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암호통화 시장 첫 개입…“페트로 거래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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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암호통화 시장 첫 개입…“페트로 거래금지”
  • 김인영 기자
  • 승인 2018.03.20 1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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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네수엘라 마두로의 암호통화 공세에 역공…경제제재에도 자금 수혈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9일(미국시간) 베네수엘라 정부가 발행하는 페트로(Petro)라는 암호통화의 미국내 거래와 사용을 전면금지하라는 명령을 내렸다. 트럼프의 이같은 조치는 미국의 경제제재를 피해 국제금융시장에 접근해 자금을 구하려는 베네수엘라 정부의 시도를 좌절시킬 것으로 보인다.

이번 조치는 정치적 제재의 성격을 띠지만, 암호통화시장에 대한 트럼프 행정부 첫 개입이라는 점에서 주목된다.

 

페트로는 지난해 12월 베네수엘라 정부에 의해 개발되어 올 2월에 국제 시장에 거래된 암호통화다. 이 나라에서 생산되는 석유와 휘발유, 금, 다이아몬드를 담보로 해서 발행되며, 지난해 12월 3일 니콜라스 마두로(Nicolas Maduro)의 TV 연설을 통해 공개되었다.

마두로는 “페트로 발행을 통해 통화주권을 확보하고 새로운 국제통화로서의 기능을 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베네수엘라 야당들은 현지 통화인 볼리바르의 가치하락이 1,400억 달러에 이르는 대외부채를 상환하지 못하는데서 발생하는 것이지, 통화주권의 문제는 아니라고 비판했다.

온라인 백과사전인 위키피디아에 따르면, 마두로 정부는 올해 1월 5일 1억 페드로의 암호통화를 발행했는데, 베네수엘라 당국은 1페드로를 60달러로 책정, 60억 달러 정도의 자금 조달을 기대했었다. 연초 암호화폐 시장에 거품이 일었기 때문에 페드로는 자금조달 수단으로 활용가치가 있었다. 암호화폐 거래회사인 바이브(VIBE)는 60% 정도 디스카운트한 가격으로 23억 달러에 사모 조달을 추진해왔다. 한달후인 2월 20일 베네수엘라 정부는 가상화폐 1억 페드로를 시장에 팔아 27억 달러의 자금을 조달했다.

이 사실이 트럼프 행정부의 귀에 들어갔다. 반미 성향의 마두로 정부에 자금줄을 꽁꽁 묵어 놓았는데, 미국내 암호통화시장에서 베네수엘라 정부가 자금을 조달해 간 사실에 트럼프 행정부가 분노한 것이다.

 

▲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 /위키피디아 (원내는 베네수엘라 정부 발행 암호통화 페트로 로고)

 

페드로는 비트코인등 정상적인 암호통화와 다른 점이 있다. 우선 정부가 발행했다는 점이고, 둘째는 석유등 현물을 담보로 했다는 점이다. 셋째로, 미국의 경제제재를 피하기 위한 목적으로 발행되었다는 정치성을 띠고 있다.

트럼프 행정부와 미국 중앙은행(Fed)는 암호통화 시장의 자율성을 침해하지 않는다는 원칙을 유지해왔지만, 베네수엘라 정부가 발행한 암호화폐가 정치적 목적을 띠고 있다는 점에 주목해 제재를 가한 것이다.

트럼프 정부는 지난해 베네수엘라와의 금융 거래를 금지한데 이어 최근 마두로 대통령을 비롯한 베네수엘라 고위급 인사들의 재산을 동결하고 거래를 금지하는등 경제제재조치를 강화하고 있다. 또 5월 베네수엘라 대선을 앞두고 베네수엘라의 석유 수출을 제한하는 방안을 고려중이다.

블룸버그 통신에 따르면 베네수엘라는 해외 부채를 갚지 못하는 바람에 외화 조달이 차단돼 올들어 3개월도 되지 않은 짧은 기간에 물가가 1만3,000%, 즉 14배나 상승하는 하이퍼인플레이션에 시달리고 있다.

스티븐 므누신 미국 재무장관은 19일 브라질 부에노스 아이레[스에서 열리는 G20 재무장관 회의에서 베네수엘라 경제상황과 제재에 관해 의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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