시아 업황을 견인할 것"이라며 "다만 추세적 반등은 어렵다. 판재 대비 상대적으로 봉형강 강세가 예상되는데, 소비보다는 부동산 부양에 집중할 것이기 때문"이라고 내다봤다. 

이와 함께 다음달부터 EU에서 시행되는 CBAM 역시 철강 업계에는 또 하나의 도전이라는 의견이 나온다. CBAM은 온실가스 배출 규제가 느슨한 국가에서 생산된 제품을 EU로 수출하는 경우 해당 제품 생산과정에서 나오는 탄소 배출량 추정치를 EU 탄소배출권거래제(ETS)와 연동해 일종의 세금을 부과하는 조치다. 

다음달부터 시행되는 CBAM에 우선적으로 적용되는 업종은 철강·알루미늄·시멘트·비료·수소·전력 등이다. 다만 다음달부터 2025년 12월까지는 전환기간으로 탄소배출량을 보고할 의무만 있고 본격적인 CBAM 인증서 구매 의무는 2026년 1월 1일부터 발생한다. 

일각에서는 국내 철강 업체들의 EU 수출액이 큰데다 탄소 배출이 많은 고로 공정의 비중이 높아 업계에 타격이 있을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지난해 기준 한국의 EU28향 철강 수출량과 금액은 각각 346만톤과 43억7000만달러로 전체 철강수출량의 13.5%를 차지한다. 수출 품목은 대부분 판재류로 이를 생산하는 철강사들은 CBAM에 대해 철저히 대비해야 하는 상황이다. 

국내 지역별 철강수출 2위는 EU로 집계됐다. 자료=키움증권

이에 국내 철강업계는 탄소중립을 위해 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우선적으로는 철스크랩 사용 확대와 CCUS를 접목하고, 궁극적으로는 기존 고로를 수소환원제철로 완전 전환한다는 계획이다. 수소환원제철과 관련해 포스코는 기존 FINEX 공법을 바탕으로 유동환원로 기반의 'HyREX'를, 현대제철은 신개념 전기로인 '하이큐브' 개발을 목표로 하고 있다.

증권가에서는 EU가 국내 철강사들의 주력 수출시장 중의 하나이기 때문에 향후 철저한 대비가 필요할 것으로 보고 있다. 2019년 기준 국내 철강 1톤당 평균 이산화탄소 배출량은 1.6톤 수준으로 중국과 인도에 비하면 상대적으로 낮지만 EU 인접국인 튀르키예나 러시아보다는 높다. 

이종형 키움증권 연구원은 "현재 각 국가별로 철강생산에서 발생하는 탄소를 어떤 기준으로 측정하고 있는지, 탄소세의 부과 기준은 어떠한지, 또 철강사들은 탄소세와 관련해 각각 얼마만큼의 비용을 반영하고 있는지 직접적인 비교가 어렵다"며 "다만 국내 철강사들에게 EU의 CBAM 향후 수출에 있어 중요한 변수가 될 가능성이 매우 높아 위기이자 동시에 기회가 될 전망"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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