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금융 1차 숏리스트 확정...'낙하산 우려' 비공개 외부 인사 2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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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금융 1차 숏리스트 확정...'낙하산 우려' 비공개 외부 인사 2명
  • 박대웅 기자
  • 승인 2023.08.08 21:0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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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부인사 4명·외부 2명…숏리스트 확정
노조 "낙하산 회장 선임 반대…끝까지 투쟁"
KB금융그룹은 8일 차기 회장 후보 6명을 확정했다. 사진제공=KB금융지주 

[오피니언뉴스=박대웅 기자] 국내 금융지주 1위 KB금융그룹을 이끌 차기 회장 후보 6명이 확정됐다. 내부 인사 4명과 신원이 공개되지 않은 외부 인사 2명이 이름을 올렸다.

금융권 안팎에선 베일에 가려진 외부 인사 2명을 두고 뒷말이 나온다. 전직 관료 출신일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과 함께 '관치 논란' 재현이 우려된다. KB금융그룹은 앞서 이명박 정부 시절 낙하산 논란으로 내홍에 휩싸인 바 있다. 

KB금융지주 이사회 내 회장후보추천위원회(이하 회추위)는 8일 차기 회장 후보 6명을 확정했다. 유력 후보군으로 거론됐던 양종희, 이동철, 허인 KB금융지주 부회장 삼각편대가 모두 합류한 가운데 여성 후보자로 유일하게 박정림 KB증권 대표가 가세해 내부 인사 4명의 위용을 갖췄다. 금융권의 예상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은 결과지다. 양종희, 이동철, 허인 부회장 삼각편대는 주요 계열사 수장을 비롯해 부회장직을 수행하며 다양한 경험을 쌓은 상태다. 박정림 대표 역시 금융권의 유리천장을 깬 입지적 인물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3인의 부회장은 핵심 계열사를 성공적으로 이끌고 그룹 부회장으로 자리를 옮긴 뒤에도 핵심 업무를 맡아왔다"며 "차기 회장자리이 내부 출신에서 나온다면 경합을 벌일 가장 강력한 라이벌 관계"라고 평가했다. 

문제는 이름이 공개되지 않은 외부 인사 2명이다. KB금융지주는 "본인 요청에 따라 익명을 보장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금융권 안팎에선 전직 관료 출신일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을 내놓는다. 

이복현 금감원장의 발언 후 관치 금융 논란이 일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런 관측의 배경은 금융당국이다.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은 지난 6월29일 "KB금융 회장 절차가 금융업계의 모범사례가 됐으면 한다"며 "다른 후보자들에 대해서도 공평한 기회제공이 있었으면 하는 바람"이라는 의견을 냈다. 이어 7월17일에도 "지난해 말과 올해 초 있었던 지배구조 이슈 후 KB가 첫 이벤트(회장 선임)를 맞는 만큼 선진적이면서 선도적인 선례를 만들어줬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강조했다. 

업계에선 이 원장의 발언이 윤종규 KB금융그룹 회장이 9년 임기를 끝으로 '용퇴'를 결정하는데 영향을 줬을 것으로 보는 분위기다. KB금융지주가 차기 회장 후보 숏리스트를 결정하기 전부터 감독당국 수장이 연이어 입장을 내놓으며 윤 회장의 부담감을 키웠다고 분석한다.

이 원장의 행보는 4대 금융지주 중 3명의 용퇴 결정에 영향을 줬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앞서 지난해 말 3연임이 유력하다는 업계의 예상을 깨고 조용병 당시 신한지주 회장이 용퇴를 결정했고, 다음 달 손태승 당시 우리금융지주 회장도 같은 결정을 내렸다. 손 전 회장의 후임으로 금융위원장 출신 임종룡 우리금융그룹 회장이 자리했다. 

KB금융 안팎에선 벌써부터 '낙하산 회장' 선임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한 관계자는 "정부의 지지를 등에 엎고 낙하산 인사가 회장을 차지하는 게 KB금융 편에서 보면 최악의 수가 될 것"이라고 봤다. 

KB금융그룹 노조(이하 노조)도 반기를 들었다. 노조는 8일 성명을 내고 "현 정권의 낙하산 인사를 반대한다"며 "KB금융에 더욱 큰 해악을 끼칠 정부의 낙하산 인사가 혹시나 숏리스트에 포함돼 있다면 당장 제외해야 한다. 상식적이고 정당한 요구가 수용되지 않을 경우 끝까지 싸우겠다"고 밝혔다.

노조는 "초대부터 직전 회장까지 줄곧 외부 인물이 최고경영자로 활동했다"며 "전문성 부족으로 업무 파악에서부터 시간이 허비됐고, 금융업의 본질을 훼손하는 본인의 치적 쌓기나 정권에 보여주기 위한 전시성 정책이 난무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차기 회장의 요건은 까다롭지 않다"며 "금융회사를 성공적으로 이끈 전문성을 갖추고 직원들이 흘린 피땀을 존중할 줄 아는 올바른 노동관을 지닌 인물이면 된다"고 강조했다. 

KB금융지주 회추위는 오는 29일 최종 후보군을 3명을 압축한 뒤 다음 달 8일 최종 후보자 1인을 확정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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