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美선 호조, 日은 부진'...中시장 재도약 노려
상태바
현대차, '美선 호조, 日은 부진'...中시장 재도약 노려
  • 박대웅 기자
  • 승인 2023.04.20 17:1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재진출 1년, 日서 페라리보다 판매량 적어
신기술 앞세워 다시 공들이는 중국 시장
미국 시장 호조세…역대 최다 1Q 판매량 달성
현대차그룹 1Q 해외 판매량 10만대 돌파

[오피니언뉴스=박대웅 기자] 현대차가 중국과 일본 그리고 미국에서 엇갈리고 있다. 

재진출을 선언한 지 만 1년여를 맞이하는 일본에선 고전을 면치 못하는 반면 전기차를 중심으로 폭발적 성장세를 보이고 있는 중국에선 재도약을 목표로 다시금 공을 들이고 있다. 반면 미국 시장에선 판매 호조세를 이어가고 있다. 

현대차는 지난해 2월 전기차 아이오닉5(왼쪽)와 수소연료전지차 넥쏘를 필두로 철수 12년 만에 일본 시장 재진출을 선언했다. 사진제공=현대차그룹

재도전 1년, 일본 시장 성적은

일본 재진출 1년여를 맞이하는 현대차는 여전히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일본 특유의 폐쇄적 시장 분위기 속에 순수 전기차 아이오닉5가 시장의 큰 관심을 이끌어내지 못해서다. 현대차는 지난해 2월 12년 만에 전기차를 무기로 일본 승용차시장 재진출을 선언했다. 당시 장재훈 현대차 사장은 "지난 12년 간 현대차는 일본시장 진출을 위해 다양하게 고민해 왔으며 원점에서 진지하게 일본 고객과 마주보기로 결심했다"고 포부를 전하기도 했다. 

현대차는 지난 1년간 요코하마를 시작으로 일본 내 주요 거점에 '현대고객경험센터'를 구축하고 오프라인 브랜드 체험과 구매 지원, 정비, 교육 등을 진행했다. 도쿄 하라주쿠, 오사카와 나고야 등에서 아이오닉5 시승 및 전시회를 진행하는 등 적극적으로 일본 소비자 공략에 나섰다. 

판매 형태도 웹사이트 및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앱)을 통해 검색, 결제, 배송 등 모든 과정을 원스톱 온라인 판매 형태로 진행했다. 또 현지 차량고유 업체와 협력해 플랫폼 '애니카'와 아이오닉5의 차량공유 서비스도 제공하고 있다. 일본법인도 현대차 일본법인에서 현대모빌리티재팬으로 변경하며 스마트 모빌리티 솔루션 공급자라는 이미지 변신을 시도했다. 

하지만 결과는 만족스럽지 못했다. 

일본자동차수입조합(JAIA)에 따르면 현대차의 지난 3월 기준 누적 판매대수는 102대다. 지난해 전체 판매량은 518대에 그쳤다. 지난해 판매량엔 택시업체 MK택시에 공급한 50대도 포함돼 있다. 주력 모델인 아이오닉5가 지난해 일본에서 올해의 수입차에 선정될 정도로 상품성을 인정받았지만 흥행엔 성공하지 못했다. 올해 판매량만 놓고 보면 슈퍼카인 페라리(194대)의 절반 수준이고 람보르기니(100대)와도 큰 차이가 없다. 

현대차는 저조한 판매고와 별개로 향후 일본 내 판매 차종을 더 늘려나간다는 계획이다. 현대차는 이달 국내 판매를 시작하는 코나 일렉트릭을 올해 안에 일본에서도 선보인다는 방침이다. 아이오닉5와 함께 투톱 체제로 일본 시장을 공략한다. 코나 일렉트릭은 중국 전기차 기업 BYD 아토3와 비슷한 크기로 일본에서 한중 간 격전이 예상된다. 또 내년 출시를 예정하고 있는 전기 SUV 캐스퍼EV의 일본 투입도 검토하고 있다. 

현대모비스는 지난 19일부터 막을 올린 '2023 상하이 모터쇼'에서 신기술 23종을 대거 선보이며 중국 시장을 정조준했다. 사진제공=현대차그룹

다시 공들이는 중국

현대차그룹은 세계 최대 자동차 시장으로 성장한 중국 시장에 다시 공을 들이고 있다. 중국 시장은 자국 브랜드 선호 경향이 뚜렷해 그동안 현대차그룹은 존재감을 드러내지 못했다. 

현대차그룹은 지난 19일부터 오는 27일까지 중국 상해에서 열리고 있는 '2023 상하이 모터쇼'에서 신기술을 대거 선보이며 중국 시장 탈환에 의지를 불태웠다. 현대모비스는 이번 모터쇼에 참가해 전장, 전동화 등 양산 가능한 신기술 24종을 공개했다. 미래형 통합 칵핏 솔루션(M.Vics 4.0), 인캐빈 센싱, 전자식 조향시스템(Steer by Wire), 홀로그램 AR HUD 등이 대표적이다. 현대모비스는 '상하이 모터쇼'를 발판삼아 중국 현지 수주를 확장하는 기회로 적극 활용한다는 계획이다.

현대모비스는 올해 중국 시장에서 역대 첫 '10억 달러' 수주를 목표로 제시했다. 이를 위해 전동화 플랫폼을 중심으로 전기차 핵심 부품 시장을 공략한다는 청사진도 내놨다. 

현대차는 올해 고성능 N브랜드를 중국 시장에서 처음 출시하고 현지 고성능 차량 시장을 공략한다. 현대차는 이번 '상하이 모터쇼'에서 '더 뉴 아반떼 N(현지명 더 뉴 엘란트라N)' 디자인을 세계 최초로 공개하고 N브랜드의 중국 진출을 공식화했다.

현대차는 중국 시장에 올해 하반기 더 뉴 엘란트라 N을 시작으로 다양한 고성능 N 모델 출시를 이어갈 계획이다. 특히 7월 글로벌 공개 예정인 N브랜드 최초의 전동화 모델 '아이오닉 5 N'을 내년 중국에서 선보인다. 아울러 이번 행사에서 현대차는 중국 현지 전략 스포츠실용차(SUV) 모델인 무파사(MUFASA)를 세계 최초로 공개하고 6월 출시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혁준 현대차그룹차이나(HMGC) 전무는 "올해 고성능 N브랜드를 중국 시장에 본격 도입할 것"이라며 "뛰어난 품질과 기술력으로 중국 고객들에게 색다른 드라이빙 체험을 선사할 것"이라고 자신감을 드러내기도 했다.

쏘나타 등의 판매 호조 속에 현대차의 미국 시장 판매고가 가파른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사진제공=현대차

불황을 모르는 미국 시장

일본이나 중국과 달리 현대차그룹은 미국 시장에서 판매 호조세를 이어가고 있다. 

현대차 미국판매법인(HMA)는 지난 1일 3월 한 달 동안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27% 증가한 7만5404대를 팔았다고 발표했다. 제네시스 차종을 제외한 수치로 현대차는 5개월 연속 월간 최다 판매(미국) 기록을 경신했다. 1분기(1∼3월) 누적 판매량도 전년 동기 대비 16% 증가한 18만4449대로 1분기 역대 최다 판매량 기록을 새로 썼다.

차종별로 보면 1년 사이 쏘나타(209%), 베뉴(74%), 산타페(31%), 산타크루즈(30%) 등의 판매량 증가세가 가팔랐다. 이 기간 친환경차는 싼타페 하이브리드(123%)와 투싼 하이브리드(52%) 등 하이브리드 차종 판매는 늘었지만, 순수 전기차인 아이오닉5는 미국 인플레이션감축법(IRA) 시행에 따른 세제혜택 제외 등의 여파로 22%가 줄었다.

기아 미국판매법인(KUS)도 3월 작년 동기 대비 20% 증가한 7만1294대를 판매하며 3월 판매량 기준 역대 최다 기록을 갈아치웠다. 1분기 판매량도 작년 동기 대비 22% 증가한 18만4146대로 1분기 역대 최다 기록을 경신했다. 카니발(81%), 스포티지(37%), 텔루라이드(23%), 포르테(14%) 등 4개 차종이 3월 역대 최다 판매 실적을 기록했지만, 순수 전기차인 EV6는 작년 3월보다 68% 감소한 988대 판매에 그쳤다.

현대차그룹이 올해 1분기 해외에서 전기차를 10만대 넘게 판매했다. 사진=연합뉴스

해외서 순항하는 현대차그룹

현대차그룹은 올해 1분기 해외에서 전기차를 10만대 넘게 팔았다.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약 50% 늘어난 수치다. 현대차의 아이오닉5, 기아의 EV6가 성장세를 이끌었다. 국내보다 해외에서 성장률이 월등히 높았다. 국내 성장률은 30%대였지만 해외 성장률은 90%대를 기록했다. 

현대차그룹 발표를 종합하면 지난 1~3월 현대차와 기아 두 회사의 총 전기차 판매량은 13만5499대다. 지난해 같은 기간 7만6802대에서 49.7% 늘어난 수치다. 해외에서 판매량이 크게 늘었다. 올해 1분기 내수는 3만982대로, 지난해 같은 기간 2만2768대보다 36.1% 늘었다. 해외 판매량은 올해 1분기 10만4517대다. 지난해 5만4034대에서 93.4%로 두 배 가까이 늘었다.

현대차 아이오닉 5와 기아 EV6가 해외에서 각각 2만대 판매를 넘어서 해외 성장을 이끌었다. 올해 1분기 아이오닉 5는 해외에서 2만3454대, EV6는 2만1855대가 팔렸다. 특히 아이오닉 5는 지난해 같은 기간 1만2423대에 비해 2배 가까이 늘었다.

현대차그룹은 올해 전기차 판매 목표를 58만8000대로 설정했다. 현대차는 33만대, 기아는 25만8000대를 각각 목표로 세웠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0 / 40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