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솟는 유가에 '정유주 웃고 항공주 울고'…연말까지 이어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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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솟는 유가에 '정유주 웃고 항공주 울고'…연말까지 이어질까
  • 권상희 기자
  • 승인 2023.09.14 16:0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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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유주 대표 S-Oil 주가 두 달 동안 18% 올라
진에어·티웨이항공·제주항공 등 LCC 20% 이상 하락
정유업체 투자 매력은 유효…다만 단기 트레이딩 관점 접근
치솟는 유가에도 항공 수요는 꾸준히 있어
사진=대한항공 홈페이지
하이드랜트(Hydrant) 펌프트럭이 지하배관과 연결된 지상 급유전을 통해 항공기 급유를 진행하고 있는 모습. 사진=대한항공 홈페이지

[오피니언뉴스=권상희 기자] 국제유가가 올해 들어 최고치를 찍는 등 고공행진하며 정유주와 항공주의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석유제품 수요가 증가하고 주요 산유국들이 원유 감산 조치를 이어가면서 석유·정유기업들의 주가는 오르고 있다. 반면 항공주의 경우 실적 호조 전망에도 주가가 좀처럼 맥을 추지 못하는 모습이다.

1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7월부터 이날까지 에쓰오일(S-Oil) 주가는 18.59% 폭등했다. GS칼텍스를 자회사로 둔 GS 주가도 9.96% 올랐다. SK이노베이션도 같은 기간 4% 올랐다. 

반면 항공주는 힘을 쓰지 못하고 있다. 같은 기간 대한항공, 아시아나항공, 진에어, 티웨이항공 등 항공주가 포함된 KRX 운송 지수는 11.10% 급락했다. 

유가 상승으로 KRX 운송 지수는 지난 한 달 동안 11% 가량 급락했다. 자료=한국거래소
유가 상승으로 KRX 운송 지수는 지난 한 달 동안 11% 가량 급락했다. 자료=한국거래소

사우디·러시아 감산으로 유가 최고치 경신

유가 상승은 정유주 급등의 원인으로 꼽힌다. 13일(현지시간) 벤치마크 브렌트유 선물은 18센트 하락한 배럴당 91.88달러에 마감했다. 미국 서부텍사스산 중질유(WTI)는 32센트 떨어진 배럴당 88.52달러를 기록했다. 두 유종은 장중 11월 이후 10개월 만에 최고까지 올랐다가 소폭 내려왔다.

앞서 사우디아라비아는 100만배럴 감산을 4분기까지 연장한다고 발표했다. 러시아 역시 30만배럴 수출을 감소했다. 이러한 소식에 공급 차질 우려가 부각되면서 공급 민감도가 높아진 것이다. 

지난해 기준 글로벌 원유 생산량 중 사우디와 러시아 생산 비중은 약 23%에 달하는 만큼, 두 나라의 유가 영향력은 상당히 높을 수밖에 없다. 이들이 매월 시장 평가를 통해 공급량 감축 조정 여부를 검토하겠다고 밝히면서 원유시장 불안감이 지속되고 있는 것이다.

전유진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사우디아라비아와 러시아의 이러한 행보는 적정 유가를 90달러로 만들겠다는 의도로 해석된다"며 "이 와중에 백악관의 매입 계획인 70달러 초반에서 유가는 점점 멀어지고 있어 진퇴양난인 미국의 고민이 커지는 중"이라고 설명했다.

중기적으로 글로벌 에너지 이슈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미국과 사우디아라비아·이란·베네수엘라 간의 관계 회복에 기댈 수 밖에 없을 것이라는 해석이 지배적이다. 

윤재성 하나증권 연구원은 "에너지 가격 상승 리스크를 줄이기 위해 정유업체에 대한 투자 매력은 유효한 상황"이라며 "다만 석유화학은 단기 가격 상승을 노린 트레이딩 관점의 접근이 필요하다"고 권했다. 

유가 상승에 부담 느낀 항공주는 줄하락

반면 항공주는 석유제품 소비가 많기 때문에 주가가 하락세다. 7월 초부터 이날까지 대한항공 주가는 6.78% 하락했다. 아시아나항공은 11.75%, 진에어는 26.12% 급락했다. 이외에도 제주항공(-22.21%), 티웨이항공(-20.89%), 에어부산(-10.93%) 등도 약세를 보였다.

주요 항공사들은 최근 이용자가 크게 늘었음에도 주가가 하락했다. 인천국제공항공사 조사 결과 하계 성수기 공항 이용객은 코로나19 이전의 85% 수준까지 회복됐다. 8월 수송 통계에 따르면 8월 총 항공기 운항횟수는 3만962회로 코로나 이후 최대치를 기록했다. 
 
여기에 다음달 2일 임시공휴일까지 합치면 추석 연휴 시작일인 9월 28일부터 개천절인 10월 3일까지 '황금연휴'가 이어져 해외를 찾는 수요가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달 중국 정부가 한국으로의 단체여행을 허용하면서 한국을 찾는 중국 관광객들도 늘었다.

그러나 고유가가 모든 긍정적 전망을 짓누르고 있는 것이다. 항공사가 비행기 연료로 사용하는 석유 가격이 높아지면 수익성이 악화되기 때문이다. 

증권가에서는 그럼에도 수요 견조로 인해 항공주 저가 매수의 기회가 있다고 해석했다. 박수영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9월말~10월초로 이어지는 연휴가 한차례 더 남아있어 당분간 국제선 수요 강세가 지속될 전망"이라며 "특히 대한항공 구주 노선의 경우 9월 출발편이 거의 모든 날짜 전석 매진으로 확인 중"이라고 짚었다. 

이어 "3분기까지 국제선 여객 수송 실적의 핵심이 일본 중심의 단거리 노선이었다면, 4분기로 넘어가는 구간부터는 중국과 구주의 강한 수요 회복도 확인할 수 있을 것"이라며 "전체 항공 화물 수송량의 약 30%를 차지하는 반도체 수출 실적이 지속 올라오는 중인 점도 항공 화물 시황 반등에 기여할 전망"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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