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만→55만원' 에코프로, 여전히 개인 순매수 1위…주가 향방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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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2만→55만원' 에코프로, 여전히 개인 순매수 1위…주가 향방은
  • 권상희 기자
  • 승인 2023.05.17 14:1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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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달만 개인 투자자 에코프로 3399억원 순매수
에코프로 소액주주 수 1분기만에 56% 늘어나
이동채 전 회장 구속·MSCI 편입 불발 등 악재 산적
단기 조정 겪고 있어…주가 제자리 찾아가는 시기
에코프로비엠 공장 전경. 사진=연합뉴스
에코프로비엠 공장 전경. 사진=연합뉴스

[오피니언뉴스=권상희 기자] 올해 초 10만원에서 지난달 최고 82만원까지 급등한 에코프로 주가가 '롤러코스터'를 타고 있는 가운데 개인투자자 비중이 높다는 의견이 나오면서 우려가 확산되고 있다. 

에코프로 주가는 고평가 논란에 이동채 에코프로 회장 구속 등으로 급락하면서 현재는 50만원대까지 떨어진 상태다. 기관과 외국인이 매도세로 전환한 가운데 개미투자자들이 주가를 떠받치고 있어 투자에 신중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온다.

1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달 초부터 지난 16일까지 개인투자자 순매수 1위 종목은 에코프로로 집계됐다. 순매수 금액은 3399억원에 달한다. 지난달에도 한 달 동안 개인투자자들은 에코프로를 6298억원, 에코프로비엠을 2583억원 순매수했다.

개미투자자들의 매수세에 힘입어 에코프로 주가도 전날부터 상승세로 전환했다. 에코프로 주가는 지난 8일 이후 6거래일 연속 하락하다가 16일부터 반등했다. 이날 오후 2시 기준 에코프로는 전일 대비 2만3000원(4.0%) 오른 57만4000원에 거래되고 있다.

에코프로 주가는 지난달 11일 82만원까지 올랐다가 계속 떨어져 현재 50만원 후반대에서 형성돼 있다. 자료=네이버증권
에코프로 주가는 지난달 11일 82만원까지 올랐다가 계속 떨어져 현재 50만원 후반대에서 형성돼 있다. 자료=네이버증권

에코프로와 에코프로비엠에서 소액주주가 차지하는 비중은 각각 71%, 46%에 달한다. 개인투자자들이 굳건하게 주가 하단을 지지하는 반면 에코프로의 외국인투자자 비중은 4.73%에 불과하다. 외국인 투자자들이 이달 들어 가장 많이 판 종목 1위 역시 에코프로로, 그 규모는 2882억원에 달한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에코프로의 소액주주 수는 작년 말 10만9619명에서 올해 1분기 말 17만1131명으로 56% 증가했다. 에코프로의 주력 사업회사인 에코프로비엠의 소액주주 수 역시 같은 기간 22만5303명에서 29만7848명으로 32% 증가했다. 

에코프로 그룹주(에코프로, 에코프로비엠, 에코프로에이치엔)는 올해 초부터 2차전지 관련주로 주목받으며 상승세를 이어갔다. 앞서 에코프로는 2016년 5월 모기업 에코프로에서 에코프로비엠을 물적분할하고, 이를 2019년 3월 코스닥 시장에 별도 상장한 바 있다. 

모회사 에코프로가 지주사가 되고, 에코프로비엠이 실제 양극재 사업을 하는 자회사로 복수 상장된 것이다. 이 경우 중복상장으로 지주사는 가치 할인을 받지만, 에코프로의 경우 올해 주가 급등으로 에코프로비엠보다 기업가치가 과도하게 상승하는 현상이 나타났다. 

이에 장정훈 삼성증권 연구원은 지난달 초 "지주사가 보유 지분가치보다 20% 프리미엄을 받는 이상한 상황이 나타나고 있다"며 "적어도 한국 시장에서 지주사는 사업자회사의 보유 지분가치 대비 30~50%의 할인율이 시장이 동의하는 수준"이라고 지적한 바 있다. 

이달 초에도 장 연구원은 에코프로에 대해 "상장 자회사의 보유 지분 가치에 비해 프리미엄이 50%까지 확대됐다"며 "지주사 NAV 할인율이 없다고 해도 추가로 7조원(에코프로의 시가총액 19조4000억원대, 상장 자회사 지분가치 합 12조2000억원) 가량의 가치를 설명할 수 있어야 한다"며 "비상장 자회사의 가치를 따져도 13조원의 상장 가치를 받기 어렵다"고 평가했다. 

이어 "추정 연결 순이익 기준으로 현 주가를 설명해 보면 2023년 P/E 기준 178배에 해당한다"며 "한국 2차전지 소재 밸류체인 평균 P/E가 42배이고, 자회사 에코프로비엠의 2023년 P/E가 61배임을 감안하면 더욱 부담스러운 수준"이라고 덧붙였다.

에코프로는 이러한 주가 고평가 논란이 이어진 데다 최근 이동채 에코프로 전 회장 구속 등 악재가 겹쳤다. 이 전 회장은 지난 2020년 1월부터 2021년 9월 에코프로비엠의 중장기 공급계약 정보 공시에 앞서 차명 증권계좌를 이용해 미리 주식을 사들였다 되팔아 11억원 가량의 시세차익을 챙긴 혐의로 기소됐다. 

설상가상으로 모건스탠리캐피탈인터내셔널(MSCI) 한국지수 편입도 불발됐다. MSCI 한국지수에 편입될 경우 기관과 외국인 투자자의 지분 확보를 위한 매수가 유입돼 통상 수급적 호재로 해석된다. 

증권가에서는 에코프로와 자회사들이 단기 조정을 거치는 시점이 지금이라고 평가한다. 중장기 성장성은 확실하지만 현재 지나치게 고평가돼 있다는 것이다. 

지난 8일 대신증권이 에코프로비엠에 대한 투자 의견을 '매수'에서 '중립'으로 내려잡은 가운데 삼성증권, 유진투자증권, 유안타증권도 투자 의견을 하향 조정했다. 유진투자증권은 '매도'를, 삼성증권과 유안타증권은 '중립'을 제시했다. 

이외에도 하나증권, BNK투자증권, 교보증권, 하이투자증권 등도 에코프로비엠의 투자의견을 하향하며 2차전지주 시장이 과열됐다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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