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차전지, 테슬라 훈풍·외인 매수에 급등…"추가 상승 여력 충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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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차전지, 테슬라 훈풍·외인 매수에 급등…"추가 상승 여력 충분"
  • 권상희 기자
  • 승인 2023.05.23 15:5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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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슬라 간밤 뉴욕증시에서 4.85% 급등
23일 포스코퓨처엠(3.09), LG엔솔(2.50%) 상승 마감
"최근 주가 조정에도 하락 가능성 낮아…디레이팅은 고려"
"2차전지는 공급자 우위 시장…가격·영업이익률 상승 가능"
사진=연합뉴스
사진=연합뉴스

[오피니언뉴스=권상희 기자] 테슬라발(發) 훈풍과 외국인 투자자의 순매수가 이어지면서 23일 국내 증시에서 2차전지 관련주가 반등세를 보였다. 전문가들은 2차전지가 중장기적으로 공급부족 심화 현상을 보일 수 있고, 합작법인(JV)과의 장기공급계약이 늘어나고 있다는 점 등을 근거로 가격 상승 여지가 있다고 판단했다. 

이날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LG에너지솔루션은 전일 대비 1만4000원(2.50%) 오른 57만4000원에 마감했다. 삼성SDI는 1만원(1.43%) 오른 71만원에 거래를 마쳤다. 이외에도 SK이노베이션(1.83%), 포스코퓨처엠(3.09%), 에코프로(0.53%), 에코프로비엠(2.96%)이 모두 상승 마감했다.

이러한 주가 급등 배경은 테슬라의 주가 상승이다. 22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증시에서 테슬라 주가가 전 거래일 대비 4.85% 오른 188.87달러로 장을 마감하면서 국내 2차전지 관련주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해석된다.

강세를 주도한 또다른 요인은 외국인 순매수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2차전지 종목들이 다시 돌아왔다"며 "외국인이 기관과 함께 2차전지 종목들에 대해 순매수세를 보이며 코스피 강세를 주도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실제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외국인은 지난 12일부터 22일까지 7거래일간 2차전지 관련주를 순매수했다. 이 기간 동안 외국인은 삼성SDI를 581억원, LG에너지솔루션을 380억원 순매수했다. 

특히 지난 22일 외국인은 에코프로를 544억원, 에코프로비엠을 356억원 순매수했다. 하루 동안에만 에코프로와 에코프로비엠 주식을 900억원 가량 사들인 것이다. 이에 22일 에코프로 주가는 전 거래일 대비 6.58% 오른 56만7000원에 마감했다.

외국인 순매수가 들어오면서 지난 15일부터 이날까지 7거래일 동안 에코프로 주가는 52만1000원에서 57만원으로 8.5% 가량 상승했다. 자료=한국거래소
외국인 매수세가 들어오면서 지난 15일부터 이날까지 7거래일 동안 에코프로 주가는 52만1000원에서 57만원으로 8.5% 가량 상승했다. 자료=한국거래소

2차전지 관련 기업들의 주가 상승세는 지속되고 있다. 하나증권에 따르면 2017년 이후 포스코퓨처엠, 에코프로의 주가는 각각 27배, 55배 상승했다. 최근 과열 우려가 제기되며 주가 조정세에 진입했으나 고점에서 크게 멀지 않은 가격대를 유지하고 있다.

김현수 하나증권 연구원은 "국내 2차전지 기업들의 경우 미국과 유럽의 친환경 정책 기조 강화, 최대 경쟁자인 중국 기업들의 미국 시장 진출 제약으로 장기 실적 가시성이 매우 높다"며 "최근 주가 조정에도 불구하고 추세적인 하락 가능성은 매우 낮다고 판단되지만, 현 시점에서는 매우 높은 수준에 형성돼 있는 멀티플의 디레이팅(주가수익비율 하락) 강도를 면밀히 고려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김 연구원은 "글로벌 전기차 수요는 최근 3년간 연평균 63%씩 증가해왔고, 향후 수요는 3년마다 연평균 24%, 17%, 8% 증가할 것으로 전망되나 증가폭은 점진적으로 축소될 전망"이라며 "배터리 수요의 경우 전기차 시장의 수요 증가 폭을 상회할 것으로, 2차전지 산업의 성장세 자체는 확고하나 점진적 성장률 둔화는 불가피하다"고 분석했다. 

이어 "현재 국내 양극재 기업(에코프로비엠 51배, 포스코퓨처엠 70배)들이 부여받는 12개월 선행 주가수익비율(12M Fwd P/E)의 점진적 디레이팅을 염두에 둬야 한다"며 "향후 10년 글로벌 배터리 수요 연평균 성장률 수준의 멀티플 배수(20배~25배) 적용이 기업가치 산출 시 적절한 수치"라고 덧붙였다. 

업계에 따르면 2차전지가 전통적인 IT 하드웨어 시장과는 다른 공급자 중심 시장이라는 평가도 나온다. 

박형우 SK증권 연구원은 "2차전지는 현재 IT 산업에서 경험한 적 없는 공급자 우위 시장"이라며 "과거 공급자 우위 환경에서 IT 부품은 가격이 상승하고 영업이익률이 향상됐다"고 설명했다.

박 연구원은 공급자 우위의 근거로 ▲중장기 공급부족 지속 ▲JV와의 장기공급계약 증가 ▲우호적인 가격 계약 동향 ▲미국의 첨단제조생산세액공제(AMPC) 효과 등을 들었다.

그는 "일부 ESS OEM과 솔루션 기업들은 연초에 배터리 조달에 실패해 생산에 차질이 발생했다"며 "2029년부터 중장기 관점에서 2차전지 공급부족이 심화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이어 "현재 2차전지 기업들의 JV 일부는 증설되는 생산능력(capa)을 장기공급계약으로 보장받았다"며 "또한 광물 시세 판가 연동 계약은 공급사가 아닌 고객사로 불확실성이 전가되는 구조이며, 미국의 배터리 자국투자 유인책도 2차전지에 호재가 될 수 있다"고 평가했다.

글로벌 변수가 다수 존재하는 가운데 전문가들은 불확실성을 줄이는 방법으로 2차전지 업종 투자 전략을 세우기를 권고했다. 

정용진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현 시점에서 2차전지 밸류체인의 밸류에이션은 개별 기업의 성과나 역량보다는 정치적 외생 변수에 따라 틀이 변할 수밖에 없다"며 "향후 정책의 방향은 전기차 시장을 키우려는 보조의 성격보다는 자국의 이익을 극대화하고 공급망 안전성을 찾는 방향으로 진행될 전망으로, 변수가 많아지고 예측이 어려워질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정 연구원은 "변수를 줄이는 방향으로의 투자 전략이 필요하다"며 "중국발 원료·소재 공급 의존도가 낮은 분리막·동박 업체에 대한 관심이 유효하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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