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넘은 LG전자, B2B 신성장 동력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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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넘은 LG전자, B2B 신성장 동력으로
  • 박대웅 기자
  • 승인 2023.05.09 17:0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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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2B 매출 3년 간 두 배 '껑충'
5G·로봇 등 사업 고도화 나서
인수합병·JV 등 전장, 핵심 사업으로
LG전자가 B2B 사업이 성장세에 주목하며 관련 사업 부문 확대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오피니언뉴스=박대웅 기자] 14년 만에 영업이익에서 삼성전자를 추월한 LG전자가 '기업 간 거래(B2B)'에서 불황의 돌파구를 찾는다. LG전자의 B2B 사업 매출은 지난 3년 간 두 배가량 뛰었다. 

LG전자는 올 1분기 연결기준 매출 20조4159억원, 영업이익 1조4874억원을 기록했다. 1년 전보다 매출은 2.6%, 영업이익은 22.9% 줄었지만 반도체 적자로 6402억원의 영업이익을 거둔 삼성전자보다 2배 이상 높은 실적을 달성했다. 역대급 실적을 달성한 H&A사업부와 전장사업의 흑자 기조 등 전 사업군에서 고른 수익을 거뒀다. 매출은 역대 1분기 중 두 번째, 영업이익은 세 번째로 높은 수치다. 

LG전자는 2분기 역시 여의치 않은 경영 환경 속에서도 B2B 강화 전략으로 불황을 극복하겠다는 방침이다. LG전자 관계자는 "2분기 역시 미국 등 주요국의 금융 불황과 소비 심리 악화 등 불확실성이 확대되고 업체간 경쟁이 치열할 것"이라면서 "한국시장에서 B2B 성장세를 강화하는 동시에 유럽 등 수요 변화에 대응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B2B 매출 3년간 두배로

증권가에선 LG전자가 올해 전반적인 실적 호조세를 이어갈 것으로 예측한다. 금융정보 업체 에프엔가이드에 따르면 LG전자의 올 한해 영업이익은 4조3860억원으로 지난해 3조5510억원보다 23.5%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이런 전망의 배경에는 B2B 시장에 대한 기대가 깔려 있다. 올해 LG전자 전체 매출에서 B2B 사업이 차지하는 비중이 30%까지 증가할 것으로 내다본다. 2020년 약 16%와 비교하면 두배 가량 증가한 수치다.  

실제 LG전자 가전부문에서 시스템에어컨, 빌트인 가전 등 B2B 매출은 전체 가전의 25%까지 성장하며 가전 사업부 가동률을 100% 이상으로 끌어 올리는데 일조했다. BS(비즈니스솔루션)부문도 디지털 사이니, 호텔TV 등 주문 증가로 같은 기간 대비 B2B 매출이 40% 확대됐다.

특히 VS(자동차부품) 사업의 성장세가 인상적이다. 100% B2B 사업인 VS사업은 전기차 부품 수주 증가로 올해 처음으로 매출 10조원 고지에 오를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VS사업본부는 올해 1분기 매출액 2조3865억원, 영업이익 540억원을 기록하며 역대 1분기 최대 실적을 달성했다. 올해에도 하반기 본격 가동될 멕시코 신규 공장을 거점으로 북미시장을 중심으로 e파워트레인 성장세가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배터리, 플랫폼과 함께 전기차를 구성하는 3대 요소인 파워트레인은 전기모터와 인버터, 감속기 등 구동계 부품을 아우르는 시스템을 말한다. 전력 효율성을 결정짓는 부품으로 전기차 구동 효율을 높여 주행거리를 늘린다. e파워트레인은 연평균 50%의 성장률을 달성할 것으로 예상된다. 

여기에 전기차 충전 사업도 제몫을 할 것으로 보인다. LG전자는 지난해 전기차 충전 전문업체 애플망고 지분을 인수하며 전기차 충전 시장에 진출했으며 올해 경기 평택LG디지털파크에 전기차 충전 생산라인을 구축하기도 했다. 이 밖에도 로봇 사업도 안내와 물류, 서빙, 살균 등 LG클로이 라인업을 앞세워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또한 LG전자는 5G 특화망을 내세워 네트워크 장비부터 물류 로봇, 종합 관제 시스템을 한 번에 판매한다는 계획도 세웠다. 

김동원 KB증권 연구원은 "LG전자는 B2B 매출 확대로 분기 평균 1조원 이상의 영업이익 달성이 예상된다"며 "B2B 매출은 2020년 16%에서 2023년 32%로 늘어날 것"이라고 봤다. 

LG전자 로봇 클로이 모습. 사진제공=LG전자

사업구조 고도화 나선 LG전자

LG전자는 미래지향적 사업 추진을 통한 사업구조 고도화에 나서고 있다. LG전자는 지난 3월 정기 주주총회에서 미래 사업 역량 확보를 위해 올해 사업목적에 '기간통신사업'과 '화장품판매업'을 추가했다. 기간통신사업은 5G 기술을 활용해 특정 기업, 장소에 연결성을 제공하는 5G 특화망 사업을 말한다. 5G 특화망은 기존 통신사 이동통신망 대신 기업이 별도 주파수에 만드는 내부 전용망이다. 통신 3사의 5G망을 빌려오는 것에 비해 빠르고 안정적이라는 게 회사 측의 설명이다.

LG전자 관계자는 "기존 스마트팩토리 구축 때 5G 장비를 다른 기업에서 들여왔다면 이제 자체적으로 개발하겠다는 것"이라면서 "향후 자사 공장 및 서비스에 도입하는 것뿐 아니라 다른 기업에도 공급할 수 있다"고 말했다. 

LG전자는 5G 특화망 사업 진출을 통해 스마트팩토리, 로봇 등 미래 사업과 시너지를 내겠다는 계획이다. LG전자는 이미 3만여 건의 5G 통신 관련 특허를 출원하며 사업 활성화 준비를 마쳤다. 

김동원 KB증권 연구원은 "LG전자는 향후 8년간 26배 성장이 예상되는 5G 특화망 신규 사업에 진출해 매출구조가 기업·소비자간거래(B2C)에서 경기 변화에 둔감한 B2B 중심으로의 긍정적 변화가 기대된다"면서 "5G 특화망 사업의 핵심기술인 로봇, 인공지능, 스마트팩토리 솔루션 일체를 확보하고 있어 향후 시장 점유율 확대의 강점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LG전자 전장부문의 수주 증가세가 하반기 가동될 LG마그나e파워트레인 멕시코 공장 등으로 더욱 가파라질 전망이다. 사진제공=LG전자 

전장 주력사업으로 

LG전자의 전장사업이 주력 사업 반열에 오를 것으로 보인다. 

9일 업계에 따르면 조주완 LG전자 대표이사 사장은 수익성을 높여온 전장사업 규모를 더욱 키우기 위해 차량용 반도체 설계업체(팹리스)를 포함해 다양한 인수합병 방안을 고심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실제로 LG전자 전장사업본부는 지난달부터 인수합병과 합작법인(JV) 투자 관련 경력ㅇ르 3년 이상 보유한 경력자를 뽑고 있다. 이미 올해 1월과 2월 두 차례에 걸쳐 인수합병 전문가를 충원했다는 점에서 LG전자가 합작법인 설립이나 인수합병에 속도를 낼 것으로 전망된다. 올해 1분기 실적 컨퍼런스콜에서도 LG전자는 "자체적 기술개발 투자와 인수합병 및 합작법인 방식으로 미래사업을 적극 준비하고 있다"고 밝히기도 했다.

LG전자는 인수합병 등을 통해 1~2%대로 정체된 전장사업의 영업이익률 개선에 힘쓸 것으로 보인다. LG전자 측은 반도체 단가 인상 및 수주 확대 대응을 위한 비용 부담 증가가 영업이익률 정체로 이어졌다고 설명한다. LG전자는 완성차 업계 등 고객사와 긴밀한 협력 관계를 구축하는 동시에 반도체 가격 인상 부담을 고객사와 나눠 가지면서 반도체 관련 인수합병으로 낮은 영업이익률을 개선해나갈 것으로 전망된다. 

증권가에선 전장사업본부가 올해에도 LG전자 내에서 큰 폭의 성장세를 보일 것으로 관측했다. GM과 포드 등 북미 전기차 업체들을 대상으로 한 LG마그나e파워트레인 수주 증가 흐름이 기대치를 웃도는 데다 마그나의 주력 고객인 유럽 업체들을 상대로 수주를 추가할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또 인포테인먼트 차량 탑재율 증가, 차량용 조명 자회사인 오스트리아의 ZKW 유럽 수주 회복세도 호재로 지목했다. 

김동원 KB증권 연구원은 "올해 전장 사업 영업이익은 지난해보다 98% 증가한 3357억원으로 추정된다"며 "전체 영업이익 비중도 지난해 4.9%에서 올해 8.3%로 늘어날 것"이라고 분석했다. 

김지산 키움증권 연구원 역시 "LG전자 전장사업본부의 신규 수주성과가 기대이상을 보이고 있고 프리미엄 인포테인먼트(정보+오락) 사업이 수익성 개선을 이끌고 있다"며 "올해 멕시코 공장이 완공되면 VS사업본부가 전사 매출과 영업이익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각각 17%, 10%에 도달해 기업가치를 높이는데 기여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시장조사업체 스트래티지애널리스틱스는 전 세계 전장사업 시장 규모가 2024년 4000억 달러에서 2028년 7000억 달러를 넘어설 것으로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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